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천신만고 끝에 포스트 시즌 초대장을 손에 넣은 호랑이 군단이 와일드카드 결정전 역사상 최초의 업셋(Upset)을 꿈꾼다. 4년 만에 밟은 가을야구 무대를 단 하루 만에 끝낼 생각은 없다.
정규시즌 5위 KIA 타이거즈는 12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2022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4위 KT 위즈와 격돌한다. 후반기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외국인 투수 션 놀린을 앞세워 승리를 노린다.
전반기를 5위로 마감한 KIA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6위 롯데를 사직 원정에서 스윕하고 격차를 롯데와의 격차를 7경기까지 벌렸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4위 KT와는 1경기 차에 불과해 2017 한국시리즈 이후 5년 만에 광주 가을야구를 향한 꿈에 부풀어 올랐다.
하지만 KIA의 5위 확정은 순탄치 않았다. 후반기 승률은 28승 33패로 10개 구단 중 7위에 그쳤고 최하위로 쳐졌던 NC에 5위 추격의 빌미를 줬다. KBO 40년 역사상 역대 최악의 추락을 걱정하기도 했지만 정규시즌 최종전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힘겹게 5위를 확정하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준비할 수 있었다.
8월 이후 팀 페이스가 좋지 않았던 건 사실이지만 KT가 지난 11일 LG 트윈스와 시즌 최종전 패배로 3위에서 4위로 내려앉은 건 호재다. 휴식일을 하루 더 벌면서 선수단은 지친 심신을 추스를 수 있었고 KT가 자랑하는 원투펀치 웨스 벤자민과 고영표는 1차전 출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반면 KIA는 마운드 총력전을 펼칠 수 있는 여유를 벌었다.
■ KIA 운명 쥔 놀린의 어깨, 'again 2022.10.07'
KIA의 1차전 승부는 놀린의 투구 내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 놀린은 올 시즌 21경기 8승 8패 평균자책점 2.47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전반기는 부상 여파 속에 8경기 2승 5패 평균자책점 3.53으로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지만 후반기 13경기 6승 3패 평균자책점 1.90으로 각성했다. 특히 KIA의 5위 수성 명운이 걸린 9월 이후 7경기 5승 1패 평균자책점 0.99로 리그 최정상급 선발투수의 면모를 보여줬다.
KT를 상대로도 3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2.00으로 뛰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최근 맞대결이었던 지난 7일 게임에서는 7이닝 3피안타 9탈삼진 1실점(비자책) 완벽투로 KIA의 5위 확정을 견인했다.
황재균(7타수 3안타), 배정대(8타수 3안타), 오윤석(5타수 2안타) 등 천적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KT전에서 단 한 개의 피홈런도 허용하지 않은 부분은 고무적이다. KT가 와일드카드 결정전 파트너가 되면서 5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를 수 있게 된 것도 호재다. 1차전을 질 경우 모든 게 끝나는 KIA로서는 다른 투수들도 경기 초반부터 불펜에서 언제든 출격을 준비하면서 놀린의 뒤를 받칠 것으로 보인다.
■ 소형준 킬러, 그리고 가을 사나이...No.47의 방망이를 믿는다
KIA보다 투수력이 한 수 위로 평가받는 KT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결국 타자들의 방망이가 터져줘야 한다. 특히 KT의 1차전 선발투수 소형준을 초반부터 공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KIA의 믿을 구석은 나성범이다. 나성범은 올 시즌 6년 총액 150억 원에 초대형 FA 계약을 맺고 NC에서 KIA로 둥지를 옮긴 뒤 몸값을 톡톡히 했다.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20 21홈런 97타점 OPS 0.910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소형준을 상대로는 개인 통산 14타수 7안타, 올 시즌 9타수 5안타를 기록하며 천적으로 군림했다. '소형준 킬러'의 면모가 가을야구에서도 이어진다면 KIA가 경기를 풀어가는 게 더욱 수월해진다. 포스트시즌 통산 34경기 타율 0.324(136타수 44안타) 6홈런 20타점으로 펄펄 날았던 점도 기대 요소다.
야수 최고참 최형우도 소형준 통산 18타수 7안타 1홈런, 베테랑 김선빈이 19타수 6안타로 소형준에게 강했기 때문에 나성범을 비롯한 주축 타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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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