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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원정팀 꽁꽁 에이스 묶었다…2연속 풀타임+수비 평점 1위→뮌헨-레버쿠젠 2-2 무승부

기사입력 2023.09.16 10:45 / 기사수정 2023.09.16 10:59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김민재의 실력이 입증됐다. 차근차근 밟아 올라가 주전 확보는 물론 2회 연속 풀타임까지 이뤄냈다.

'한국산 철기둥' 김민재가 이탈리아 세리에A에 이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김민재는 16일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독일 분데스리가 4라운드 홈 경기에서 4-2-3-1 포메이션의 센터백 중 한 명을 맡아 후반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90분을 전부 뛰었다. 지난 3일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전에 이은 2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이다.

이날 경기를 비긴 뮌헨은 3승 1무(승점 10)를 기록하며 분데스리가 4경기 무패를 기록했으나 득실 차에 밀려 리그 선두로 올라서는데 실패했다. 종료 직전 천금 같은 동점포를 뽑아낸 레버쿠젠은 뮌헨과 승점 10으로 동률을 이뤘으나 득실차에서 앞서 1위를 지켜냈다.

지난 7월19일 뮌헨과 5년 계약을 체결한 김민재는 기초군사훈련 여파로 프리시즌 첫 경기에서 아예 명단 제외되는 일을 겪었다. 그러나 다음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45분을 뛰는 등 출전 시간을 조금씩 늘려나갔고 마테이스 더 리흐트, 다욧 우파메카노, 지금은 인터 밀란으로 이적한 벵자맹 파바르와 주전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프리시즌 최종전으로 독일 뮌헨 인근 도시 운터하잉에서 치른 모나코전 때 큰 실수를 범해 실점 빌미가 되기도 했으나 김민재의 실력을 알아본 토마스 투헬 감독의 신뢰를 변하지 않았다.

시즌 첫 공식전이었던 지난달 13일 슈퍼컵 라이프치히전에선 후반 시작하자마자 교체로 투입돼 홈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 데뷔전에서 45분을 데뷔전을 치른 김민재는 분데스리가 개막전부터는 월드 클래스 선수들이 즐비한 뮌헨 내에서 부동의 센터백으로 활약 중이다.

지난 19일 베르더 브레멘과의 개막전 원정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67분을 뛴 그는 2라운드 아우크스부르크와의 홈 개막전에선 출전시간을 80분으로 늘렸다. 그리고 묀헨글라드바흐전에서 뮌헨 입단 후 처음으로 공식 경기 풀타임을 기록했다. 이어 레버쿠젠전에서도 90분을 다 뛰었다.

레버쿠젠전에서 투헬 감독은 골키퍼에 스벤 알라이히를 내세웠으며 백4엔 왼쪽부터 알폰소 데이비스,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콘라드 라이머를 투입했다. 더블 볼란테론 레온 고레츠카, 요슈아 키미히가 나섰다.

2선 공격수는 세르주 그나브리, 토마스 뮐러, 리로이 사네가 봤다. 올 여름 최대 화제를 뿌리며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에서 뮌헨으로 새 둥지를 튼 해리 케인이 최전방 공격수로 포진했다.





김민재가 주전 한 자리를 꿰차면서 부동의 센터백이었던 더리흐트흐 벤치로 쫓겨나는 수모를 당했다.

뮌헨은 수비진에선 김민재가 지난 경기 활약과 함께 이번 경기에서도 우파메카노와 선발로 나섰다. 오른쪽 수비수로 누사이르 마즈라위 대신 라이머를 라이트백 선발로 뛰며 투헬 감독의 고민을 드러냈을 뿐 나머지 3명은 일단 주전 구도가 굳어진 모습이다.

분데스리가 12연패를 노리는 뮌헨은 사실 이번 시즌 내용 면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은 아니다.

