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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못한 선발투수 강판, 1회부터 꼬인 삼성의 '글루미 선데이'

기사입력 2023.08.07 05:30



(엑스포츠뉴스 대구, 유준상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가장 좋아하는 요일은 바로 일요일이다. 올해 4~7월 삼성의 일요일 경기 성적 11승5패(0.688)로, LG 트윈스와 함께 가장 높은 승률을 나타냈다. 그러나 8월의 첫 번째 일요일은 삼성에게 '글루미 선데이'가 됐다.

삼성은 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와의 시즌 12차전에서 4-7로 패배하면서 연승을 '2'에서 멈춰야 했다. 시즌 성적은 39승1무55패.

직전 두 경기에서 승리를 차지하며 이미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삼성이었지만, 내심 앨버트 수아레즈를 선발로 내세우는 3차전까지도 승리를 거두길 원했다. 40승 고지를 밟으면서 최하위 탈출까지도 노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 꿈은 경기가 시작한 지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선발 수아레즈의 예기치 못한 부상 때문이었다. 수아레즈는 1회초 2사에서 투구 이후 베이스 커버를 시도하기 위해 몸을 틀어 스타트를 끊는 과정에서 왼쪽 종아리에 통증을 느꼈고, 혼자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권오준 투수코치와 트레이너가 황급히 뛰쳐나와 수아레즈의 몸 상태를 체크했지만, 더 이상 투구를 이어가는 게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벤치에 교체 사인이 전달됐고, 불펜에 아무도 대기하지 않고 있던 삼성은 부랴부랴 우완 이승현을 호출했다.



그 누구도 변수를 예상하지 못했지만, 이승현은 침착하게 공을 뿌리며 LG 타자들을 상대했다. 비록 2회초 무사 3루에서 박동원의 땅볼 때 3루주자 문보경의 득점으로 1점을 헌납했지만, 3회초까지 2⅓이닝 2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1실점으로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쳤다. 다른 투수들이 불펜에서 몸을 풀 수 있는 시간까지 마련해준 셈이 됐다.

세 번째 투수 김대우 역시 4회초를 삼자범퇴로 틀어막았지만, 문제는 경기 중반이었다. 5회초 신민재의 내야안타와 홍창기의 안타가 나오자 삼성 벤치는 김대우 대신 이재익을 마운드에 올렸는데, 이재익이 땅볼과 인필드 플라이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은 뒤 오스틴 딘의 볼넷으로 2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후속타자 오지환과의 승부에서는 안타를 허용, 3루주자 홍창기와 2루주자 문성주의 득점을 지켜봐야만 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5회초 2사 1·3루에서 등판한 우규민이 1이닝 2피안타 1사사구 2실점으로 부진했고, 8회초에는 김태훈이 문성주에게 쐐기 투런포까지 맞았다. 승부의 추가 LG 쪽으로 기울어지자 몇몇 삼성 팬들은 서둘러 야구장을 빠져나갔다.

수아레즈가 내려간 뒤 6명의 구원투수가 올라왔고, 그 어느 때보다 권오준 투수코치는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야 했다. 불펜데이로 희망의 불씨를 살리려고 했지만, 리그 선두 LG를 상대로 극적인 반전을 만들기는 역부족이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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