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월드클래스 공격수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의 차기 행선지로 바이에른 뮌헨이 급부상하는 형국이다.
독일 유력지 '빌트'는 24일(한국시간) "뮌헨은 새로운 9번 공격수 후보 중 하나로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주장 케인을 낙점하고 그와 접촉했다"라고 보도했다.
뮌헨의 2023 여름 이적시장 목표 중 하나는 주전급 공격수 영입이다. 지난해 여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바르셀로나로 떠난 뒤, 뮌헨은 2022/23시즌 동안 레반도프스키 빈자리를 절실하게 느꼈다.
지난 시즌 뮌헨에서 가장 많은 골을 터트렸던 선수는 세르주 그나브리와 에릭 막심 추포모팅으로 모두 17골을 터트리면서 20골 고지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나브리는 정통 스트라이커하고는 거리가 멀다. 추포모팅은 30대 중반으로 언제 기량이 쇠퇴할지 알 수 없다.
자말 무시알라(16골), 르로이 자네(14골), 사디오 마네(12골)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면서 뮌헨 공격에 힘을 더했지만 그래도 뮌헨 마지막 시즌인 2021/22시즌 때 50골을 넣었던 레반도프스키에 대한 그리움을 지울 수 없었다. 중앙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골을 쏟아내는 타깃형 공격수는 어느 새 뮌헨의 취약 포지션이 됐다.
이에 '포스트 레반도프스키'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은 뮌헨은 새로운 9번을 찾기 시작했지만 영입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인 공격수들은 거의 대부분 소속팀에서 팔고 싶어하지 않아 천문학적인 이적료가 요구되기 마련이다. 뮌헨은 이탈리아 세리에A 득점왕 빅터 오시멘(SSC 나폴리)을 눈독 들였으나 나폴리가 오시멘 가격표를 최소 1억 2000만 유로(약 1717억원)로 설정하면서 관심을 접었다.
결국 마땅한 공격수를 찾지 못한 뮌헨은 관심을 접었던 케인에게 다시 한번 접근을 시도했다. 앞서 '빌트'는 지난달 3일 "뮌헨은 케인의 아버지와 연락을 취한 결과, 케인이 잉글랜드를 떠나고 싶어 하지 않다고 판단해 관심을 접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뮌헨 역시 케인의 아버지 반응을 듣고는 다른 스트라이커를 찾아 나섰다.
하지만 토트넘이 케인을 FA(자유계약선수)로 내보내는 한이 있더라도 같은 프리미어리그 클럽에 팔지 않을 거라고 으름장을 내면서 뮌헨의 눈길을 끌었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인 케인은 토트넘과의 계약 기간이 오는 2024년 6월에 만료돼 1년밖에 남지 않았다. 1년 뒤면 계약이 만료돼 이적료를 받을 수 없기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토트넘 상황을 이용해 케인 영입을 시도했다.
토트넘은 이적료를 받고 싶으면 이번 여름에 제의를 받아 들여야 하지만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프리미어리그 경쟁팀에겐 케인을 팔지 않겠다며 맨유 제의를 거절했다. 내년 FA가 되더라도 올 여름엔 안 판다는 그야말로 벼랑 끝 전술을 들고 나온 것이다.
다음 시즌 순위 경쟁에서 경쟁팀 전력을 강화시켜주고 싶지 않은 토트넘의 결단은 케인의 차기 행선지를 한정시켰다.
케인을 영입할 수 있는 자금과 명성을 갖고 있는 해외 클럽은 바이에른 뮌헨, 레알 마드리드, PSG(파리 생제르맹) 정도뿐이다. 이중 레알은 30살인 케인에게 큰 관심을 갖지 않아 후보에서 빠졌다. 레알은 케인 측의 연봉 250억원 안팎 요구를 지나치다고 생각하고 있다.
PSG가 남아 있긴 하지만 아직 PSG 쪽에서 케인에 대해 구체적인 관심을 드러내고 있지 않은 반면에 뮌헨은 케인 영입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빌트'는 "뮌헨 전담 기자 크리스티안 폴크가 케인 이적설에 대해 살펴보고 거래 성사 가능성을 평가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케인의 가치는 1억 파운드(약 1664억원)에 달하지만 토트넘과의 계약이 내년 여름 만료된다"라며 "뮌헨은 훨씬 더 적은 금액에 영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뮌헨은 월드클래스 공격수를 원하고 있고, 아직까지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는 케인은 트로피를 원하기에 이적이 성사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때마침 뮌헨이 지난 3월 부임한 토마스 투헬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서는 상황이다.
대한민국 수비수 김민재(나폴리)가 뮌헨 입성을 앞두고 있는 것도 전력 증강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다.
케인은 트로피를 원하고, 뮌헨은 9번을 원한다. 서로의 니즈는 확실히 맞아떨어진다. 토트넘이 뮌헨엔 간판 공격수를 내줄 수 있다는 마인드가 필요하고, 케인의 의지 역시 빠질 수 없다.
김민재의 빌드업과 드리블을 케인이 받아 득점하는 장면도 결코 상상 속의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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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