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이진 기자)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오은영이 아나운서 김보민에게 결혼 생활에 대해 조언했다.
6일 방송된 KBS 2TV '오케이? 오케이!'(이하 '오케이')에서는 오은영이 김보민의 고민을 상담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김보민은 "제 고민은 남편이 정말 예민보스다. 예를 들면 시계 초침 째깍째깍하는 소리도 싫어해서 저희 집에는 그런 시계가 없다거나 항상 변화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가는 식당만 가고 길을 못 찾으면 진짜 예민해진다. 청각, 후각, 미각 다 예민하다. 성격 자체가 예민하다"라며 털어놨다.
김보민은 "'선수 때만 예민하고 지도자가 되면 덜 예민하겠지'라는 생각은 착각이었다. 제 직업도 굉장히 예민한 직업이지 않냐. 저도 그런 직업을 갖고 있는데 집에 와서도 연이어서 그렇게 되니까 힘들 때가 생긴다"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김보민은 "연애까지 합하면 18년 됐다. 18년 동안 제가 맞춰줬으니까 그렇게 큰 싸움 안 나고 살아온 것 같다. 싸워봤는데 나만 힘들더라. 제가 울고 힘들어하는 걸 보기 싫다고 '나중에 다 울고 전화해'라고 한다. 이렇게 말했을 때 '악마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든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 앞에서 뭘 어떻게 싸움이 되냐. 그래서 다 맞춰줬던 것 같다"라며 고백했다.
양세형은 "경기가 잘 안 풀리거나 집에 들어왔을 때 어떤 이야기를 해주시냐"라며 질문했고, 김보민은 "들어오기 전부터 많은 준비를 한다. 경기 성적을 보는 순간 문자를 해야 하지 않냐. 온갖 문자를 준비한다. '오늘 너무 수고했어. 더운데', '빨리 털고 다음 경기로 가자', '오늘은 뭘 해도 안 되는 날이었어'라고 한다"라며 설명했다.
오은영은 "가까운 사람끼리는 일상을 공유하고 힘든 일이 있을 때는 어깨를 내어주고 위로하는 게 맞다.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건 위로의 방식이 본인이 원하는 방식이 있다. 그걸 물어봐야 한다. '어떻게 해줄 때 당신은 가장 편해? 마음에 도움이 돼?' 이렇게 물어보셔야 한다"라며 당부했다.
오은영은 "어떤 사람은 '다음에 더 잘할 수 있어' 이러면 그게 위로가 안 된다.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이게 위로가 된다고 한다. 사람마다 위로가 되는 내 마음에 위안이 되는 단어와 방식이 있다"라며 못박았다.
김보민은 "저는 '나 사랑해? 사랑한다고 이야기해 줘'라는 말은 했었다. 저는 그게 굉장히 위안이 된다. 그 사람 입에서 나오는 음성이 '응. 사랑하지' 이 이야기가 너무 듣고 싶어서 버릇처럼 습관처럼 이야기한다. 한 번도 남편한테 '내가 이렇게 하는 게 위로가 돼? 어떻게 해주면 좋겠어?'라고는 안 물어봤다. 선생님 정말 용하시다"라며 감탄했다.
김보민은 "저도 괜찮다고 스스로 많이 생각했는데 혼자 풀 수 있는 방법은 운전을 하다가 혼잣말을 하더라. '괜찮아. 괜찮지. 사랑하는 사람이랑 결혼했잖아. 너의 꿈이었잖아. 근데 괜찮아?' 혼자서 이러고 있다. 가만히 앉아 있었는데 눈물을 흘리고 있더라. 언제까지 맞춰야 되나. 나도 화내고 그런 포인트도 필요하지 않을까. 내 기분을 항상 숨기고 감추고 항상 경기가 있으니까. 나는 남편에게 어떤 아내일까 물어보고 싶기도 하다"라며 덧붙였다.
오은영은 "부부가 사랑하니까 내가 마음의 여력이 있어서 이 사람에게 맞춰줄 수 있다면 그것도 큰 행복이다. 어떨 때는 여력이 없을 때도 있다. 상황상 내가 조금 참아야 될 때가 있다. 그래도 진심은 말하는 게 맞다. 그 진심을 말하는 게 싸움을 걸거나 지나친 투정을 하거나 불평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면 안 된다. 이 상황을 그냥 말로 쭉 풀어서 말해야 한다"라며 조언했다.
오은영은 "근데 대부분의 참는 분들은 혼자 꾹 참는다. 그러고 있다가 열 번 중 아홉 번 참았다가 한 번 '내가 그동안 얼마나 참았는 줄 알아?' 그렇게 된 거다. 말의 기술을 바꾸라는 게 아니라 진심을 전달하는 말을 조금 더 잘 전달하도록 노력하고 변화시킬 필요는 있을 것 같다"라며 해결책을 제시했다.
또 김보민은 김남일에게 영상 편지를 띄웠고, "매일매일 치열하게 고민하고 살고 있어서 많이 힘든 것도 알고 그걸 내색할 수 없는 마음도 힘든 걸 알지만 가끔은 어떤 부분에서 힘든지 이야기를 많이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며 진심을 전했다.
사진 = KBS 방송 화면
이이진 기자 leeeeji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