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강제규 감독이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고 활동을 중단한 배우 배성우의 '1947 보스톤' 출연에 대해 갖고 있는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강제규 감독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1947 보스톤'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극 중에서 배성우는 1936년 제11회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실존 인물인 마라톤 선수 남승룡을 연기했다.
배성우는 '1947 보스톤' 촬영이 모두 끝난 지난 2020년 11월 음주운전이 적발돼 물의를 빚었다.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으로, 배성우는 "불미스러운 일로 소식을 전하게 돼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이유를 불문하고 변명의 여지없이 책임을 깊게 통감하고 있다"고 사과하며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음주운전이라는 민감한 사안으로 물의를 빚은 인물이 의미 있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실존인물을 연기했다는 데서 '1947 보스톤' 속 배성우의 등장을 불편하게 느끼는 시선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날 강제규 감독은 "영화라는 것이, 여러 사람이 모여서 긴 시간동안 작업하는 것이지 않나.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결과물을 만드는 일이다 보니까, 그러다 보면 한 두사람에게서 불미스러운 일도 생길 때가 있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이어 "특히 주연 배우 쪽에서 그런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데미지가 많이 크다. 저 역시 이런 쪽으로 문제를 겪은 것은 처음이었고, 코로나19로 인해 개봉이 연기가 된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닥치니까 사실 굉장히 힘들더라"고 토로했다.
강제규 감독은 "예를 들어 후반작업을 할 때도 일부 촬영이 있었다거나 하면 다시 협의를 할 수 있는 상황일텐데,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스토리 전개의 흐름상) 대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배성우가 등장하지 않게 하려면) 아예 이 영화 자체를 엎거나, 다시 찍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1947 보스톤'은 2020년 1월 촬영을 마친 후 3년 반이 넘는 시간을 기다린 끝에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순탄치만은 않았던 우여곡절 행보에 담담한 마음으로 그간의 심경을 털어놓은 강제규 감독은 "사실 작년 가을, 추석 쯤에는 개봉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아직은 관객들에게 조금은 예의가 아니지 않나 싶더라. 마음이 아프지만, 인고의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 생각했고 1년 정도는 더 자숙의 시간을 갖는것이 좋겠다는 것으로 정리가 됐었다"고 말을 이었다.
또 "저희 영화 제작보고회 전날에도 저와 한 시간 넘게 통화했었다. 본인도 너무 힘들어하고 죄송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947 보스톤'은 광복 이후 다시 뛰고 싶은 국가대표 마라토너들이 첫 국제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염원과 레이스를 담은 영화로 27일 개봉한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엑스포츠뉴스DB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