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 시즌 초 야시엘 푸이그의 활약은 기대 이하였다. 2할대 초반 타율에 홈런도 잘 때려내지 못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고, 주루와 수비에서 느슨한 플레이로 팬과 감독의 지적까지 받으며 고개를 숙였다. 우려했던 ‘악동’의 모습은 나오지 않았지만 기대했던 ‘야생마’의 모습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기 푸이그는 확 달라졌다. 타율은 3할 타율을 회복했고, 홈런 및 장타도 펑펑 때려냈다. 전반기 0.331에 머물렀던 장타율은 후반기 0.552까지 치솟으며 이정후 다음으로 많은 장타를 때려냈다. 여기에 뜬공을 치고도 2루까지 전력질주하는 모습으로 지적 받은 단점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려는 모습까지 보이며 환골탈태했다.
그리고 푸이그의 활약은 가을야구에서 정점을 찍었다. KT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결승 홈런 포함 3개의 장타를 때려내며 예열을 마쳤고,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선 홈런 2개 포함 타율 0.462(13타수 6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한국시리즈행을 이끌었다. 특히 플레이오프에선 최다 타점(5개), 결승타 1개(4차전), 동점타 1개(3차전) 등 찬스 때마다 빛을 발했다. 볼넷도 4개나 걸러 나가며 선구안과 인내심을 자랑하기도 했다.
무엇이 푸이그를 바꾼 걸까. 숨은 노력이 있었다. 푸이그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이조일 통역 매니저는 “푸이그는 열정도 넘치지만 노력도 많이 하는 선수다. 코치진과 동료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으면서 개선점을 찾고 고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후반기 들어 노력이 결과로 이어지면서 자신감도 찾은 것 같다”라며 푸이그의 숨은 노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푸이그도 자신의 반등 요인에 대해 “조급함을 줄이고 인내심과 함께 선구안을 신경 쓴 것이 주효했다”라고 짚으면서도, 자신의 전력질주에 대해 “잘 맞은 타구가 잡힐 수도 있고 인플레이 타구가 될 수도 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 열심히 뛰어야 한다. 다음 플레이에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열심히 뛰었다”라며 한층 의젓해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반기보다는 실력도 마인드도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다.
하지만 목표는 달라지지 않았다. 바로 팀의 우승. 입단부터 현재까지 푸이그는 키움의 우승만 바라보며 뛰었다. 푸이그는 “키움과 사인하기 전부터 단장님과 운영팀장님이 '키움은 우승을 원하는 팀이다. 우승을 같이 도와줬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해왔다. 나는 그 말을 항상 명심하고 있다.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푸이그 역시 우승 경험이 없기에 이번 우승이 간절하다. 푸이그는 “미국에선 항상 우승 문턱에서 무너졌는데, 여기서 꼭 우승을 쟁취하고 싶다. 내 커리어 첫 우승을 하는 게 소원이다”라며 우승을 향한 갈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푸이그의 소원 성취까지 남은 경기는 단 7경기, 그리고 4승. 달라진 푸이그가 팀의 창단 첫 우승과 함께 생애 첫 우승반지까지 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푸이그는 "미국에서는 두 번의 우승 기회 모두 문턱에서 무너졌다. 우승 트로피를 꼭 들어 올리고 팀원들을 마이애미로 초대해 우승을 자축하겠다"라며 우승의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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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