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쇼호스트 유난희가 고인을 모독한 발언을 사과했지만 누리꾼들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24일 유난희는 "해당 발언에 대해 잘못을 깨닫고 사과했다. 하지만 누군가를 연상케 해서 또 많은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사과했다.
그는 "너무 사랑하는 후배였고, 그녀가 떠났을 때 누구보다 마음 아파했던 한 사람이었다. 저 역시 다른 동료분들과 팬분들과 같이 그녀를 사무치듯 그리워했다. 그 마음 한켠의 그리움이 저도 모르게 방송 중에 아쉬운 감정으로 나온 한 마디가 여러분들에게 상처가 되어드린 것 같아 무거운 하루를 통감한다"라며 경솔한 발언을 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유난희는 "저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거듭 사과했다.
유난희는 지난달 4일 CJ온스타일 화장품 판매 방송에서 줄기 세포를 활용한 화장품을 소개하던 중 "피부가 안 좋아서 꽤 고민이 많았던 모 개그우먼이 생각났다. 이 제품을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유난희의 말은 자연스럽게 2020년 11월 세상을 떠난 코미디언을 떠올리게 했다.
시청자들 역시 "피부 질환 악화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개그우먼 A씨를 떠올리게 한다. 임상 증거도 제시도 없이 한 가정의 불행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선을 넘었다"며 유난희의 발언을 지적했다.
유난희의 발언은 그대로 전파를 탔고 이에 CJ온스타일의 방송 심의 시스템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지난 13일 방심위 광고심의소위원회는 CJ온스타일 화장품 판매 방송에 대해 심의를 진행했다.
방심위 광고심의소위원회 측은 해당 안건을 '상품 소개 및 판매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 위반으로 판단, 의견 개진 결정을 내렸다. CJ온스타일은 "직접 실명 언급은 하지 않았고 유난희가 해당 발언에 대해 방송을 통해 사과했다"고 소명했다.
유난희는 1995년 한국 최초의 홈쇼핑 방송 진행을 맡으면서 국내 1호 쇼호스트가 됐다. 개국 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1시간 1억 매출 달성, 2012년에는 홈쇼핑 최초 분당 1억 매출 돌파, 홈쇼핑 최초 억대 연봉 기록까지 세우며 승승장구했다. 프리랜서 후에도 인기 쇼호스트로 활약하고 있었다.
톱 쇼호스트인 만큼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유족의 아픔을 고려하지 않은 경솔한 발언에 누리꾼의 질타가 이어졌다.
고인은 생전 방송이나 강연 등에서 "피부 트러블이 심해 개그맨에겐 매우 중요한 분장을 할 수가 없다. 햇빛 트러블도 있다"며 피부 고민을 털어놓은 바 있다. 고인의 생전 고민을 가볍게 여긴 유난희의 발언이 아쉽다.
사과에 대한 여론도 썩 좋지 않다. "마음 한켠의 그리움이 자신도 모르게 방송 중에 아쉬운 감정으로 나왔다"라고 적었다. 고인이 정말 그리웠다면 화장품 판매의 수단으로 사용하지는 않았을 터다.
더구나 화장품은 미용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뿐인데, 소비자가 자칫 난치성 피부 질환을 고칠 수 있다고 오해할 만한 발언이어서 위험하다.
앞으로 작은 말에도 조심하며 더 겸손하겠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여론이 누그러질지는 지켜볼 일이다.
사진= 유난희, 정윤정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