개막에 앞서 열린 슈퍼컵에서 라이프치히에 홈에서 충격적인 0-3 참패를 당한 뮌헨은 이후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홈팀 브레멘을 4-0으로 대파하고 한 숨 돌렸다. 특히 케인이 분데스리가 데뷔전이었던 이날 데뷔골을 뽑아내 지난 시즌 내내 고민이었던 스트라이커 문제가 해결됐음을 알렸다.

이어 2라운드 아우크스부르크전에서도 케인이 멀티골을 폭발하는 활약에 힘입어 3-1로 이긴 뮌헨은 묀헨글라드바흐 원정에선 전반 30분 일본인 수비수 이타쿠라 고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사네의 동점포, 케인 백업으로 뛰는 프랑스 공격수 마티아스 텔의 역전 결승포를 묶어 2-1 뒤집기 승리를 거두고 3연승을 질주했다.

결과는 3전 전승이었으나 과정을 보면 분데스리가 '1강'에 걸맞는 내용까지는 아니었다는 게 전반적인 평이다. 특히 백4가 아직 단단하지 않고, 수비형 미드필더의 경우 선수층이 얇다보니 선수가 실수를 해도 바꾸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그럼에도 김민재의 성장은 경기를 거듭할 수록 눈에 띈다. 뮌헨이 김민재 중심으로 백4라인을 재편하는 이유다.

이날 뮌헨은 예상대로 케인의 헤더골을 통해 일찌감치 앞서나갔다. 전반 7분 코너킥 상황에서 케인이 상대 수비수 맞은 공을 반대편 골문 앞에서 헤더로 밀어 넣으며 레버쿠젠 골망을 흔들었다.

원정팀 레버쿠젠도 지지 않았다. 세트피스로 이른 시간 동점골을 넣었다. 전반 24분 뮐러의 파울로 인한 프리킥 찬스를 뮌헨 페널티박스 앞에서 얻었고, 키커로 나선 그리말도가 날카로운 슛으로 뮌헨 골문을 갈랐다. 

후반 들어서도 계속해서 레버쿠전 골문을 노린 뮌헨은 결국 다시 달아나는데 성공했다. 뮌헨은 교체로 들어간 마티스 텔이 후반 41분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시도한 드리블 돌파 이후 컷백 패스가 중앙에 위치한 고레츠카에게 연결됐고, 고레츠카는 이를 왼발로 깔끔하게 밀어 넣으며 승기를 잡은 것이다.

하지만 뮌헨의 역전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레버쿠젠은 승점 1점이라도 갖고 가겠다는 의지 아래 총공세를 펼쳤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 데이비스가 페널티박스 안 경합 상황에서 호프만을 미는 실수를 범했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VAR) 확인 결과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이날 교체투입된 아르헨티나 공격수 에제키엘 팔라시오스가 키커로 나서 득점에 성공, 승부는 다시 균형을 이뤘다.





결국 이후 추가골을 기록하지 못한 두 팀은 2-2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레버쿠젠전에서도 드러나듯 실점 장면은 김민재가 전혀 관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났다. 특히 4경기를 치르는 동안 세트피스나 페널티킥 상황을 제외한 필드플레이에선 뮌헨이 1실점밖에 하지 않아 김민재를 축으로 한 백4 라인을 더욱 다져야 하는 이유가 증명됐다. 아울러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골폭풍을 몰아치고 있는 나이지리아 공격수 빅토르 보니페이스를 무득점으로 틀어막아 맨투맨에서도 최상위급 수비수임을 증명했다.

결국 수비수는 물론 공격수와 미드필더가 모두 참여하는, 세트피스라는 특정 수비에서 약점이 노출된 것이다. 투헬 감독을 고민에 빠트리는 이유다.

레버쿠젠전 수치에서도 김민재의 활약상은 잘 드러난다. 축구통계사이트 '소파스코어'는 김민재에 평점 7.4점을 부여하면서 백4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매겼다. 뮌헨 팀 내에선 사네와 뮐러에 이은 3번째다.

