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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란 "실제로 완전 좋은 엄마...영순, 그게 최선의 선택"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23.06.10 09:30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배우 라미란이 '나쁜엄마'를 통해 큰 족적을 남긴 가운데, 작품 속 영순과의 차이점에 대해 전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 라미란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나쁜엄마'는 자식을 위해 악착같이 나쁜 엄마가 될 수밖에 없었던 엄마 영순과 뜻밖의 사고로 아이가 되어버린 아들 강호(이도현)가 잃어버린 행복을 찾아가는 감동의 힐링 코미디. 극중 라미란은 고통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나쁜 엄마를 자처하는 진영순 역을 맡았다.

라미란은 "주변에서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되냐고 많이 물어보고, 울었다고 문자 오고 그런다. 다른 드라마를 할 때보다 피드백이 많은 편이다. 잘 보고 있다고 오래 연락 안 하셨던 분들도 연락주시고 한다"고 인기를 전했다.



그는 시청률을 매일 검색해본다며 "(시청자들이) 공감을 많이 해주시더라. 울다가 웃기면 어떡하냐는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다"며 "엄마로서 공감한다는 것들도 많고, 자녀분들인진 모르겠지만 '너무한거 아니냐'. '강호 좀 그만 괴롭혀라' 이런 말씀도 하신다"고 웃었다.

8일 종영한 '나쁜엄마'는 12%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JTBC 역대 평일 드라마 통합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처럼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으며 눈물과 웃음을 책임져온 '나쁜엄마'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라미란은 "전체적인 플롯 자체는 올드하고, 옛날 드라마같다. 아들을 검사로 만들려고 하는 것부터 암에 걸리고 벌어지는 일들까지 올드하게 느껴지는데, 대본을 읽을 때는 전혀 그런 생각이 안 들었고 흥미진진했다. '뭐야' 하고 그냥 읽고 끝났는데, 2부 대본을 가져와서 읽고 하면서 계속 볼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가님이 신파처럼 감동으로 몰아치다가 항상 꺾으신다. 결이 전혀 다른 씬을 붙이는데, 다르지가 않더라. 강호가 밥을 안 먹어서 억지로 먹이면서 힘들어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다음에는 강호가 '밥줘' 하는 장면처럼 꺾임이 있다. 마냥 앉아서 울 틈을 주지 않는다"고 매력 포인트를 언급했다.



극중 영순은 홀로 남겨진 아들 강호를 위해 나쁜 엄마를 자처하며 혹독하게 몰아세운다. 이 부분에 대해 라미란은 "실제로 저는 완전 좋은 엄마다. 아들에게 뭘 하라고 전혀 얘기하지 않는다"면서도 "영순의 입장은 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과는 많이 다르고, 이상해보이고 '과한 거 아니야' 하는 것들이 그 당시의 영순에게는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제 입장에서 영순을 보면 인생을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연기해야하는 인물이니까 최대한 이해하고 공감하고 그 사람이 되어보려고 하지만, 실제 인간 라미란으로서 봤을 때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런 상황이 안 되어봐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며 "엄마가 어떻게 아이를 가이드 해줘야하는지를 저도 배운 적이 없으니까, 결국은 제 삶에 녹여내는 거 같다"고 설명했다.



라미란은 "어떻게 살아왔는지, 부모가 어떤 역사를 갖고 있는지에 따라 양육하는 태도도 달라진다. 원활한 환경에서 자랐다면 그럴 필요도 없었겠지 않나. 찍을 때도 강호의 밥그릇을 뺏어가는 게 너무한 거 아닌가 싶으면서도 '이래야 검사 돼' 하면서 찍었다. 하지만 저라면 (남편이 사라진) 처음에 무너졌을 거 같다"고 털어놨다.

라미란의 가족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그는 "저희 가족은 제가 누누히 말씀드리지만 제게 관심이 없다. (웃음) 아들은 본인 일로 바쁘지만, 주변에서 얘기 많이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봐야 하나' 하길래 안 봐도 된다고 했다"고 서운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쿨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그런 게 서운하지 않고 좋다. 친한 사람들이 보고있다고 생각하면 부끄러운데,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니까 편하다. 그래서 남편도 안 보고 주변을 통해 얘기만 듣는다"고 덧붙였다.

어느덧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가 된 라미란. 그는 남은 40대를 어떻게 보낼 것이냐는 질문에 "나이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저 스스로는 38살이라고 생각하는데, 확실히 체력이 옛날같지 않구나 싶더라. 운동을 해야하나 싶은데, 계속 일을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들이 불러주시고, 좋은 작품을 만나게 되면 힘 닿는 데까지는 작업을 하지 않을까 싶다. (연기하는 건) 너무 재밌고, 정말 좋은 일이다. 저처럼 싫증을 금방 느끼는 사람은 매번 다른 사람의 삶을 살고 또 빠져나오고 하는 이 직업이 안성맞춤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 씨제스, 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SLL∙필름몬스터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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