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현역 시절 수많은 트로피를 수집했던 다비드 실바가 불운한 부상으로 예상보다 일찍 축구화를 벗었다.
실바는 28일(한국시간)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공식적으로 현역에서 은퇴할 생각임을 밝혔다. 1986년생 실바는 37세가 되면서 축구선수로서 황혼기에 접어들었지만 새 시즌을 앞두고 큰 부상을 입으면서 예상보다 일찍 은퇴를 선언하게 됐다.
2023/24시즌을 앞두고 훈련을 받고 있던 실바는 지난 21일 왼쪽 무릎에 통증을 느껴 정밀 검진을 받아본 결과, 전방 십자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다. 완전히 회복하기 위해선 약 9개월을 결장해야 할 것으로 예상됐다.
사실상 다음 시즌 대부분을 결장하게 된 실바는 복귀를 목표로 삼기 보다 현역 은퇴를 선언하면서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실바는 SNS을 통해 "난 내가 좋아하는 축구를 할 수 있었던 아주 운이 좋은 사람"이라며 "항상 최고의 선수들과 최고의 경기를 했고, 좋은 팀과 동료들 그리고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라고 은퇴 소감을 전했다.
이어 "레알 소시에다드를 떠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슬프지만 지난 수년간 내가 여기서 경험한 것에 대해 행복하다"라고 덧붙였다.
현역 전성기를 보낸 맨체스터 시티 시절에 대해 실바는 "난 맨시티로 이적해 놀라운 10년을 보냈다. 항상 내게 특별한 클럽인 맨시티에서 프리미어리그, FA컵, 리그컵과 같은 수많은 타이틀을 얻으면서 정말 큰 성공을 거뒀다"라고 회상했다.
스페인 축구대표팀 시절에 대해서도 "난 스페인 역대 최고인 대표팀에 합류하는 행운까지 누렸다"라며 "월드컵과 유로에서 우승하는 등 상상도 못한 것들을 이뤘다"라고 밝혔다.
현역 시절 월드 클래스 플레이메이커였던 실바는 뛰는 팀마다 핵심 선수로 활약하면서 수많은 트로피를 수집했다. 한때 실바가 한국계 선수라는 말이 떠돌아 국내 축구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된 적이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고 실바 어머니가 일본계인 것으로 밝혀졌다.
전성기 때 세상에서 가장 창조적인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았던 실바는 왼발에서 나오는 날카로운 킥과 패스 그리고 유연한 드리블로 프로 통산 869경기에 출전해 156골과 226도움을 기록했다. 트로피는 클럽과 국가대표팀을 합쳐 무려 20개나 들어 올렸다.
특히 실바는 맨시티에서 10년을 뛰는 동안 프리미어리그 우승 4회를 포함해 트로피를 총 14개 거머쥐었다. 맨시티가 2011/12시즌 66년 만에 리그 우승에 성공하며 빅클럽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배경엔 실바의 활약상이 적지 않았다.
맨시티도 실바를 클럽 레전드로 예우해 홈구장 에티하드 스타디움 인근에 동상을 세우면서 실바가 맨시티에서 이룬 업적들을 기념했다.
실바는 클럽뿐만 아니라 황금기를 맞이한 '무적함대' 스페인 축구대표팀의 주축 미드필더로 활약하면서 대표팀에서도 훌륭한 커리어를 쌓았다.
당시 스페인은 실바뿐만 아니라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아스 이니에스타, 세르히오 부스케츠로 구성된 월드 클래스 중원을 앞세워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 2008과 2012 그리고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정상에 오르며 세계 최고의 축구팀으로 등극했다.
실바도 A매치 통산 125경기에 나와 35골을 기록하며 스페인 축구 전성기를 이끌면서 월드컵 우승 1회와 유로 우승 2회를 커리어에 추가했다.
시간이 흘러 실바는 점점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맨시티를 떠나 2020년 여름 현 소속팀인 레알 소시에다드로 이적했다. 소시에다드에서도 실바는 기량을 유감 없이 발휘하면서 지난 3년 동안 93경기에 나와 7골 18도움을 기록했다.
소시에다드는 실바와 지난 5월에 2024년 6월까지 계약을 1년 연장하면서 동행을 이어나갈 뜻을 밝혔지만 불행히도 실바가 큰 부상을 입어 은퇴 선언을 하면서 예상보다 빨리 이별을 하게 됐다.
사진=포스트 유나이티드, 소시에다드, 실바, BR 풋볼 SNS, AP/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