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왈리드 레그라기 모로코 감독이 카타르 월드컵에서 거둔 성적으로 모로코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모로코는 18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칼리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3·4위전에서 크로아티아에 1-2로 패했다.
전반 7분 요슈코 그바르디올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했고, 2분 만에 아슈라프 다리의 동점골로 따라갔지만 전반 42분 미슬라프 오르시치에게 결승골을 내줬다.
모로코는 이번 대회 최고의 돌풍을 일으킨 팀이었다.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4강에 오른 아프리카 국가가 됐다.
조별리그에서 크로아티아를 만나 0-0으로 비긴 모로코는 이후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2위 벨기에를 2-0, 북중미 예선 1위 캐나다를 2-1로 물리쳐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16강에서는 무적함대 스페인을 침몰시켰다. 끈끈한 수비와 야신 부누 골키퍼의 멋진 선방으로 승부차기 승리를 거뒀다.
8강에서는 스위스에 6-1 승리를 거두고 올라온 포르투갈을 상대로 짠물 수비를 선보였고, 아프리카 국가 첫 4강 신화를 썼다.
하지만 돌풍은 거기까지였다. 강력한 우승 후보 프랑스를 만나 0-2로 패해 결승행이 좌절됐다. 3·4위전에서도 크로아티아에 패해 4위를 거둔 것에 만족해야 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라그레기 감독은 흡족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영국 BBC에 따르면 레그라기는 "대회 전까지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의심이 자리잡고 있었다. 우리는 예상보다 더 높은 곳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충분하지 않다. 이제 미래를 위한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줘 기쁘다고 했다. 레그라기는 "특히 나를 감동시킨 것은 아이들의 사진을 볼 때였다. 축구는 사람들을 꿈꾸게 한다. 우리는 모로코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줬고, 그 꿈을 생생하게 유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로코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아이들은 월드컵 우승을 꿈꾼다. 내게 있어 이런 부분은 월드컵에서 어떤 경기를 이기는 것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환상적인 성과를 이뤘고, 다시 해내고 싶다. 계속해서 8강, 4강에 정기적으로 진출할 수 있다면 언젠가는 월드컵 우승도 가능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기자회견을 마쳤다.
사진=AP/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