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박윤서 기자) 중국으로 귀화한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린샤오쥔(27·한국명 임효준)이 2021년 이후 2년 만에 한국 땅을 밟았다.
린샤오쥔은 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중국 쇼트트랙 선수단은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장에서 열리는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린샤오쥔은 지난 2019년 대표팀 동성 선수의 바지를 장난 삼아 내리다가 신체 부위를 드러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긴 법정 싸움 끝에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3심으로 가기 전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받은 자격정지 1년 징계는 그대로 효력을 발휘했고, 그러던 중 지난 2020년 중국으로 귀화했다.
린샤오쥔은 '한 선수가 국적을 바꿔서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기존 국적으로 출전한 국제대회 이후 3년이 지나야 한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 헌장에 따라 지난해 새 조국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2022/23시즌부터는 중국 대표로 출전해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 열린 6차례 ISU 월드컵과 4대륙선수권에서 빙판을 질주했다.
특히 그는 월드컵 5차 대회 남자 500m와 남자 5000m 계주에서 우승하고, 6차 대회에서도 500m에 금메달을 따내며 컨디션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린샤오쥔은 월드컵에서 중국 대표로 첫 금메달을 딴 뒤 펑펑 우는 등 그간의 마음고생을 드러내기도 했다.
일각에선 러시아 귀화 뒤 2014 소치 올림픽에서 3관왕에 올랐던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과 비교해 '제2의 빅토르 안'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하고 있다.
이날 인천공항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난 린샤오쥔은 한동안 말을 아끼다가 "똑같은 대회라 생각하고 원래 대회를 준비하듯이 잘 준비하겠다"라며 세계선수권에 참가하는 소감을 간단히 전했다.
하지만 훈련 과정을 묻는 질문에 "경기 끝나고 말씀드리겠다"라고만 밝히고 입을 꾹 닫았다.
린샤오쥔은 지난 월드컵에 이어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한국 선수들과 메달을 놓고 다툴 전망이다.
한국은 이번 시즌 월드컵 남자부 종합우승을 차지해 '크리스털 글로브'를 거머쥔 박지원(27·서울시청)을 앞세워 금메달 사냥에 나서는데, 박지원이 린샤오쥔과 동갑내기로 오랜 기간 함께 경쟁하던 터라 이번 대회가 더욱 흥미진진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인천공항, 고아라 기자, 연합뉴스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