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모의 백스테이지] 최고의 사랑, 독고진의 미스터리한 심장의 정체는?

[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그럼 이제 나를 좋아하지 않아요? 정말 아무렇지도 않아요?"

1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구애정(공효진 분)이 독고진(차승원 분)에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독고진은 "두근두근 노래 때문이었다는 걸 깨달은 순간 얘는 최면에서 풀린 거야. 10년 만에 나타난 수술 후유증이었어. 난 다 회복됐어"라고 답했다. 독고진은 자신의 심장이 멋대로 반응했던 사실이 억울했다며 의기양양해했다.

극중 장박사도 신기하다며 감탄을 했다. 심장과 노래가 대체 어떤 인연이 있기에.

심장은 노래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음악의 박자에 따라 혈압과 맥박이 조절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

2008년 제 23회 미국 고혈압학회 연차 학술회의에서 이탈리아 피렌체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느린 리듬의 음악을 매일 30분씩 들려준 고혈압 환자의 혈압이 낮아졌다고 한다. 반면 2008년 1월 뉴욕타임스 인터넷 판에 따르면, 영국 브루넬대학 스포츠 심리학과 교수 코스타스 캐러지오르기스는 운동을 할 때 빠른 리듬의 음악을 들으면 쉽게 지치지 않고 활기차게 운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혈압 환자에게는 분당 55~70비트로 심장 박동 수보다 느린 음악이, 운동 시에는 120~140비트 정도의 빠른 음악이 효과가 있다는 것. 또한 뇌졸중, 우울증 등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장박사도 의문을 가진 것처럼 심장이 수술 당시 들은 음악을 기억해 반응하는 일이 가능할까?

수술시 환자, 또는 의사의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해 음악을 듣는 경우는 많다. 그러나 실제 이러한 사례가 있는지는 찾지 못했다.

심장이 기억 능력이 있느냐에 대한 논란은 기원전 4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몸과 마음을 독립적으로 보는 '이원론'을 주장했다. 인간의 마음은 심장에 있다고 보았으며, 뇌를 중심으로 주장한 플라톤과 맞섰다. 이 같은 논쟁이 오랫동안 이어져왔고, 아직까지도 인간의 사고적인 부분은 머리를 통해 감정적인 부분 심장(heart)을 통해 흔히 표현하고 있다.

2000년 세계 최초로 영구적인 인공심장 장시 수술을 받았던 영국인 환자 피터 휴턴은 어떤 이유에선지 수술 뒤 예전에 비해 냉담한 성격으로 변했다고 한다. 그는 "인공 심장이 생명의 연장시켰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감정을 느낄 수 없게 됐다. 가족과 행복을 느낄 방법이 없다"는 심경을 밝힌 바 있다.

또한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받은 경우 기증자의 기억 등이 전이된다는 '셀룰러 메모리'라는 현상도 있다. 이는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 게리 슈왈츠 심리학 교수가 처음 주장한 것으로 실제 이를 뒷받침할 사례들이 발견된 바 있다. 여성의 신장을 이식 받은 남성이 집안일이나 뜨개질을 즐겨하게 됐다거나, 우울증으로 자살한 사람의 심장이식을 받은 사람이 똑같이 자살에 이르렀다는 사례 등이 있다.

이런 현상은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도 자주 사용되고 있다. 영화 '디 아이(2002·2008)'에서는 각막이식을 받은 뒤 죽음을 보게 된 능력을 가지게 됐다는 설정이, KBS 드라마 '여름향기(2003)에서는 극중 심혜원(손예진 분)이 심장이식 수술 후, 기증자의 애인인 유민우(송승헌 분)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내용이 등장한다. 5월 2일부터 방영중인 KBS 아침 드라마 '두근두근 달콤'도 여름향기와 유사한 설정을 사용하고 있다.

한편 '최고의 사랑'에서는 독고진의 맥박 측정 시계가 고장 나 그의 정확한 심박 수를 알 수 없게 됐고, 이로 인해 극적 긴장감이 고조됐다.

윤필주(윤계상 분)은 외적 요인에 의한 심장의 두근거림을 사랑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심장의 두근거림이 만든 감정이 실제 사랑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독고진의 이성은 이런 사랑의 감정이 단순한 '착각'이었다고 치부하지만, 고장난 시계처럼 그의 심장은 자신을 걷잡을 수 없이 움직이게 하고 있다.

구애정에 대한 독고진의 감정의 정답은 무엇일까. 두 사람의 사랑의 방정식이 어떻게 풀려나갈지 주목된다. 

[사진 ⓒ MBC '최고의 사랑' 방송화면 캡처]

백종모 기자 pres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