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독일과 미국 축구대표팀을 이끈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전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 부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다만 그가 과거 재택 근무로 독일 언론 비판에 시달린 적도 있어 한국 부임 관련해서도 이 문제가 화두가 될 수 있다.
독일 축구 유력지 키커는 22일 "클린스만 전 감독은 한국 대표팀의 새 사령탑 후보다.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다만 "아직 논의가 더 이뤄져야 한다"며 클린스만의 한국행이 결정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12월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이 선임될 때부터 후보 중 하나로 꼽히긴 했다. 뮐러 위원장이 독일 사람이고, 클린스만이 차범근·차두리 부자와 인연이 깊다는 점에서도 한국행 가능성이 점쳐졌는데 이번 키커의 보도로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선수 시절 스트라이커로 활약하며 1994 미국 월드컵 한국전에서 두 골을 꽂아넣기도 했던 클린스만은 A매치 108경기에서 47골을 기록했다. 아울러 독일의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과 1996년 잉글랜드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이끌며 독일 축구의 황금 시대를 열었다.
이후 현역에서 은퇴한 그는 독일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200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팀을 3위에 올려놓았다.
이어 2011∼2016년엔 자신이 거주하는 미국 대표팀을 맡아 2013년 골드컵 우승, 2014년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의 성적을 냈다.
하지만 이후부턴 내리막길을 걸어 미국이 2018 러시아 월드컵 북중미카리브해 최종예선 6개팀 가운데 꼴찌로 추락하자 도중 하차했다. 미국은 결국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또 2019년 11월엔 독일 분데스리가 헤르타 베를린 감독에 취임했으나 구단과 갈등 끝에 77일 만에 사퇴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성적 외에 또 하나의 변수로 독일 대표팀 감독을 할 때 논란에 휩싸였다. 독일에 상주하지 않고 거주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재택 근무를 했기 때문이다.
당시 독일 언론 등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요아힘 뢰브 수석코치 등 코칭스태프에 선수 점검이나 대표팀 스케줄 조정을 상당 부분 맡기고 자신은 미국에서 보고받는 형식을 통해 일을 처리했다. 독일 축구계와 언론에선 불성실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이 문제를 집중 거론하기도 했다.
다만 독일 대표팀이 200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조별리그 탈락 충격을 딛고 독일 월드컵에선 3위를 차지했기 때문에 논란은 소멸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거의 미국에서 살았고, 특히 아들 요나단 클린스만은 미국 U-20(20세 이하) 대표로 뽑혀 지난 2017년 U-20 월드컵 참가차 한국을 방문했다. 클린스만 감독 역시 아들이 성조기를 달고 뛰는 모습 보기 위해 한국에 온 적이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직후 대한축구협회가 영입을 추진했던 베르트 판 마르베이크 감독도 재택 근무를 고집하면서 협상이 진행되지 않은 적이 있어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이 문제가 논란이 될 수 있다.
뮐러 위원장도 선임 기자회견에서 상주 여부의 중요성을 넌지시 밝힌 만큼 클린스만 감독이 이를 거절하면 국민 정서상 임기 초반부터 큰 반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DPA, AP/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