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김민재와 토마스 투헬 감독이 드디어 바이에른 뮌헨에서 뭉쳤다. 새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2연패는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 의기투합했다.
김민재 볼을 만지며 가까이서 대화하는 등 투헬 감독은 '한국산 괴물' 영입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뮌헨은 19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나폴리 수비수 김민재와 2028년 6월 30일까지 계약을 체결했다"며 "완전한 중앙 수비수로 세리에A 시즌 최우수 선수를 거머쥐었다. 강력한 태클과 뛰어난 빌드업 플레이가 뛰어나다. 별명은 몬스터"라고 김민재 영입을 발표했다.
길었던 이적설의 끝이었다. 김민재의 거취는 올 여름 이적시장 최대 화두였다. 지난 시즌 이탈리아 나폴리에 입단한 후 유럽 정상급 센터백으로 성장한 김민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 프리미어리그 팀은 물론 독일 최강 뮌헨의 관심을 받았다.
뮌헨은 빠르게 김민재를 선점했다. 김민재가 기초군사훈련으로 훈련소에 입소하는 동안 개인 합의를 마쳤다. 나폴리가 설정한 바이아웃 조항이 활성화 되는 7월 1일에서 15일 사이 이적이 마무리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또한 김민재가 훈련소에서 퇴소하는 날 뮌헨 구단 의료진이 한국에 파견돼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을 정도로 빠른 일처리를 보여주며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그럼에도 공식발표가 늦어지면서 우려를 낳았으나 마침내 구단 공식발표가 나오면서 김민재는 뮌헨 유니폼을 입게 됐다.
김민재의 입성에 투헬 감독도 크게 기뻐했다. 지금까지 투헬 감독은 김민재 이름을 피하며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했으나 입단이 발표 뒤부턴 확정된 김민재의 장점을 조목조목 설명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투헬 감독은 이날 독일 남부 오스트리아 국경 지역 테게른제 훈련 캠프에 합류한 김민재가 자전거를 타며 몸을 풀자 그에게 다가간 뒤 대화를 하고 볼을 만지는 등 친근함을 표시했다.
이어 인터뷰를 통해 "김민재는 진정한 남자다. 키도 크고 스피드도 빠르다"고 칭찬하면서 "그가 이곳에 와서 정말 행복하다. 김민재와 몇 번 영상통화를 했다. 그는 이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투헬 감독은 특히 "김민재는 특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는 자신의 능력을 통해 증명해왔다는 걸 뜻한다"며 "크고 빠르고 매우 믿음직스럽다"고 김민재의 능력, 그리고 한국에서 출발해 중국과 튀르키예, 이탈리아를 거쳐 독일 최강팀에 입성한 그의 커리어를 주목했다.
투헬 감독에 이어 구단 수뇌부도 김민재를 극찬하며 그의 영입을 반겼다. 뮌헨 구단의 얀-크리스티안 드레센 CEO는 "김민재는 대단한 발전을 이뤘다. 신체적인 존재감은 물론 정신력과 속도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며 "우리는 그가 즉시 훈련 준비를 시작할 수 있어 기쁘다. 그의 플레이 스타일이 팬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반겼다. 드레센 CEO 역시 체격과 스피드를 동시에 겸비한 김민재의 기량에 감탄한 것이다.
뮌헨 구단은 김민재의 지난 시즌 통계를 소개하며 뮌헨의 새 수비수로 제격임을 강조했다.
뮌헨 구단은 "지난 시즌 김민재의 강력한 활약은 나폴리가 33년 만에 다시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며 "2022년 여름 튀르키예 이스탄불 연고 구단 페네르바체에서 곧바로 주전이 된 김민재는 나폴리의 공식전 49경기 중 45경기를 뛰며 44차례 선발 출전했다. 특히 한국 수비수는 강력한 태클 성공률(63%)과 패스성공률(91%)로 모든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고 했다.
김민재도 투헬과의 진솔한 대화가 뮌헨 이적을 결심한 이유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뮌헨 구단 미디어와의 입단 인터뷰에서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은 모든 축구 선수의 꿈"이라며 "뮌헨에서 날 기다리고 있는 모든 것이 정말 기대된다. 내게 그것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여기서 계속 발전하겠다"고 했다.
또 "구단과의 대화에서 처음부터 나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큰지 분명히 알았다"며 "첫 번째 목표는 많은 경기를 뛰는 것이다. 그리고 가능한 많은 타이틀을 획득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뮌헨은 지난 6일 김민재가 기초군사훈련을 마치자마자 그를 서울에서 기다려 메디컬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입단 직후 공개된 영상에서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지 알렸다.
뮌헨 의료진은 한국에 도착해 김민재와 함께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한 병원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담았다. 뮌헨 구단은 돈까스가 적힌 트럭부터 "서울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마곡대교, 노래방 등 한국의 풍경도 영상에 담았다.
이후 김민재와 만나는 모습도 공개했는데 김민재는 이미 메디컬 테스트를 받는 공간에서도 뮌헨 로고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다. 검사 도중 김민재와 메디컬팀은 "모든 것이 좋다"라며 독일어로 기쁜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각종 검사와 더불어 키와 몸무게 측정 등이 진행됐으며, 이후에는 뮌헨 메디컬팀이 직접 김민재의 무릎과 여러 신체 부분 등을 체크하는 과정도 공개됐다.
뮌헨 구단의 환영은 김민재의 등번호에서도 드러난다. 김민재는 뮌헨에서도 자신이 소속팀에서 즐겨 다는 3번을 받았다. 그는 전전 소속팀인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와 전 소속팀인 나폴리에서도 3번을 달고 뛰었다. 이번에도 김민재 고유의 등번호를 매겨 그가 주전임을 알렸다.
탄탄한 수비 전술로 정평이 난 투헬과 이제 막 월드클래스 센터백으로 발돋움하려는 김민재의 호흡에 벌써부터 많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뮌헨에 공식 입단한 김민재는 다시 아시아로 넘어와 이달 26일 맨시티, 29일 가와사키 프론탈레와 일본 도쿄에서 연달아 친선 경기를 벌이며 첫 선을 보인다. 이어 싱가포르로 넘어가 8월2일 리버풀과 붙는다.
김민재는 8월8일 0시 뮌헨 남부 운터하잉에서 프랑스 리그1 소속 AS모나코와 친선 경기를 통해 홈 팬들에게 인사한다. 그리고 8월13일 오전 3시45분 홈구장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리는 독일축구협회(DFL) 슈퍼컵 라이프치히전을 통해 뮌헨 선수로 공식전을 처음 치른다. 8월19일 오전 3시30분 벌어지는 베르더 브레멘과의 원정 경기를 통해 대망의 분데스리가에 데뷔를 이룬다. 9월부턴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를 뛴다.
사진=FCB인사이드, 바이에른 뮌헨 SNS, 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