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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귀' 씌였나…감독 "촬영 중단한 적도, 예상 못할 전개" [일문일답]

기사입력 2023.06.19 16:00 / 기사수정 2023.06.19 16:00



(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악귀' 감독이 첫 방송을 앞두고 제작 과정을 밝혔다.

23일 첫 방송되는 SBS 새 금토드라마 ‘악귀'가 2023년 여름 최고 기대작답게 연일 뜨거운 화두에 오르고 있다. 그 가운데, 주목을 받고 있는 또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연출을 맡은 이정림 감독이다.

그녀는 전작 ‘VIP’를 통해 디테일한 감각과 치밀한 서사의 끝을 보여주며 SBS를 이끌 라이징 감독으로 단숨에 떠올랐다. 이번에는 ‘장르물의 대가’ 김은희 작가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답사만 수십 차례, 심혈을 기울인 공간 구현, 배우들과 치열한 논의까지, 지난 1년여 동안 ‘악귀’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이유는 바로 “누군가 했던 이야기는 절대 하지 않는 김은희 작가의 도전을 함께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오는 23일 첫 방송을 앞두고 '악귀' 측은 이정림 감독이 한 여름 무더위보다 더 뜨겁고, 뼈가 아리는 칼바람보다 더 매서웠던 ‘악귀’ 제작 과정을 직접 밝혔다. 다음은 그 일문일답이다.



- ‘악귀’ 연출을 제안받았을 때 많이 놀랐다고 들었다. 연출을 맡기로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

작가님에 대한 믿음이 제일 컸다. 처음 제목만 들었을 때는 내가 잘 해낼 수 없는 장르일 것 같아 망설였다. 그런데 작가님과 처음 미팅한 후, 흔한 무서운 이야기가 아니라, 청춘, 취업 준비, 어른이 돼가는 과정 등 우리 세대의 이야기를 녹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결심이 섰다. 작가님은 누군가 이미 했던 이야기는 절대 하지 않는다. 항상 도전하고 또 도전한다. 작가님의 도전에 함께 하고 싶었다.

- 그렇다면 드라마 ‘악귀’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무엇인가?

김은희 작가님과 배우 김태리. 이 두 이름이면 설명이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예상할 수 없는 전개가 펼쳐지는 짜릿한 대본이 강점이다. 처음 볼 때도 한 회, 한 회 그 자체로 재미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이전 회차를 되돌아보고 곱씹어 보면 더 소름 돋는 촘촘한 구성이 돋보인다.

- 민속학을 기반으로 하는 작품이다. 그래서 공간 구현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하던데.

전국 한옥과 고택 등 답사만 수십 차례 한 것 같다. 특히, 산영(김태리)의 아버지이자, 민속학자인 구강모(진선규) 교수가 살았던 ‘화원재’와 염해상(오정세) 교수의 집을 구현할 때 공을 많이 들였다. 구강모는 극 초반 전사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집요하게 ‘악귀’를 쫓아다녔다는 것. 평생 모은 방대한 자료와 온갖 물건들로 강모의 공간을 가득 채웠고, 은밀하게 오갈 수 있는 깊은 복도를 만들어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살리려고 했다.

반면 해상의 키워드는 ‘고독’이었는데, 내 생각을 매우 추상적으로 표현하니 미술감독님께서 보여주신 것이 덴마크 화가 ‘빌헬름 함메르쇠’의 그림들이었다. 쓸데없이 물건을 많이 채우지 않고 공허하고 외로운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다. 미술감독님이 벽지 하나하나 전부를 세심하게 디자인하고 선택해 인물마다 공간마다 다른 분위기를 주려고 최선을 다하셨다.

- 김태리, 오정세, 홍경 등 ‘믿고 보는 배우’들로 꽉 찬 화려한 라인업도 화제다. 현장에서 이들의 연기를 접했을 때 어땠나.

배우들 모두 대본 연구를 어마어마하게 해왔다. 촬영 전 작가님, 배우들과 다 같이 사전 미팅을 여러 번 했는데 그때마다 대본을 펼치면 거의 모든 페이지에 빼곡하게 코멘트가 적혀있었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가득 채워왔다. 또한, 모난 사람 하나 없이 모두 사이가 좋아 촬영장 분위기도 단연 최고였다. 그래서 더 살아있는 드라마,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 오컬트 장르라는 특성상 ‘귀신’이라는 실체가 없는 존재가 등장하는 장면들이 많을 것 같은데, 연출적인 측면에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우리가 구현할 영상과 너무 어울리지 않는, 화려하고 입체적인 시각적 특수효과는 최대한 피하려고 했다. 작품 속 악귀를 상징하는 ‘그림자’처럼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것들, 우리에게 익숙한 것으로 구현하려고 했다.

- 촬영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

“정말 뭔가 있나” 싶을 정도로 날씨와의 지독한 싸움이 이어지는 촬영의 연속이었다. 눈이 와서, 바람이 너무 불어서, 비가 와서, 너무 추워서, 심지어 서울 한복판에 안개가 너무 껴서 촬영을 중단한 적도 있었다. 그리고 보통 귀신이 낮에 나올 거라고 생각은 안 하지 않나. 촬영 대부분이 겨울과 밤에 이뤄졌다. 두 조합만으로도 이미 춥고 살 떨리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스태프들과 배우들 모두 잘 견뎌줬다. 모두가 고생하며 찍은 드라마이니 정말 기대 많이 해주시고,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 특별히 더 애정이 가는 장면이 있나?

산영을 잠식한 악귀가 등장하는 모든 장면이다. 김태리 배우와 함께 악귀일 때는 어떤 자세로 있을지,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웃고 있을지 등 많이 연구했다. 사전 공개된 영상들을 통해 보여드린 악귀의 모습은 극히 일부다. 본 편을 기대해달라.

- 마지막으로 드라마 ‘악귀’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관전 포인트를 짚어달라.

김은희 작가님은 오컬트라는 장르로 잊혀 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했다. 무서운 이야기는 외피일 뿐, 곳곳에 숨겨진 진짜 이야기에 대한 재미를 찾으며 봐주셨으면 좋겠다.

또한, 지금까지 해온 역할과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 김태리, 오정세, 홍경의 연기 역시 기대해달라. 무엇보다 여러 파트의 스태프들이 모여 대본을 잘 구현하고자 오랜 회의를 거치고 많은 공을 들였다. 촬영, 미술, 로케이션, 특수 시각 효과까지, 시청자분들께서 ‘악귀’의 모든 것을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한편,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로 오는 23일 금요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사진= 스튜디오S, BA엔터테인먼트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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