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공은 둥글고 축구는 모른다. 월드컵은 이변의 무대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이 21일 오전 1시 카타르-에콰도르 맞대결을 통해 열전에 돌입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도 이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오는 24일 우루과이전을 시작으로 28일 가나전, 내달 2일 포르투갈전을 치러 16강에 도전한다.
그런데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세계축구 레전드들이나 해외 언론, 통계사이트 등에서 한국의 조별리그 전망을 상당히 어둡게 보고 있다. 포르투갈와 우루과이는 물론 가나에도 밀려 H조 꼴찌를 할 것이란 예상이다.
2002 한일 월드컵 브라질 우승 때 주장이었던 카푸, 호주 축구를 대표하는 간판 스타 팀 케이힐이 나란히 한국을 H조 4위에 두더니, 미국 언론 USA투데이,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도 지난 19일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H조 맨 밑에 위치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더 텔레그래프’는 가나와 우루과이를 강팀 위협할 다크호스로 지목했다. 하지만 한국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개막이 임박할수록 벤투호에 대한 평가가 박한 이유는 뭘까.
포르투갈 가나 우루과이 등 3팀의 평가전 성적이 좋거나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은 반면, 한국은 정체돼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에 더해 주포 손흥민이 안와 골절로 제 컨디션이 아니라는 점도 한 몫 하고 있다. 손흥민은 출전하더라도 마스크를 쓰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외부에서 보는 한국은 손흥민 ‘원맨팀’이기 때문이다.
반면 포르투갈은 아프리카 강호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에서 4-0 대승을 챙겼고 가나는 지난해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프랑스를 이긴 스위스와 친선 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우루과이는 다르윈 누녜스, 페데리코 발베르데, 로드리고 벤탄쿠르 등 20대 중반 선수들이 지난 수개월간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평가전은 평가전일 뿐이고 축구는 개인 경기가 아닌 팀워크로 승부를 가리는 종목이다.
벤투호는 4년 넘게 벤투 감독 한 명이 지휘봉을 잡고 아시안컵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동아시안컵 등 숱한 국제대회를 헤쳐나갔다. 이 와중에 황의조와 황인범 황희찬 김민재가 한국이 손흥민 홀로 뛰는 팀이 아니란 것을 입증했다.
손흥민 역시 이달 초 얼굴 부상 때의 우려를 딛고 우루과이전 출격을 위해 마지막 담금질을 하는 중이다. 외부 평가와 다르게 내부 분위기와 자신감도 좋은 편이다. 한 마디로 뭔가 보여주겠다는 결의가 가득찬 것이다.
반면 가나는 이중국적 선수들이 최근에야 합류했기 때문에 평가전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조직력 및 응집력 문제가 월드컵에서 발생할 수 있다. 포르투갈은 소속팀에서 말썽을 일으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
우루과이는 선수 개개인은 훌륭하지만 아직 팀으로서 갈 길이 멀다는 얘기가 있다. 지난 9월엔 한국과 같은 아시아팀 이란과 평가전에서 주전들이 다 뛰고도 0-1로 무릎 꿇었다.
예상은 예상이다. 4년 전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을 잡아냈던 것은 이번 대회 H조에서도 판도 변화를 일으킬 팀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월드컵은 그 만큼 참가국간 전력 차가 크지 않다. 태극전사들은 해외에서의 예상을 보기 좋게 깨트릴 충분한 능력과 의지를 갖고 있다. 도하의 기적은 결코 먼 곳에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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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