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돌싱글즈' 배수진의 금수저 논란에 부친인 개그맨 배동성의 과거 기러기 아빠 시절이 소환됐다.
지난 27일 방송된 채널S 예능프로그램 '진격의 언니들'에서는 배수진이 출연해 "대출 이자만 매달 100만 원씩 나가고 있다. 고정적인 수입이 나올 직업이 없어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밝혔다.
배수진은 "올해 2월에 대출을 받아서 경기도에 있는 집을 샀다. 그런데 금리가 너무 올라서 70만 원이었던 이자가 100만 원이 됐다. 이혼 후에 이사를 많이 다녀서 아들과 안정적으로 살고 싶어 무리를 했다"고 털어놨다.
박미선이 "무리해서 집을 샀는데 가구·가전제품 역시 새로 샀나. 집도 가구도 바꿨다고 하면 돈이 많은 줄 알 것 같다"며 의아해하자, 배수진은 "제 집이니까 평생 쓸 가구로 좋은 것들로 다 새로 샀다. 이전에 쓰던 건 다 팔았다. 다들 제가 고민도 없고 잘 살고 돈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방송 뒤에는 절약하느라 바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학교를 못 나왔다. 영어를 잘해서 학원을 가려고 했는데 대학교를 안 나와서 안 받아주더라. 또 번역 일을 하려고 하니까 한국말을 잘 못한다. 앱 회사도 합격했었는데 애를 봐줄 사람이 없었다. 베이비 시터를 쓰면 또 돈이 나간다"며 안정적인 직업을 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배동성의 딸로 살아가는 고충도 전했다. 배수진은 "첫 방송 출연이 아빠랑 함께한 '리얼 극장'이었는데 이미지가 안 좋게 나왔다. 이후 방송 나올 때마다 '금수저, 철없는 딸'그 이미지가 박혔다. '나는 배동성 자식으로 태어났으면 대통령 됐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상처받은 마음을 고백했다.
고민을 들은 박미선은 "아들이 어린이집에 간 사이에 아르바이트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물었다. 그러자 배수진은 "할 수 있지만 그 돈에 비해 지금 하고 있는 일(쇼핑몰)이 더 많이 벌고 있다"고 했고, 박미선이 "그걸 하면 되지 않냐"는 말에 "더 많이 벌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미선은 "더 많이 벌 수 있는 일이 뭐가 있냐"며 "늘 공주님처럼 부족함 없이 자란 금수저가 맞다. 그동안 돈 걱정 없이 살지 않았나. 조금씩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딱히 잘하는 건 없고 애매한 거다. 참 어렵겠다. 27살이니까 이제는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라. 훨씬 어린 친구들 중에 절실함으로 간절하게 하나만 붙잡고 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아냐. 그래도 될까 말까"라며 배수진을 꾸짖었다.
배수진의 롤모델이라는 장영란 역시 "나도 피 튀기는 전쟁처럼 밑바닥에서 한 단계 씩 올라왔다"며 "엄마니까 더 뛰어야 한다. 이력서도 10군데? 안 된다. 4~50군데씩 넣어야 한다. 나도 비호감 이미지로 몇 십년을 살다가 이제 호감이 된 지 얼마 안 됐다.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니들의 조언에 배수진은 "솔직히 여기도 돈 벌려고 나왔다. 그런데 방송인 나가면 잘 살고 있는데 또 욕을 먹을 것 같다"고 울상을 지었다.
박미선은 답답한 듯 "욕을 먹어도 괜찮다. 내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으면 된다"며 "인생을 결정하는 데 있어 다른 사람 인생이 물론 중요하지만 정말 나를 위해주는 사람 외에는 그렇게 내 인생을 깊게 생각하고 이야기해 주지 않는다. 그걸 신경 쓸 시간에 다른 거에 집중해라. 맨날 악플 들여다볼 시간에 아이랑 더 살기 위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라"라고 조언했다.
방송 전 예고편을 통해 '금수저'에 대한 내용이 언급되자, 배수진은 27일 "여러분 제가 이번에 방송 촬영을 오랜만에 나가게 되었는데요.. 방송이 나가기 전부터 안 좋은 기사나 안 좋은 말들을 보니 기분이 좋지가 않네요.. 그냥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부친 배동성과, 모친의 응원 메시지를 덧붙였다.
캡처 속 배동성은 "아빠 딸 수진아. 래윤이 키우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니. 아빠는 수진이가 혼자서 열심히 살아보려고 일하는 거 보면 참 대견하다.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든지 수진이가 열심히 사는 걸 아는 사람들이 더 많고 또 아빠가 있으니까 아무리 힘들어도 잘 이겨내길 바란다. 올해도 수고 많았고 내년에도 복 많이 받고 더 열심히 살자. 사랑해 딸"이라며 딸을 응원했다.
배수진이 아빠 배동성과 방송에 출연했다가 부정적 이미지가 굳혀졌다는 EBS '리얼극장-행복' 방송도 재조명됐다.
2016년 4월 방송된 '기러기 아빠 13년 그리고 이혼, 개그맨 배동성과 딸' 편에서 배동성은 "일주일 내내 방송만 하며 미국에 월 3500만 원을 보냈다. 매일 100만 원 이상을 벌어도 돈이 모자랐다. 그래도 돈을 보내서 가족들이 편하게 생활할 수 있으면 만족한다고 생각했다"고 13년간 기러기 아빠로 지냈던 시간을 떠올렸다.
5살 되던 해 미국을 갔던 배수진은 13년 뒤 한국에 돌아왔다. 배동성이 불어나는 미국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배동성은 얼마 되지 않아 아내와 갈등을 빚고 이혼했고, 오래 떨어져 있었던 아이들과의 관계도 좋지 않다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당시 배수진은 "사실 (아빠와) 친해질 수가 없다. 어떻게 해도 친해질 수가 없다. 집에서도 자주 못 만나니까 남의 집에 온 느낌이다. (집에서) 가족들과 좋은 추억이 별로 없다", "아빠는 저에 대해 뭘 좋아하는지 제가 뭘 해야 하는지 진짜 모른다. 그런데 엄마는 저에 대해 진짜 잘 안다"는 철없는 발언으로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사진 = 채널S, EBS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