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알쓸별잡'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자신의 이름 뜻에 흥미를 가졌다.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이하 알쓸별잡)에 특별 게스트로 등판한 크리스토퍼 놀란이 출연했다.
지난 11일 방송된 tvN ‘알쓸별잡’ 시청률은 수도권 평균 2.8%, 최고 3.9%, 전국 가구 평균 2.4%, 최고 3.1%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제공, 유료가구 기준)
이날 방송에서는 현존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이 뉴욕 현지에서 잡학 박사들과 수다 빅뱅을 터뜨렸다. “한국의 영화 팬들과 대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알쓸별잡’ 출연 의사를 직접 밝혔다는 놀란 감독. 그의 독보적 영화 세계에 대한 이동진의 질문부터, 과학자의 책임감과 양자물리학에 대한 김상욱의 질문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본 놀란 감독에 대한 Q&A가 이어졌다.
놀란 감독은 먼저 아날로그 실사 촬영을 고집하는 배경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영화 '인터스텔라'를 촬영할 당시, 수만평에 옥수수를 직접 심어 밭을 만들고, 식용 분말을 날려 모래 폭풍을 날리고, 4차원 공간 역시 실제 세트를 만들었다는 일화가 유명할 정도로 그는 디지털 시대에 필름과 실사로 촬영하는 영화를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놀란 감독은 “필름의 화질과 질감이 사람의 눈이 보는 것과 비슷하게 세상을 포착한다. 관객이 영화를 통해 실제적인 현실을 느끼길 바란다”는 이유를 밝혔다. “스태프들의 불평은 없나”라는 장항준의 재치 있는 질문에 “스태프들이 도전을 즐긴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폭우와 강풍 등 험한) 날씨는 힘들어하는 것 같다”고 솔직하게 답변했다.
국내 개봉을 앞둔 영화 '오펜하이머'에 대한 대화도 이어졌다. 그는 핵폭탄 개발을 주도한 물리학자 오펜하이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로 “핵무기에 대한 공포가 크던 시절 영국에서 자랐다. 또한, 복잡한 상황에 부딪힌 인물에게 어려운 질문을 던지는 걸 좋아한다. 그런 점에서 오펜하이머는 매우 드라마틱한 인물이었다”는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원자 폭탄을 완성하지 직전, 전지구가 파괴될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그와 함께 관객도 동일한 상황에 대한 결정을 내리게 하고 싶었다”며, “이 영화를 만든 이유는 어떤 선택의 평가가 아니라 이해를 위해서였다. 그렇다고 그들이 옳았다는 뜻은 아니다. 이 논쟁은 영원히 이어질 것”라고 덧붙였다.
놀란 감독은 심채경이 한국어 발음으로 그의 이름이 가진 의미를 설명하자 굉장한 흥미를 보이기도 했다. 자신의 이름이 한국어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상상도 해보지 않은 놀란에게 심채경은 ‘놀란(be surprised)’과 ‘논란(controversy)’이란 두 가지 뜻이 있는데, 그가 세상에 내놓는 작품마다 대중을 놀라게 하며, 서로 다른 의견을 논의하게 만드는 점에서 놀란 감독을 정확히 묘사한다.
이어 유현준은 “개인이 힘을 잃어가는 세상이자만, 자신만의 스타일과 철학을 관철시키는 놀란 감독을 창작자의 한 사람으로서 응원한다”는 훈훈한 덕담으로 대화를 마무리했다. 그의 소감대로, 영화뿐 아니라, 여러 측면에서 다채로운 질문과 답변이 오간 이날의 특별한 수다는 놀란 감독에게도 시청자들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었다.
사진 = tvN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