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운동장에서 우승을 만끽하고 싶다.
김민재의 소속팀 나폴리가 33년 만에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목전에 둔 가운데 고민에 빠졌다. 이르면 이번 주말 우승이 확정되지만 텔레비전을 보다가 샴페인을 터트릴 상황에 몰린 것이다.
이에 나폴리 구단은 물론 시정부와 팬들이 모두 뭉쳐 경기시간 연기를 세리에A 사무국 측에 강력 요청하고 나섰다.
25일 이탈리아 유력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따르면 나폴리 구단주인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는 오는 29일 오후 10시 홈구장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경기장에서 열리는 2022/23 세리에A 32라운드 살레르니타나와의 홈경기 일정을 하루 늦춰달라고 강력 요구하고 있다.
이유는 이번 경기에서 나폴리의 세리에A 우승이 확정될 수도 있어서다.
나폴리는 지난 24일 강팀 유벤투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지아코모 라스파도리의 결승포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마침 2위 라치오가 같은 라운드서 토리노에 0-1로 일격을 당하면서 두 팀 승점 차는 19점으로 벌어졌다.
두 팀 모두 7경기씩 남겨두고 있는데 이번 32라운드에서 나폴리가 이기고 라치오가 인터 밀란과 원정 경기에서 비기거나 패하면 나폴리의 조기 우승이 확정된다.
이탈리아 언론도 인터 밀란이 강팀이라 라치오가 적지에서 이기기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에 나폴리 측이 세리에A 사무국에 살레르니타나전을 30일 오후 7시30분 열리는 인터 밀란-라치오전과 같은 시간대에 치르는 게 합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나폴리 선수들과 팬들이 살레르니타나를 이긴 뒤 인터 밀란-라치오를 텔레비전 보다가 자축하는 것보다는 홈구장에서 맛보고 싶다는 염원이 담긴 요청이다.
일단 세리에A는 나폴리 시정부의 요청을 한 차례 거절했다. 중계 일정 등 모든 것을 바꿔야하다보니 나폴리-살레르니타나 대결을 하루 미루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나 데 라우렌티스 구단주가 나서고 나폴리 시정부도 강력 요청을 하고 있어 경기 날짜가 하루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신문은 전한다.
나폴리는 텔레비전 앞이 아니라 운동장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을까.
사진=AP, EPA/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