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SSG 랜더스 우완 파이어볼러 유망주 조성훈이 생애 첫 1군 무대 선발등판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조성훈은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 선발등판해 4이닝 5피안타 1볼넷 1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조성훈은 이날 최고구속 148km, 평균 145km를 찍은 위력적인 직구를 선보였다.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도 적절히 곁들이면서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들었다.
1회말 무사 1루, 2회말 1사 만루, 3회말 1사 1루, 4회말 2사 1·3루 등 마운드를 지키는 내내 위기를 맞았지만 흔들림 없는 '배짱투'로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SSG는 조성훈의 호투가 이날 연장 10회 6-1 승리의 발판이 됐다. 두산이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를 선발투수로 내세우면서 매치업에서 절대 열세가 예상됐지만 조성훈을 위시한 불펜 투수들이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갈 수 있었다. 연장에서는 10회초 최정의 만루 홈런, 박성한의 솔로 홈런으로 두산을 무너뜨렸다. SSG는 2위에서 1위로 올라서며 기분 좋게 한주를 시작하게 됐다.
김원형 SSG 감독도 경기 후 "조성훈이 프로 첫 선발등판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호투를 보여줬다"며 "내가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피칭이었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공격적인 투구로 위기를 잘 극복했고 다음 경기도 기대가 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성훈은 2018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SK(SSG의 전신)에 입단한 특급 유망주였다. 188cm의 건장한 체격에 140km 중후반대 빠른 공을 던져 대형 투수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췄다고 평가받았다.
하지만 잦은 부상 속에 기대만큼 성장 속도가 빠르지 않았다. 프로 입단 후 1군 등판은 데뷔 시즌이었던 2018년 1경기 ⅔이닝이 전부였다. 지난해에도 퓨처스리그 10경기 10이닝 투구에 그치면서 좀처럼 유망주 껍질을 깨뜨리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시즌 초반부터 2군에서 착실히 선발 수업을 받고 있던 가운데 기회가 찾아왔다. 김원형 SSG 감독은 조성훈이 최근 퓨처스리그에서 2경기 연속 5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자 과감한 1군 콜업과 함께 선발투수로 기용했다.
베테랑 언더핸드 박종훈과 좌완 영건 백승건이 동시에 구위 저하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면서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던 조성훈이 소중한 1군 선발 등판 찬스를 잡았다.
조성훈은 자신에 기회를 준 사령탑의 믿음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오는 25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날 또 한 번 선발투수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성훈은 "조금 떨리고 긴장도 됐는데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고난 뒤부터는 재밌게 던진 것 같다"며 "이전 퓨처스리그 경기보다 직구 힘이 좋지 않다고 느껴 변화구 투구에 더 집중했던 게 주효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포수 김민식 선배님께서 타자들과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승부하자고 말씀해 주셨고 선배님의 리드를 믿고 던졌다"며 "이닝이 지날수록 변화구 제구가 잘 된 것 같다. 반면 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갔으면 볼넷도 주지 않을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카운트 싸움을 잘 할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