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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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상황이었다"…김호영, 긴급 투입 결정 이유 [전문]

기사입력 2022.09.07 09:57 / 기사수정 2022.09.07 11:46



(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뮤지컬 배우 김호영이 '킹키부츠' 중간 합류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김호영은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가 단기간에 긴급 투입해서 공연을 올릴 수 있던 이유?!"라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지난 2014년 처음 접한 뮤지컬 '킹키부츠'를 떠올리며 당시의 벅찬 감동을 나눴다. 이어 "2년 후 배우로서 정체돼 있는 내 모습에 새로운 자극과 계기가 필요했다"면서 "그때 갑자기 찰리가 생각났다. 선입견을 깨고 이미지 반전의 분위기를 통해 만나게 된 찰리는 내게 의미있는 친구"라 애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최근 턱 부상으로 하차한 김성규를 대신해 '킹키부츠' 중간 합류한 김호영은 "4년 만에 오른 무대에서 완벽하진 않았어도, 흐름에 지장이 없게 해버린 것 같다"고 활약에 만족스러워했다. 

이어 "늘 여장 남자 역할만 할 수 있을 거란 사람들의 고정관념과 선입견에 대해 '나도 할 수 있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만큼 이런 나를 통해, 배우 김호영을 통해, 공연을 보는 관객들도 '김호영처럼 도전할 수 있다'는 말을 듣기를 바랐다"고 털어놨다. 

또 김호영은 "비록 공연 중 투입된 상황이었지만,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응급상황이었기 때문에, '킹키부츠'를 살려야 한다는 하나의 목적이 관통했기에, 서로에 대한 신뢰로 또 하나의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나 싶다"면서 단단한 의지를 내비쳤다. 



다음은 김호영 글 전문. 

내가 단기간에 긴급투입해서 공연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
 
울엄마 , 다이애나킴 여사님 조차도 #김호영천재설 을 거론하며 집에서 혼자 연습해서 기존 배우들과 두번의 연습 진행 후 공연을 올린 것에 대해 놀라고 계시는데.. 나도 가만히 생각해 봤다. 그 이유를. 

2014년 뉴욕에 갔을때 #뮤지컬_킹키부츠 를 처음봤는데, 공연을 보면서 어쩔 수 없이 , 화려한 쇼 장면과 , 웃음버튼 장면을 열연하는 #롤라 에게 눈길이 더 갔었다 .

더구나 #billyporter의 #롤라를 직관하였으니 말해무엇하겠나.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1막이 끝나고 나서도 롤라에 대한 흥분이 사그라들지 않았고 , 만약에 내가 한다면..!? 이라는 상상도 해봤다 .

2막이 시작하고, 복싱장면의 위트있는 연출력에 넋이 빠져 있었고, 아무래도 언어의 장벽이 있었기 때문에 그 뒤에 한참 동안 이어진 드라마 장면에서 충분한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그러다가 마침내 #찰리 의 soul of a man 을 마주하게 됐다 .

그때 문득 든 생각이 이 공연의 줄거리를 요약한다면!? 평범한 청년 찰리가 드랙퀸 롤라를 만나면서 킹키부츠를 만들게 되는 이야기. 혹은 아주 간단하게는, 찰리의 성장스토리 (feat. 롤라)였다 .

물론 공연이 끝난 후에도 너무나 화려하고 끝내줬던 빌리포터의 롤라의 매력에 빠져나오질 못 하고 있었지만, 그때에도 내 마음 속 어딘가에는 무매력으로 느껴질 법한 찰리라는 캐릭터에 대한 염려(?) 와 연민(?)이 있었나 보다 .

한국 초연 공연때는 오디션에 갈 수 없는 개인적인 상황이 있었는데 사실 그때도 롤라에 대한 기억이 컸었다 . 배우의 본능(?)으로 더 눈에 띄는 역할에 마음이 갔달까?! 암튼, 2년이 지난 후 2016년에 배우로서 정체 되어있는 내 모습에 새로운 자극과 계기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갑자기 그때 찰리가 생각났다.

그 친구를 살려야 겠다! 매력을 살려보자! 찰리의 이야기를 알려야겠어. (찰리 역을 했던 배우들이 소화를 잘 못했다는 뜻이 아니고 , 킹키부츠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기 때문에 고군분투 하는 찰리의 모습에서 관객들이 각자의 모습을 투영하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는 의미임) 

그렇게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없는데 김칫국을 혼자 원샷하고 갔던 오디션에서, 어쩌면 떡을 받아 먹게 될 거 같은 분위기를 느낀 그 쾌감이란. 선입견을 깨고 이미지 반전의 분위기를 통해서 만나게 된 찰리는, 그래서 더 나에게 의미가 있는 친구인 것이다 .

오리지널 연출자 #제리미첼 #jerrymitchell 의 디렉션을 최대한 흡수하려고 했고, 그 당시 협력연출 이었던 #김동연연출 의 노트 또한 글로 적는 것이 아닌 몸으로 익히며 이해하려 했었다 .

어쩌면 그때의 내 나름의 습득력이 #인간바이블 화가 되어 몸에 새겨져 있기 때문에, 4년만에 오른 무대에서도 완벽하진 않았어도 흐름에 지장이 없게 해버린게 아닌가 싶다 .

늘 여장남자 역할만 할 수 있을 거란 사람들의 고정관념과 선입견에 대해, 나도 할 수 있다 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만큼, 이런 나를 통해서 , 배우 김호영을 통해서, 공연을 보는 관객들도, 그래, 나도 찰리 처럼 뭔가 할 수 있다. 김호영 처럼 도전 할 수 있다. 라는 생각이 들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더구나, 내가 찰리를 처음 했을 때, 그때 함께 무대에 올랐던 배우들의 믿음과 격려가 너무나도 컸기에 절대 나 혼자서 하는 작업이 아님을,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임을 몸소 느꼈기에, 비록 공연 중에 투입된 상황이었지만,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응급상황이었기 때문에, 킹키를 살려야 한다는 하나의 목적이 관통했기에, 서로에 대한 신뢰로 또 하나의 기적이 일어났지 않았나 싶다.

아직도 거센 물살 속에 있는 킹키지만, 우리가 바라보는 고지가 똑같다면, 곧 순항을 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어디에서든 기적은 일어날 수 있다. 아니, 일어난다! 사람을,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인다면. 기적이 일어나게 에너지 #끌어올려

사진=김호영 인스타그램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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