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화성, 조은혜 기자) 흥국생명은 분명 순항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선수들은 경기를 준비하고 뛰기에도 바쁜데, 언제까지 계속될 지 모를 혼란스러움과도 싸워야 한다.
흥국생명은 8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IBK기업은행과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3, 30-28, 23-25, 26-24)로 승리하고 4연승을 챙겼다. 사령탑 경질과 계속되는 대행 체제의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선수들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최근 3경기의 지휘자가 모두 달랐다. 12월 29일 현대건설전이 권순찬 감독의 마지막 경기였고, 5일 GS칼텍스전은 이영수 수석코치가 이끈 뒤 경기 종료 후 사퇴했다. 이후 흥국생명은 김기중 신임 감독의 선임을 발표했으나 김 감독이 합류하지 못하면서 8일 기업은행전은 김대경 코치가 지휘를 했다.
흥국생명은 당장 11일 1위 현대건설과 맞붙는 '빅매치'를 앞두고 있는데, 이날 경기에서 김기중 감독이 데뷔전을 치를 수 있는지도 미지수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단은 구단의 결정과 앞으로의 계획을 공유받지도 못하고 있다. 새해가 열흘이 채 되지 않았지만 흥국생명 선수단에게는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다.
8일 경기가 끝난 뒤 만난 김해란은 "지난 경기가 끝나고 하루이틀 밖에 시간이 없어서 마음 추스리기도 바빴다.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심지어 에이스 김연경까지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산전수전 다 겪었다는 베테랑 김해란도 흔들리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김해란은 "이것저것 자꾸 겹치다 보니까 고참으로서 마음을 잡기가 힘들었다. 연경이가 없는 상황에서 나까지 흔들리면 후배들이 힘들 것 같아서 참고 했던 부분도 있다"면서 "아시다시피 쉽지가 않다"고 털어놨다.
외국인 선수 옐레나도 이 사태가 당황스럽다. 외국인 선수이다 보니 상황을 받아들이기가 더 힘들 수도 있지만, 옐레나는 "당연히 혼란스럽고 힘들다"고 말하면서도 "다른 한국 선수들이 더 힘들 걸 알고 있어서 같이 잘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고 얘기한다.
경기에 집중하는 것,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승리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선수들이 현재 할 수 있는 전부다. 김해란은 "팬들이 피켓을 들고 오시는데, 그게 너무 감동적이고 힘이 난다. 지금 버틸 수 있는 게 팬분들 덕분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흥국생명 팬들이 들고 있는 응원도구에는 '행복배구', 그리고 '팬들은 선수들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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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