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엑셀시오르전 30분 출전, 강렬한 데뷔전 치러'
'첫인상'이 결정되는 시간은 극히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축구 선수라면 새로운 팀에서의 첫 경기를 잘 치러야 좋은 첫인상을 심을 수 있다.
다행히 이천수(26)는 자신의 네덜란드리그 첫 데뷔전에서 좋은 활약으로 페예노르트팬들에게 좋은 첫인상을 심어줬다. 이천수는 21일 새벽 3시(한국 시각) 네덜란드 로테르담 더 카윕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7/08시즌 에레디비지에 8라운드 엑셀시오르와의 홈경기에서 후반 15분 투입돼 네덜란드리그 데뷔전을 가졌다.
이날 30분 그라운드를 휘저은 이천수는 '로테르담 더비'로 꼽히는 엑셀시오르전에서 맹활약 펼쳤다. 이천수는 엑셀시오르에 고전하던 페예노르트의 침체된 분위기를 짧은 시간에 뒤바꿨고 이에 페예노르트는 후반 32분 판 브롱크호스트의 결승골을 얻어 1-0 승리를 거두었다.
페예노르트의 공격은 이천수로부터 시작됐다. 왼쪽 윙 포워드로 나선 이천수는 후반 17분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아 자신의 움직임을 중앙으로 꺾어 블링트에게 정확한 스루패스를 연결하는 재치를 발휘했다. 후반 18분과 19분에는 중앙에서 공을 잡아 공격을 전개했고 21분과 24분에는 왼쪽 코너킥을 2차례 직접 날리는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마련했다.
그러나 아쉬움도 따랐다. 후반 23분 엑셀시오르 문전 중앙에서 로이 마카이의 전진패스를 받아 결정적인 오른발슛을 날리려던 순간 상대 수비수가 태클로 저지하여 데뷔골 기회가 무산됐다. 후반 25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마카이에게 날카로운 크로스를 연결했고 3분 뒤에는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하여 공을 잡아 공격 기회를 노리는 등 짧은 시간 동안 여러차례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후반 막판에는 이천수의 여유있는 동작 하나 하나가 점점 눈에 띄기 시작했다. 후반 37분 왼쪽 측면에서 부지런히 엑셀시오르 진영을 파고들어 상대팀 선수들을 여유있게 농락했다. 후반 43분에는 문전 중앙에 위치한 마카이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연결했는데 마카이가 슛 기회를 놓치는 바람에 첫 도움 기록이 무산됐다. 이 때 마카이는 이천수에게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그의 실력을 인정했다.
이천수는 30분 동안의 강렬한 데뷔전을 치러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2달 동안 공식 경기를 치르지 않았음에도 불구 공을 잡는 감각은 여전히 살아있다"며 이천수의 데뷔전이 인상 깊었다고 평가했다. 이천수의 페예노르트는 위트레흐트를 제치고 최근 3연승으로 네덜란드리그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게 됐다.
[사진=이천수 (C) 페예노르트 홈페이지]
이상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