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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 '토트넘 비하' 후폭풍 뒤 '대반전'…"케인 말 맞는 거 아냐? 실력을 봐!!"

기사입력 2023.09.10 11:12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우승을 위해 토트넘 홋스퍼를 떠났다고 밝혀 토트넘 팬들이 화나게 했지만 정작 토트넘 외 잉글랜드 축구팬들은 당연한 것 아니냐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특히 케인이 10일 우크라이나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까지 내려가 환상적인 어시스트를 기록하자 다시 케인에 대한 찬사가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케인은 10일 폴란드 브로츠와프 타르친스키 아레나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에선 C조 조별리그 5차전에서 전반 41분 카일 워커의 동점포를 도우면서 1-1 무승부에 공헌했다. 이날 잉글랜드는 아스널에서 뛰는 우크라이나 수비수 올렉산드르 진첸코에 선제골을 내줘 끌려갔으나 케인의 번뜩이는 롱패스 한 방으로 한숨 돌렸다.

잉글랜드 승점 13으로 한 경기 덜 치른 우크라이나(승점 7)를 제치며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이탈리아는 3경기에서 승점 4를 기록 중이다.

잉글랜드는 거의 최종 수비수 자리까지 내려간 케인이 40여m 중거리 패스를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있던 워커에 날렸다. 워커가 이를 마무리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고 결국 승점 1점을 따냈다.





케인은 사실 우크라이나전 앞두고 굉장한 구설수에 휘말렸다. 경기 하루 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뒤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 이적한 배경을 살짝 공개했는데 이게 토트넘 팬들의 분노를 유발했기 때문이다.

회견장에서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과 함께 한 케인은 자신의 대표팀 동료들 우승을 바라보며 마음이 아팠다고 고백했다. 

케인은 "경쟁자로서, 동료들이 챔피언스리그에서 뛰고, 반면 난 이를 집에 앉아서 볼 때 한 편으로 마음이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물론 난 그들이 잘하길 바란다. 워커와 동료들이 내가 뛰지 않는 대회에서 우승했다. 하지만 내 한 편으로는 나도 그 경험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워커는 토트넘에서 뛰다가 맨시티로 이적했는데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우승, FA컵 우승을 모두 따내면서 트레블을 달성했다.

케인은  이어 "이를 해본 대표팀 다른 동료들을 보면 질투라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이 가진 트로피들을 얻기 위해 나를 동기부여시키고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라고 밝혔다. 





또 케인은 뮌헨에서의 '위닝 멘털리티'가 주는 압박감을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토트넘에서 느꼈던 것과는 다른 압박감이 있다"라며 "물론 토트넘에서도 우승을 원했다. 하지만 몇 경기를 이기지 못했다고 해서 토트넘에선 그것이 재앙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뮌헨에선 매 경기 이겨야 한다. 우린 첫 2경기를 4-0, 3-1로 이겼지만, 여전히 플레이 방식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것이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가 되는 방식 중 하나다. 하지만 우리는 좋은 출발을 했고 다양한 감정들을 즐기고 있다. 내가 이적하길 원했던 이유 중 하나다"라고 밝혔다. 

유소년 시절을 포함해 2004년부터 토트넘에서 뛰기 시작한 케인은 지난 8월 12일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오랜 시간 몸담은 클럽을 떠났다. 독일과 영국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적료는 최대 1억 2000만 파운드(약 202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인은 토트넘 1군 통산 435경기에 나와 280골 64도움을 기록하며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터트렸다. 또 프리미어리그에서만 213골을 터트려 통산 득점 2위에 올라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득점자 앨런 시어러(260골) 기록을 넘볼 수 있음에도 해외로 이적하기로 결정했다.

케인이 프리미어리그와 토트넘을 떠나 뮌헨으로 향한 배경엔 인터뷰에서 밝혔던 것처럼 트로피가 큰 영향을 끼쳤다. 케인은 이견의 여지가 없는 월드 클래스 축구선수이지만 프로 데뷔한 이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없어 트로피와 연이 없는 선수로도 유명하다.





