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손 없는 날'이 도시개발로 인해 5대째 살아온 터전을 떠나는 150년 터줏대감의 이주 사연을 담아낸 가운데, 사람 냄새 폴폴 풍기는 고향 마을의 이야기가 먹먹한 여운을 선사했다.
지난 7일 방송된 '손 없는 날' 14회는 '나의 살던 고향은' 편으로, 150년간 살아온 터전을 떠나는 안성 터줏대감 가족의 첫 이사 사연이 그려졌다.
이날 신동엽과 한가인은 생애 첫 이사를 앞둔 의뢰인 가족을 만나기 위해 안성으로 향했다. 의뢰인 가족의 터전은 5대에 걸쳐 살아온 곳으로 현재 할아버지와 부모님, 의뢰인을 포함한 4남매까지 3대가 모여 살고 있었다.
하지만 고향 마을이 도시개발계획상 고속도로 건설부지에 포함되면서 불가피하게 이사를 결정하게 된 상황이었다. 이에 의뢰인 할아버지는 "마을 주민들이 많았던 때가 그립다. 다 떠나니 마음이 서글프다"며 사라지는 고향마을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고, 신동엽은 "저라도 이사 가기 싫을 것 같다"며 깊은 공감을 표했다.
의뢰인 가족의 집안 곳곳에는 5대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오래된 신문이 붙어있는 뒤주와 단기 4288년(서기 1955년)부터 2020년대까지 5대가 받은 상장들로 가득 채워진 벽면 등에서 150년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손주 사랑이 곳곳에 녹아 있는 할아버지의 방부터 4남매의 탯줄, 초음파 사진, 산모 수첩, 남편의 편지 등 소중한 것들로 꽉 채워진 모친의 혼수함까지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꽉 채워진 집안의 면면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후 신동엽과 한가인은 현재도 3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할아버지는 "명절 때면 5남매가 다 모인다. 가족 분위기가 좋다"며 흐뭇하게 미소 지었고, 4남매 또한 "대가족은 내 편이 많다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든든하다"며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전해 훈훈함을 전파했다.
이와 함께 4남매는 각자 서너 명의 자녀를 갖고 싶다며 대가족 혈통다운 자녀 계획을 밝혀 입이 떡 벌어지게 했다.
이를 들은 신동엽은 "이 집은 비현실적이다", "클래스가 다르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가인은 "진짜 대가족이 좋긴 좋은가 보다"라며 부러움을 내비치면서도, "저는 며느리 입장이라 어머니가 대식구 식사 챙기시는 것도 쉽지 않으셨을 것 같다"며 모친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공감 요정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신동엽은 자신과 똑같은 4남매의 늦둥이 막내에게 폭풍 공감을 표하며 늦둥이 막내로 살아온 고충을 토로해 관심을 높였다.
그는 "중학생 때 집에서 다 같이 영화를 보는 데 키스 장면이 나왔다. 내가 언제까지나 아이인 줄만 아는 부모님과 형, 누나를 위해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막내인 척 연기했다"고 밝히며 곁눈질로 영화를 봐야했던 순간을 재연해 폭소를 유발했다.
뿐만 아니라 신동엽은 옷 물려 입기부터 심부름 대물림까지 막내의 고충을 가감 없이 털어놓아 시청자들의 공감을 유발했다.
이와 함께 의뢰인 가족은 150년간 한 터전에 살아온 만큼 마을 주민들과 돈독하게 지냈던 추억을 하나 둘 꺼내 놓았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마을의 풍광 속에 자라온 4남매의 이야기부터 마을을 다니는 단 한 대의 버스를 운전하는 기사님과 10년 간 매일 마주하는 등 가족처럼 지냈던 마을 주민들과의 추억이 귀를 기울이게 했다.
특히 버스기사는 "이 동네는 살고 싶은 동네였다. 10년 동안 버스를 운전하며 사는 법을 알게 됐고, 사는 게 재밌었다"며 지난 시간을 회상했고, 따뜻한 추억의 깊이만큼 먹먹한 여운이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다.
한편 신동엽과 한가인은 의뢰인의 부친이 150년 만의 첫 이사를 위해 직접 설계한 새 집에 초대받아 이목을 끌었다. 의뢰인의 부친은 "즐거운 마음으로 지었다. 열심히 지었는데 후손들이 어떻게 할지는 또 모르죠"라면서 가족의 다음 150년을 함께할 새 보금자리를 소개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이에 신동엽과 한가인은 정들었던 고향 마을과의 아쉬운 이별을 딛고, 새로운 터전에 자리를 잡고 또 다시 가족의 역사를 써 내려갈 안성 터줏대감 가족을 진심으로 응원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손 없는 날'은 매주 화요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
사진=JTBC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