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선수들은 쓰러졌고 경기도 졌다.
'황선홍호'에 치욕적인 날이 됐다. 한국이 중국과의 24세 이하(U-24) 대표팀 평가전에서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4세 이하(U-24) 대표팀은 19일 중국 저장성 진화스타디움에서 중국과의 U-24 대표팀 평가전 2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전반 45분 상대 순친한에게 내준 선제골을 만회하지 못하고 0-1로 졌다.
지난 15일 3-1 쾌승을 챙겼던 황선홍호는 이번 2연전을 1승 1패로 마무리하며 귀국하게 됐다. 황 감독은 추후 국내파 위주로 1~2일 정도 소집 훈련을 한 뒤 9월 초 최종 명단을 발표하고 훈련한 뒤 9월18일부터 열리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종목에 임한다.
패한 것도 문제였지만 1차전에 이어 핵심 선수들이 상대의 이른 바 '소림 축구'에 다쳐 실려나간 것이 더 문제였다.
이날 대표팀은 최전방 공격수로 조영욱(김천)을 배치하고 2선엔 정우영(프라이부르크)-고영준(포항)-고재현(대구)을 내세웠다.
중원에선 정호연(광주)과 김봉수(제주)가 호흡을 맞췄고, 포백 수비진은 조현택(울산)-김태현(베갈타 센다이)-이상민(성남)-최준(부산)으로 구성됐다. 골키퍼 장갑은 이광연(강원)이 꼈다.
1차전과 비교해선 이광연, 정호연, 김봉수, 고영준만 유지되고 선발 라인업이 대폭 바뀌었다.
중국과의 2연전 목적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황선홍호의 경쟁력 점검, 그리고 그라운드 상태 등 중국 현지 적응 등이다.
하지만 이런 목표는 격투기에 가까운 중국 선수들의 거친 축구에 휘말리면서 태극전사들만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불상사만 남고 말았다.
황선홍호는 지난 1차전에서 후반 시작하자마자 두 골을 넣은 엄원상이 이후 후반 20분 상대의 거친 반칙에 쓰러진 뒤 교체아웃됐고 결국 귀국하는 충격적인 일을 겪었다. 현지 병원에서 MRI(자기공명진단) 검사를 받은 결과, 엄원상은 오른쪽 발목 바깥쪽 인대와 안쪽 삼각 인대가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따라 2차전에서도 승패 이상으로 태극전사들의 부상 방지가 큰 과제로 여겨졌는데, 우려는 현실이 됐다.
전반 초반부터 한국 선수들은 노골적인 중국 선수들의 '격투 축구'에 비명을 계속 질렀다.
먼저 당한 선수는 독일 프라이부르크에서 뛰는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멤버 정우영이었다. 전반 15분 자신의 왼 발목을 대놓고 노려 걷어차는 중국 선수의 거친 태클에 넘어져 데굴데굴 구른 것이다. 2분 가까이 치료를 받은 끝에 간신히 일어났으나 고통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3분 뒤인 전반 18분엔 국가대표 부름까지 받았던 스트라이커 조영욱이 쓰러져 실려나갔다. 조영욱을 공중볼 경합 도중 중국 선수와 충돌해 넘어졌는데 왼팔 고통을 호소하며 울부짖었다. 이내 교체 사인이 벤치에 들어갔고 조영욱은 교체아웃되고 박재용이 들어갔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4분 뒤인 전반 22분엔 고재현이 역시 자신의 발목을 향해 대놓고 깊게 들어가는 중국 선수의 황당한 태클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다. 심지어 이 선수는 반칙을 범한 뒤 히죽히죽 웃기까지 했다. 중국인 심판은 이 장면 만큼은 심각하다고 판단한 듯 엘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런 와중에 한국은 전반 종료 직전 상대 빠른 역습에 순친한에게 선제골까지 내줬다.
전반 45분 타오창룽이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페널티지역에서 내준 공을 바둔이 컷백을 통해 뒤로 내줬고, 순친한이 골대 앞에서 넘어지며 왼발로 마무리했다.
한국은 후반 동점포를 위해 노력했으나 오히려 후반 10분 포항의 핵심 공격수 고영준마저 부상으로 교체아웃되는 등 수난을 겪었다.
결국 0-1로 패한 채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사진=TV조선 중계화면, 대한축구협회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