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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골목식당', 건물주 좋은 일"…상인 반발 속 예산시장 살리기 [종합]

기사입력 2023.09.14 12:5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백종원이 예산시장 살리기에 나섰다.

13일 MBC 특집다큐 '백종원 시장이 되다' 1부 예산시장의 탄생이 방송됐다.

'백종원 시장이 되다'는 유명 요리 전문가이자 기업인인 백종원이 침체된 지방 재래시장을 되살리는 과정을 담은 2부작 특집 프로그램이다.

백종원은 예산 시장이 과거 예산의 홍대였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30여년 만에 다시 찾은 예산시장은 임대 딱지만 붙어 있는 텅 빈 점포들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쓸쓸함과 적막만이 가득한 곳으로 바뀌어 있었다.

백종원은 "이러다가 지역이 없어지겠구나"라며 걱정했다. 실제로 예산군은 꾸준히 인구가 줄어들고 있고 30대 이하 인구 감소율이 30%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백종원은 "아무것도 안 남은 시장을 사람이 많이 오는 시장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근사할 것 같지 않냐"라며 기대했다.

시장의 콘셉트는 레트로다. 옛날식의 느낌을 살리면서 안에는 현대적인 시설을 갖췄다.

예산시장의 첫 변화는 화장실이다. 과거 지저분한 남녀 공용 화장실이 있었다면 이제는 비데와 에어컨 등이 있는 남녀 각각의 화장실로 바뀌었다. 백종원이 인테리어를 완료한 새 화장실을 기부했다.

중앙복도와 가게 4곳 총 다섯 군데 공사를 결정하며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도 백종원의 진정성을 보고 협약식을 진행했다. 약 30억을 투자하고 200명 이상 투입했다. 방문객이 반년 만에 137만 명을 돌파했다.

백종원은 "그동안 '골목식당'이나 여러 프로를 했지만 그 골목에 도움을 드리려고 설루션을 제공해 방송으로 노출하고 홍보했는데 결국은 건물주 좋은 일을 시켰다. 건물주들이 자꾸 임대료를 올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예산시장은 애초에 그걸 염두에 두고 임대료 부분에서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서로 모색해 보자고 했다. 지자체에서도 일부 지역 상가를 매입하고 우리도 일부러 상가를 매입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분위기 변화를 위한 자연광 차단 작업이 시작되자마자 상인들과의 갈등이 불거졌다.

상인들은 "이거 빨리 뜯어, 절대로 안 돼. 개방 안 해도 되니 그만둬. 우리는 안 해도 이대로 장사해도 돼", "아니 피해를 주면서 왜 해요"라며 중앙 복도 공사에 불만을 내비쳤다.

또 "컴컴하게 해두면 어떻게 하라는 거냐. 수원시장 가봐라 넓어도 얼마나 환한데. 이게 뭐냐. 기존에 있던 대로 해놓는 게 낫지 뭐야 이게. 말하는 사람 하나도 없어? 내가 가만 안 놔둬", "여긴 시장이다. 시장은 환해야 한다. 백종원이 아니라 누가 와도 안돼"라며 거세게 반발하는 이들도 있었다.

백종원은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는 상인들을 설득하기 위해 다시 예산시장을 찾았다.

건어물 가게 여자 사장은 "여긴 어두우면 안 된다. 그래야 물건이 돋보인다. 여기는 재래시장이어서 어쩔 수 없다. 여기를 환하게 해달라"라고 고집했다.

이에 백종원은 "장사가 잘되려면 시장에 사람이 많아야 하지 않나. 30년 전보다 손님이 줄지 않았나. 손님이 없고 장사가 안되면 다 뜯어내고 배상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도 "반대로 손님이 늘어서 장사가 잘되면 수익금의 반은 나 줘야 한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알겠다는 상인에게 "나는 줄 필요 없고 시장 상인회에 줘라. 그럼 두달간 아무 말도 하지 마라. 깜깜해도 참아라. 잘 될거다. 걱정하지 마라"라며 안심하게 했다.

백종원은 건어물 남자 사장에게 전주 견학을 제안하며 "식초 팔고 간장 팔아도 매출이 얼마 안 된다. 이거 잘 구워서 팔면 된다. 날 믿어라"라며 상인들을 도왔다.

장장 4개월의 공사 후 중앙 골목과 매장 4곳의 변신이 완료됐다. 중앙 시장은 과거 느낌을 물씬 풍겼고 시장을 안내하는 대형 전광판도 들어섰다.

두 번째로 백종원은 음식을 이용한 테마를 구상했다.

지역 특산물인 사과, 꽈리 고추를 이용해 메뉴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백종원은 "애석하게도 시장은 마트와 경쟁이 안 된다. 우리만의 장점을 만들어야 한다. 그게 뭘까. 백종원이 잘하는 건 음식을 이용한 테마를 만드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백종원은 사과로 바비큐 소스를 개발하는가 하면 꽈리 고추를 듬뿍 넣은 닭볶음을 만들었다. 예산에서 많이 생산되는 쪽파로 파기름을 만들어 파기름에 비벼 먹는 파기름 비빔국수도 탄생했다.
 
앞서 "백종원이 아니라 누가 와도 안 된다"라고 말한 상인은 백종원의 닭볶음을 먹으며 달라진 반응을 보였다. 그는 "매콤하고 담백하고 맛있다"라며 감탄했다.



세 번째로 예산시장 프로젝트에 함께 할 창업 지원자를 모집했다. 예산으로 주민등록을 옮기는 것이 조건이다.

백종원은 "앞으로 잘 되면 2, 30년 할 거 아니냐. '1, 2년 힘들게 고생해 어떻게든 성과를 만들어 보자'라는 게 전달력이 훨씬 좋아서 젊은 창업자를 우선 모집했다. 최종 목표는 지역의 인구가 늘어야 하고 오랜 시간 정착할 젊은 층이 와야 한다. 연세 드신 분들이 싫어하겠지만 어떻게 하냐.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장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합격한 창업자들의 운영 상태를 점검한 백종원은 지저분한 가게의 모습에 화를 냈다.

백종원은 "내 집이면 이렇게 문틀 안 닦을 거냐. 가게는 개판 돼 쥐 돌아다니고 바퀴벌레 돌아다니고 한 두달 만에 개판 될 거다. 그러다 가게 말아 먹는다. 이렇게 사람을 실망하게 하면 어떻게 하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닭볶음 사장 역시 더본코리아 직원들과 목소리를 높이며 다퉈 긴장을 자아냈다. 이후 백종원은 식약처 위생등급제를 언급하며 이들에게 진심을 담은 조언을 건넸고 창업자들도 문제를 개선해나갔다.

예산시장은 오픈 후 활기를 찾았지만 말미 스태프들이 철수하고 백종원이 휴장을 선언해 이유를 궁금하게 했다.

사진=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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