김민재는 90분을 소화하며, 패스 성공 92회, 패스 성공률 91%, 클리어링 3회, 공 소유권 회복 6회, 지상 경합 승리 2회, 드리블 돌파 2회 등 안정적인 수비 실력을 선보였지만, 팀이 세트피스와 페널티킥으로 각각 한 골씩 실점하며 팀의 아쉬운 무승부를 막지는 못했다. 

영국 매체 '90MIN'은 김민재에 평점 7점을 부여하며 "수비진에서 편안한 존재가 됐다. 패스는 더욱 견고해졌다. 바겐세일이 맞다"고 극찬했다.

투헬 감독은 2라운드 아우크스부르크전 사전 기자회견에서부터 수비진을 언급하며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는 브레멘전에서 매우 잘했다. 전체적인 수비와 간격 좁히는 '콤팩트' 부문이 분명하게 나아졌다. 우리는 이러한 수비력을 기반으로 경기를 하고 싶다"라며 브레멘전 김민재와 우파메카노의 경기력을 칭찬했다.




이어 지난 시즌 주전으로 뛰었던 더리흐트를 두고는 "부상에서 방금 복귀했으며, 아직 경기력에서 약간의 부족함이 있다. 그가 매우 좋은 경기력으로 30분 동안 플레이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 기량에 따라 바뀔 이유도 없다"라며 더리흐트가 30분 정도의 시간 동안 좋은 활약을 보여줬지만, 선발 명단에는 변화가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그대로 3~4라운드에 실천했다.

김민재에 대해선 기초군사훈련이란 어려운 상황을 막 마치고 뮌헨에 입단했음에도 기량 인정했다고 향후 계속 중용할 뜻을 드러냈다.

투헬 감독은 "특히 김민재는 이제 막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새로운 나라와 새로운 언어에 적응도 해야 한다. 하지만 그는 충분히 리더가 될 수 있다. 매일 새로운 독일어를 하며, 영어로 코칭을 많이 하기도 한다"라며 김민재의 리더 자질에 대해 칭찬하기도 했다.

김민재가 무난하게 활약했으나 레버쿠젠전을 2-2로 비긴 뮌헨은 이제 분데스리가를 잠시 잊고 별들의 전쟁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도전한다.

뮌헨은 오는 21일 오전 4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에릭 턴하흐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맞아 2023/24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치른다. 이번 시즌 맨유가 구단의 매각 부진에 따른 전력 보강 미진, 주축 선수들의 스캔들과 항명 파동 등 연이은 문제점 노출로 고전하고 있으나 챔피언스리그는 또 다른 대회인 만큼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특히 뮌헨과 맨유의 맞대결은 챔피언스리그에서 몇 안되는 '클래식 매치'인 만큼 두 팀 팬들 외에 많은 지구촌 축구팬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여겨진다. 두 팀은 1999년 5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누 캄프에서 열린 1998/99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격돌, 뮌헨이 선제골을 넣어 이기는 듯 했으나 맨유가 후반 막판 두 골을 쾅쾅 때려박으며 역전승을 일궈내고 유러피언 트레블(챔피언스리그 우승·프리미어리그 우승·FA컵 우승)을 달성한 적이 있다.

뮌헨은 이번 시즌 조별리그에서 맨유라는 강팀을 만나지만 다른 두 팀은 튀르키예 갈라타사라이, 덴마크 FC 코펜하겐이어서 제 실력만 발휘하면 각 조 1~2위에 주어지는 16강 티켓은 무난히 차지할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맨유전을 마치면 다시 분데스리가로 돌아와 23일 오후 10시30분 보훔과 홈 경기를 벌인다. 이어 10월1일 오전 1시30분 슈퍼컵에서 참패를 안긴 라이프치히와 원정 경기를 치른다. 그리고는 10월4일 오전 4시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 코펜하겐 원정 경기를 통해 유럽 정상 정복에 다시 박차를 가한다.

지난 시즌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챔피언스리그 8강까지 올랐던 김민재는 이번 시즌 그 이상을 노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이에른 뮌헨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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