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배우 김강현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연극 ‘임대아파트’를 통해서다. 김강현은 첫 각색과 연출을 맡아 완성도 높은 무대를 관객에게 전하고 있다.
김강현은 “연습한 만큼 작품이 잘 나왔다. 관객도 좋아하니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걱정은 되지만 자신감이 있었거든요. 자신한 것만큼 만들어진 것 같아요. 연극을 하면 초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아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요. ‘임대아파트’는 배우 라인업이 좋아 손해는 없겠다, 배우들에게 약속된 금액을 줄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임대아파트’는 현실과 이상의 괴리 속에도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청춘들이 임대아파트에서 초현실적인 일들을 겪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박성일, 동현배, 고은민, 김소라, 한서준, 심태영, 김소이, 박소희, 공현지, 안예인이 출연하고 있다.
“2006년 때 작가님이 임대아파트 사셨고 그 주변에 무명 배우도 있고 감독지망생도 있었다고 해요. 힘든데 언젠가는 되겠지 하면서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일상의 단면을 보여주려고 쓰신 것 같아요. 극단 단원들의 이야기를 위주로 써서 굳이 연기할 필요가 없고 대학로에서 공연하는 배우들도 많이 봤어요. 전회 매진은 물론 배우들을 위해 특별히 월요일 공연도 만들 정도로 사랑 받아 지금까지 오게 됐죠.”
지금은 무명배우이지만 언젠가 유명한 배우가 되리라는 꿈을 꾸는 윤정호와 오랜 연인인 재생을 바라보며 현실과 사랑의 괴리 속에서 갈등하는 윤정현, 미래가 두렵지 않은 MZ세대 윤정수 3남매가 나온다.
정호의 오랜 친구이자 매일 영화 시나리오를 고치고 또 고치는 감독 지망생 홍재생, 그리고 이들의 연인들의 일상 같은 이야기를 잔잔한 감동과 함께 생생하게 그려낸다.
“삶에 지친 분들이 ‘임대아파트’를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지칠 때마다 뮤지컬 ‘빨래’를 보거든요. ‘빨래’처럼 장기 공연은 아니지만 지칠 때 찾는 뮤지컬이 됐으면 해요.
지금 젊은이들이 살아가면서 당연히 힘들겠지만 마흔, 오십이 되면 지금처럼은 아니고 성장할 거거든요. 한탕을 노리기보다 직업에 대한 꿈을 갖고 계속 노력해보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에요. 따뜻한 마음으로 보시면서 희망과 긍정적인 기운을 얻어갔으면 좋겠어요."
김강현은 그동안 공연한 '임대아파트'에서 배우로 참여한 바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각색과 연출에 도전해 더 의미가 깊다.
“연출을 하게 됐을 때 제가 잘 아는 작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어요. 초연(2006년)부터 참여해 이 작품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했거든요. 시대에 맞지 않는 부분은 덜어내고 요즘 시대에 맞추려고 했어요. 우크라이나 전쟁 대사도 넣고요. 일본에 거는 전화비가 50만 원이 넘게 나왔다는 대사가 있는데 지금은 다 무료일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소액결제를 한 거로 바꿨어요. 연습 마지막 때는 제가 가진 코믹함을 집어넣고 애드리브도 넣었어요. 객석의 반응을 보면서 수정을 거쳤죠.”
김강현은 연기 생활 동안 '임대아파트'를 쓴 김한길 연출의 영향을 많이 받았단다. 이는 그가 이 작품의 연출이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스승님(김한길 연출)의 작품이 1년, 2년에 한 번 공연돼 ‘김한길 작품이 대학로에 살아있구나’라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연기를 가르쳐주고 이 자리에 있게 해준 분이어서 보은하고 싶었고요. 첫 연출이어서 음악, 조명, 무대 디자인 등에 대한 말씀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기술적인 부분을 잘 보완했어요.”
2000년 연극 '총각파티'로 데뷔한 김강현은 드라마, 영화, 연극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다. 배우로서 작품에 임하는 것과 연출가로서 임하는 게 너무 다르단다.
“연출이 너무 힘들어 배우 할 때가 편했다고 느껴요. 배우일 때는 연출님, 상대 배우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작품에 몰입하면 되거든요. 지금은 반대로 배우들이 저를 찾아오고 물어봐요. 상대할 사람이 많아 지칠 때가 있지만 제가 지치면 객석이 빌 것 같아 뛰어다니고 움직이죠. 배우들보다 일찍 나오고 홍보도 하고요. 그러다 정신이 나갈 뻔한 적도 있어요.
하지만 너그러워지는 장점도 있어요. (웃음) 대사 실수도 있고 우당탕탕할 수도 있고 음향이나 음악 실수도 할 수 있잖아요. 그럴 수 있다고 넘어가 주면서 좋은 사람이 돼가요. 배우의 마음을 잘 아니 화를 안 낸 게 되고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웃으면서 하게 되고요. 연출자의 입장을 아니 연기할 때도 도움이 많이 돼요. 감독님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게 된 경험이 됐어요. 신경 쓸 게 많은데 다 해내는 연출자들이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걸 실감했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 고아라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