2013년부터 토트넘 1군에서 뛰기 시작한 케인은 지금까지 준우승만 4번을 했다. 두 번의 리그컵(2014/15, 2020/21시즌) 모두 준우승했고, 2018/19시즌엔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올라갔지만 리버풀에게 패했다. 2016/17시즌 땐 프리미어리그 2위를 차지했다.

무관은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에서도 이어졌다. 케인은 2020 UEFA 유럽축구선수권 대회 때도 결승전에 올랐지만, 이탈리아 상대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면서 또다시 준우승에 머물렀다.

계속된 무관에 이어 지난 시즌 토트넘이 리그 8위로 마감해 유럽대항전에도 나가지 못하게 되자 30대에 접어든 케인은 은퇴하기 전에 트로피를 들이 올리기 위해 뮌헨 이적을 추진하게 됐다. 케인은 이적하자마자 지난달 13일 RB라이프치히와의 2023 DFL(독일축구리그)-슈퍼컵에 출전해 커리어 첫 우승 트로피를 도전했지만 팀이 0-3으로 완패하면서 우승에 실패했다.

하지만 곧바로 분데스리가 개막 후 리그 3경기에서 3골 1도움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쳐 팀의 3연승을 이끌면서 뮌헨과 함께 분데스리가 12연패를 도전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케인의 인터뷰 내용은 상당수 토트넘 팬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케인은 토트넘에 있는 동안 우승을 하지 못해 마음이 아팠다고 주장했지만, 팬들은 정작 우승까지 한 발자국만 남겨둔 상황에서 침묵한 건 케인이라고 주장했다.

팬들의 주장대로 케인은 토트넘에 있는 동안 대회 결승전을 총 3번(리그컵 2회, 챔피언스리그 1회) 가졌는데, 3번의 결승전 모두 선발로 출전했지만 0골 0도움을 기록하면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지 못했다. 이탈리아와의 유럽축구선수권 결승전 때도 선발로 나와 연장전을 포함해 120분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침묵했다.





이처럼 케인은 토트넘 시절에 기회가 많지는 않았지만 우승할 수 있는 찬스가 전혀 없던 건 아니었다. 게다가 월드 클래스 공격수이면서 결승전 때 공격포인트를 한 개도 올리지 못했음에도 토트넘이 '위닝 멘털리티'가 부족하다고 한 주장은 토트넘 팬들을 분노케 했다.

미국 커뮤니티 '레딧'에 따르면, 한 팬은 "케인 너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나왔고, 우린 여러 번의 컵대회 준결승과 결승전 그리고 리그 우승을 다퉜던 시즌도 있었다"라며 "주변에 좋은 팀들이 있었지만 넌 우승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음에도 결승전에서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네가 없어도 우승했을 뮌헨에서 리그 타이틀과 컵대회 등을 위해 우승해라"라며 "당신에게 행운을 빌어주지만 지금의 당신을 만든 클럽을 비난하는 건 정말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른 팬들도 "케인은 리그컵 결승전에도 2번 출전했다. 그는 우리와 함께 트로피를 거머쥘 기회가 있었지만 중요한 순간에 나타나지 않았다", "케인이 해야 할 일은 그저 조용하고, 정중해야 하는 것뿐", "케인, 너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8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만 1골 넣었다. 심지어 히샤를리송(6경기 2골)이 너보다 더 많이 넣었다"라며 케인을 조롱했다.





그러나 최전방 공격수 케인이 우크라이나전에서 그라운드를 쉴새 없이 돌아다니며 그림 같은 어시스트로 팀을 구해내자 케인이 아니라 토트넘이 문제였다는 의견이 속출하고 있다.

잉글랜드 축구팬들은 "케인 말이 맞는 거 아냐?", "케인이 토트넘 구해내듯이 오늘 잉글랜드를 구해냈다", "누가 케인을 이렇게 비난하는가"라며 사실상 토트넘 팬들의 의견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자신의 언사로 문제가 커졌지만 실력으로 이를 입증한 것이다. 케인은 이제 영국으로 돌아와 13일 스코틀랜드와 친선 경기를 준비한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바이에른 뮌헨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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