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웨이브 오리지널 ‘위기의 X'에서 a저씨는 현실의 고단함에 탈모, 발기부전 등을 겪는다. a저씨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권상우는 망가지는 연기도 거리낌 없이 임했다.
“여자 배우들 중에 결혼을 안 한 분들은 유부녀 역할이 들어오면 ‘난 처녀인데 유부녀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해요. ‘난 총각인데’라는 남자 배우들도 있고요. 그건 바보 같은 생각 같아요. 관객에게 보여줘야 하는 포인트가 분명한데 그 부분이 매력이 있는데 표현을 안 하면 안 되는 것이잖아요.
‘위기의 X’를 찍으면서 너무 즐거웠어요. 탈모든 발기부전이든 정말 재밌게 촬영했어요. 배우의 숙명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작품에서 멋있는 모습을 보여줄 자신이 있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서 과감히 무너져도 보시는 분들에게 즐겁게 다가가지 않을까 했어요. 관객분들도 좋아해 주신 것 같아요. 댓글이나 피드백을 보면 애정 어린 눈으로 봐주시는 것 같아 감사해요.”
웨이브 오리지널 '위기의 X'는 희망퇴직, 주식 떡락, 집값 폭등까지 인생 최대 하락장을 맞은 위기의 a저씨가 인생 반등을 위해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하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드라마다. 에세이 ‘아재니까 아프다’가 원작이며 지난 2일, 9일 차례로 공개했다.
“싱크로율은 비슷해요. 주식 부분이 와닿았고 저도 아픔이 있죠. 하지만 존버(버틴다는 뜻의 비속어), 그런 희망을 안고 살아야 하지 않습니까. 어떤 위치에 있던 모든 사람에게는 불안함은 다 있다고 생각해요. 배우 생활하면서 방향이나 현실을 고민하고 위태롭다고 느낄 때도 있고요. 모든 사람이 겪는 고통인데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라는 느낌을 주면 되겠다 싶었어요.”
현실밀착형 코믹 연기를 선보인 권상우는 “아무래도 결혼하고 아이 아빠이기 때문에 어떤 에피소드를 던져줘도 좀 더 리얼하게 갈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주인공의 내레이션이 많아요. 코믹한 부분을 정화하고 뒤돌아볼 수 있도록 한 게 좋았어요. 한강대교를 건너면서 ‘지금 이 순간 아내가 보고 싶다’라는 대사가 좋았어요. 힘들고 지칠 때 어떤 상황에서든 내 편에게 의지하고 싶은 마음, 그런 게 부부관계라고 생각하거든요.”
아내인 배우 손태영의 반응을 물으니 "와이프는 그렇게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해준 적이 냉정할 정도로 없다. 아내가 100% 칭찬은 안 한다. 많이 공감하겠구나 이 정도다. 그런데 그게 되게 큰 칭찬이다"라고 전했다.
'위기의 X'에서 아내 역을 맡은 배우 임세미와 자연스러운 부부 케미를 발산했다.
“첫인상이 일단은 예뻤어요. 건강한 이미지가 느껴지는 배우였어요. 현장에서 많이 얘기했는데 착하고 선한 느낌이 들었어요. 세미 배우가 완전 비건이에요. 우유도 못 마시는 100% 비건 생활을 하는 친구이고 건강한 생활을 해요. 걷기도 잘하고 마라톤도 잘하고요. 백지 같이 착한 사람이라는 걸 느꼈어요. 세미가 현장에서 되게 재밌어 한다는 걸 많이 느꼈는데 그래서 와이프 역할을 통해 많이 사랑받을 거로 생각했어요.”
성동일과의 호흡도 재미에 큰몫을 했다. 성동일은 권고사직을 당한 a저씨가 다이내믹한 내리막길을 겪고 만난 동네 명의 허준(성동일) 역을 맡았다. 권상우에게 팩트폭행을 하며 티키타카한다.
“형님에게 낯간지러운 얘기를 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방송 후 톡으로 ‘형님과 드라마를 같이 해 신명 나게 재밌었고 함께해서 감사드린다’라고 보냈어요. 답장이 없더라고요. 원래 스타일이세요. (웃음) 극 중에서 제가 상담을 가서 얘기하는데 역으로 성동일 선배님이 소파에 눕잖아요. 선배님 아이디어예요. 천재 같아요.
지금도 다른 OTT 드라마를 찍고 있는데 성동일 선배님이 잠깐 나와주시거든요. 같이 호흡 맞출 때마다 이 사람은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모든 연령대에 오래 사랑받는 이유가 있죠. 항상 믿음이 가고 의지가 됐고 어떤 신에 던져놔도 빛나게 할 자신이 있으세요.
사적인 얘기지만 아드님이 과학고를 다니고 되게 똑똑하잖아요. 선배님이 옛날에 공부를 열심히 했으면 분명히 서울대에 가셨을 분이에요. 대충하시는 분 같지만 리허설하면서 이 신을 어디에서 살려야 한다는 걸 정확히 아시는 분이에요. 선배님과 함께 할 수 있으면 계속 같이하고 싶어요. 선배 연기자로서뿐 아니라 인생에서 가족 같은 분이에요.”
권상우는 이이경, 신현수, 박진주 등 MZ세대 젊은 배우들과도 호흡했다. 재기를 꿈꾸는 a저씨와 도전을 함께한 자동차 디테일링 스타트업 루시도 팀 멤버들로 코믹 시너지를 발휘했다.
“이이경이란 배우는 영화 ‘히트맨’ 때 같이 해서 얼마나 순발력 좋은지 알고 있었고요. 워낙 재능있는 배우이에요. 현수도 이이경 배우와 작품을 한 경험이 있는데 처음 봐서 잘 모르는데 잘하는 배우더라고요.
박진주 배우도 세미와 둘이 돋보여서 주변에서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써니’에서 강렬하게 봐 저런 배우와 연기하면 어떨까 호기심이 가는 배우였어요. 눈빛만으로도 MZ세대 캐릭터가 보여서 누가 봐도 역할과 맞았어요.
나이 들수록 젊은 배우들과 호흡하는 기회가 많아질 텐데 잘하는 배우가 많으니 현장에서 열심히 하게 되는 자극제가 돼요. 즐거웠던 시간이었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 웨이브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