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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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 "커밍아웃 하니 식칼 들던 父…10년 후 우리 딸이라고" (세치혀)[종합]

기사입력 2022.12.19 00:30



(엑스포츠뉴스 오승현 인턴기자) '세치혀' 풍자가 아버지에게 세 번 커밍아웃을 했던 이야기를 밝혔다.

18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혓바닥 종합격투기 세치혀'(이하 '세치혀')에서는 8강 대결을 끝낸 후 다시 만난 4강전 '마라맛 세치혀' 풍자와 '미스터리 세치혀' 김원의 막상막하 썰 대결이 펼쳐졌다.

대결에 앞서 풍자는 김원에게 "오랜만이다. 방송하다가 4년 전에 뵌 적이 있다"며 그와 인연이 있음을 밝혔다. 김원은 "저도 기억한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비밀이다"라고 이야기했고, 풍자는 "때리지는 않았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원은 '당신의 몸값은 얼마입니까? 소름 돋는 장기밀매의 실체'라는 썰 제목으로, 풍자는 '아버지에게 커밍아웃을 해보았습니다'라는 썰 제목으로 대결에 나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출연진은 "와 쎄다"며 감탄을 표했다.

이날 풍자는 '인육 거래 괴담'을 이야기한 김원에 맞서 "이번 라운드에서는 많은 이야기를 하겠다. 일단 '첫 경험'이라는 단어가 생각난다. 전 트랜스젠더로서, 여자로서 많은 첫 경험을 해 봤다. 저는 부모님께 세 번의 커밍아웃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첫 번째는 중학생 때다. '여자로 살고 싶다'고 아버지께 말씀을 드리니 웃으시더라. '반항을 이렇게 하냐'고 하셨다"며 "두 번째는 고등학생 때다. 아버지가 그때는 장난이 아닌 걸 아시더라. 제 손을 잡고 '널 고쳐주겠다. 사람처럼 살게 해 주겠다. 미안하다. 버텨보자'고 하셨다"고 이야기했다.

풍자는 스무살 때 커밍아웃이 진심임을 다시 한 번 이야기했다며 "어디가 아픈 사람도 아니고 남들과 조금 다르다. 하지만 열심히 살 자신이 있다. 여자가 되겠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저희 아버지는 호랑이가 사람으로 태어난 모습 같을 정도로 강력하신 분이었다. 아버지가 식칼을 가져오시더라. '네가 여자로 사는 걸 용납 못하겠다. 여자로 살고 싶으면 이 칼로 나를 죽여라'라고 하시더라. 10시간, 11시간 대립을 했다. 누구 하나 꺾이지 않아 잠시 아버지가 담배를 피우러 나가셨을 때 여자가 위해 가출을 했다"고 고백했다.



풍자는 "저는 제 가족들과 10년 동안 연락을 단 한 번도 하지 않고 얼굴도 보지 않고 지냈다"며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힘든 순간이 많았다. 몰래 집 근처를 배회한 적도 있다. 얼굴이라도 보고 싶었다"며 "어느 순간 집도 이사를 가 (가족의)행방을 모르는 상황이 왔다. 그런데 어느 날 남동생이 길에서 쓰러졌다며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풍자는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데 아버지에게 울면서 전화가 왔다. 남동생이 의식을 찾고 제일 먼저 한 이야기가 '큰형이 너무 보고싶다'였다더라. 아버지가 '집으로 와라'고 한 마디 하셨다. 집에 가는 택시에서 내렸는데 정말 서로를 못 알아보더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아버지가 110 사이즈를 입는 건장하신 분이었는데 95 사이즈를 입으시는 정말 할아버지가 되어 쇠약해 있으셨다. 남동생은 초등학생일 때 헤어졌는데 저보다 키가 큰 청년이 되어 있었다"고 고백했다.

풍자는 자신이 이기적이었다고 느꼈다며 "또 문제는 서로 서먹했다. 10년 떨어지고 모습이 바뀌니 그렇더라. 너무 서먹해서 친해지고 인정받고 싶었다. 그래서 시간도 많이 잡고 연락도 많이 하려고 했는데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난 10년 동안 뭘 했지 싶더라. 가족을 너무 원망만 했나 생각이 들어 눈물이 나더라"고 이야기했다. 가족 앞에서 울 수 없어 화장실에 다녀오던 풍자에게 아버지가 한 마디를 하셨다. 제 평생 너무 아프고 가슴에 꽂힌 이야기를 하셨다"며 절단 신공으로 이야기를 끊었다. 

결국 풍자는 김원을 이기고 결승에 진출해 이야기를 이어갔다.

풍자는 "아버지가 어깨에 손을 올리셨다. 저는 맞는 줄 알았는데 '우리 딸, 자기 엄마랑 똑같이 생겼네'라고 하셨다. 전 그 자리에서 굳었다. 아버지가 '널 여자로 받아주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 하지만 넌 내 자식이다. 내가 널 지켜주고, 너에게 날아오는 모든 비난을 받아주겠다. 아빠가 있으니 당당히 여자로 살아봐라'라고 하시더라"며 눈물을 보였다. 

사진 = MBC 방송화면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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