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박윤서 기자) "그동안 계속 가을 야구를 할 때 못했으니 올해는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준비를 열심히 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SSG 랜더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6-3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키움은 시리즈 전적 2승 2패를 기록, 균형을 맞췄다.
7회까지 6-3으로 앞서던 키움은 경기 막판 최대 위기를 맞았다. 8회 김재웅이 볼넷 2개와 안타 1개를 헌납하며 2사 만루에 몰렸다. 이때 키움은 김재웅을 내리고 최원태를 기용했다. 최원태는 추신수와 맞대결을 펼쳤고 좌익수 뜬공을 유도하며 고비를 넘겼다.
9회도 아슬아슬했다. 최원태는 최정에 볼넷, 후안 라가레스에 우전 안타를 내주며 2사 1, 2루가 됐고 박성한의 땅볼 타구를 직접 처리하려 했으나 포구에 실패했다. 결국 또다시 만루 위기에 직면한 것. 하지만 최원태는 무너지지 않았다. 후속타자 최주환을 스트라이크 낫아웃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험난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후 최원태는 인터뷰에서 "팔을 풀 때 괜찮다고 느꼈는데 어제 멀티 이닝을 던져서 그런지 오늘 팔이 조금 앞으로 안 나왔다"면서 만루 위기에 대해 "경기에 계속 많이 나가다 보니 떨리거나 긴장되는 건 없었다. 어떻게 던질지만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최원태는 그동안 포스트시즌 마운드만 밟으면 작아졌다. 4경기에서 8⅔이닝 동안 안타 18개, 홈런 3개를 얻어맞았고 16실점(15자책)을 허용했다. 그러나 최원태는 올해 가을 축제에서 환골탈태했다. 필승조로 변신해 8경기에 출격했고 9⅓이닝 8피안타 5볼넷 7탈삼진 2실점(1자책) 호투를 펼쳤다. 홀드 3개를 적립했고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는 생애 첫 세이브도 달성했다.
최원태는 "그동안 계속 가을 야구를 할 때 못했으니 올해는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준비를 열심히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면서 "(김)재웅이, (김)동혁이가 멀티이닝을 던지며 고생하니까 나도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틀 연속 멀티 이닝을 던졌는데 행복한 느낌이었다"라고 말했다.
전반기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했던 최원태는 지난 9월부터 불펜 임무를 맡았고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경기 후반을 책임지고 있다. 가을 야구에서 선발투수로 던지고 싶은 욕심은 없을까. 최원태는 "골반이 아파서 2군에 내려갔다 온 뒤로 불펜에서 던지고 있는데 당연히 선발로 뛰고 싶다. 하지만 내가 어디서든 팀에 보탬이 된다면 당연히 그 자리에서 뛰는 게 맞다. 그냥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라며 팀 퍼스트 정신을 보였다.
이날 키움은 홈에서 치르는 시즌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대미를 장식한 건 최원태였다. "가을에 잘하지 못해서 팬분들이 많이 속상하셨을 것 같고 죄송했다. 요즘은 팀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것 같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사진=고척, 고아라 기자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