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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달라진 男배구, '우물안 개구리' 벗어났다

기사입력 2011.06.13 07:19 / 기사수정 2011.06.13 07:5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주전 공격수 대부분이 빠진 남자배구대표팀이 연일 선전을 펼치고 있다.

박기원 감독이 이끌고 있는 남자배구대표팀은 지난 12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남자배구대회' D조 예선 경기에서 세계 최강 이탈리아에 2-3으로 석패했다.

이탈리아는 현재 6전 전승을 달리고 있다.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지만 풍부한 선수층으로 '배구 강국'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이탈리아에 이어 조 2위에 오른 팀은 한국이다. 당초, 최하위가 예상됐지만 젊은 선수들의 패기와 노장 선수들의 선전이 조화를 이루면서 3승 3패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월드리그가 시작되기 전, 박기원 감독은 "이번 월드리그는 결과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라고 신중함을 보였다. 주전 선수 대부분이 부상으로 빠졌기 때문에 최상의 팀을 구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시간이 지나면서 '기우'에 불과했음이 드러났다. 현재 대표팀은 그동안 한국배구에서 볼 수 없었던 '스피드 배구'를 구사하고 있다.

세계 배구의 추세를 뒤늦게 시작했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박기원 감독은 "빠른 배구를 하려면 모든 점을 뜯어고쳐야 한다. 단기간에 스피드 배구를 완성하기는 힘들지만 언젠가는 꼭 시작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월드리그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한 대표팀은 모든 경기에서 분전했다. 쿠바와 프랑스를 상대로 한국이 3승을 올리자 이탈리아는 1진 선수들을 파견했다. 12일 열린 2차전에서 한국은 1,2세트를 내주며 완패를 당할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내리 2세트를 따내며 승부를 최종 5세트까지 이어나갔다. 지난 8일, 인천 인하대학교 체육관에서 훈련에 몰두하고 있던 대표팀은 빠른 토스에 적응하기 위한 훈련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수비에 치중하던 기존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대표팀의 두 세터인 한선수(대한항공)와 권영민(현대캐피탈)의 빠른 토스를 때리기 위해 선수들은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리시브에서 이어지는 조직력 강화와 빠른 공격에 집중하던 대표팀은 예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번 월드리그 선전의 일등공신은 '월드 리베로' 여오현(삼성화재)이다. 현재(13일 기준)까지 여오현은 서브리시브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또한, 리베로 순위도 4위에 올라있다. 안정된 서브리시브와 수비가 이루어지면서 빠른 배구를 할 수 있는 토대가 완성됐다.

혜성처럼 등장한 전광인은 전날 설사를 하는 최악의 컨디션 속에서도 분전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팀 내 최다득점인 21득점을 올리면서 '주포'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세계배구의 흐름인 '스피드'에 발맞춘 한국배구는 더 이상 '우물안 개구리'가 아니었다. 높고 안정된 토스를 때리는 기존의 방식을 탈피한 시도는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 = 김정환, 여오현 (C) 엑스포츠뉴스 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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