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조민수가 두 편 연속으로 참여하게 된 '마녀' 시리즈에 대한 아낌없는 애정을 전했다.
조민수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마녀 Part2. The Other One'(이하 '마녀 2')(감독 박훈정) 인터뷰에서 영화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마녀 2'는 초토화된 비밀연구소에서 홀로 살아남아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소녀 앞에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녀를 쫓는 세력들이 모여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액션 영화로 조민수는 1편 속 닥터 백의 쌍둥이 동생이자 수십 년간 진행된 마녀 프로젝트를 기획한 창시자 백총괄 역을 맡았다.
2018년 개봉한 '마녀' 1편에서 닥터 백 캐릭터를 통해 강렬한 카리스마는 물론, 극을 든든하게 받치는 중심 역할을 소화한 조민수는 2편에서는 비밀연구소 아크에서 소녀(신시아 분)가 사라지자 은밀하고 침착하게 소녀를 제거하기 위해 움직이는 백총괄로 변신, 저돌적이고 냉철했던 닥터 백과는 180도 다른 성격을 지닌다.
이날 조민수는 "연기자로서, 어떤 하나의 타이틀 안에 있다는 것은 좋은 것이지 않나. 요새 프랜차이즈 같은 느낌의 영화들, 드라마도 나오긴 하지만 '마녀'는 거의 4년 전이 이미 시작점이었다. 4년 후에 지금 2편이 나오긴 했지만, 그 기획 안에 제가 들어가있다는 것이 정말 좋다"고 웃으며 "연기를 하다가 제가 없어졌을 때, 그래도 그 안에 내가 있었고 계속 사람들에게 회자될 수 있다는 사실이 연기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행복한 일이다"라고 뿌듯해했다.
또 "'마녀'가 이렇게 확장되는 것, 한국 영화가 확장돼가는 것이 좋다. '어벤져스'도 보면 그 세계관을 확장시키지 않나. 4년 전에 '마녀'가 개봉했을때만 해도 그런 것을 낯설어하는 시선이 있었는데, '마녀'를 하면서는 저도 정말 진심으로 연기해야 한다는 어떤 소명을 느꼈던 시간이었다"고 얘기했다.
전편에 비해 출연 분량은 적지만, 1편과 2편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은 물론 내적인 분위기와 외적인 모습의 변화까지 박훈정 감독과 디테일하게 상의를 이어가며 캐릭터를 완성했다.
이에 조민수는 "'마녀'는 나다'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웃으면서 "렌즈 같은 디테일한 것부터 다 바꿨다. 1%라도 다른 느낌을 주면 관객 분들은 알아주실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야 더 캐릭터에 밀착될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1편의 분주했던 움직임과는 달리, 2편에서는 정적인 모습을 주로 소화해야 했기에 느낄 수 밖에 없던 고충도 토로했다. 조민수는 "백총괄은 몸을 쓸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었다. 1편때 닥터 백만 해도 작은 공간에서 혼자서 정말 많은 대사를 소화해야 하는 신이 있었다. 그 신을 해내며 힘들기도 했지만 몰입도가 높았다는 평을 받아서 행복했었는데 백총괄은 몸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답답함도 컸다. 박훈정 감독에게도 '나 일어나면 안돼?'라고 할 정도였다. 대신 눈빛으로 표현하려고 애썼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또 "저도 어제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마녀2'를 처음 봤는데, 정말 CG가 좋다는 것이 느껴졌었다. 감독님의 디테일한 연출이 없으면 할 수 없는 부분이지 않나. 그리고 스토리도 계속 확장해갈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까, 언젠가는 백총괄의 솔로 무비도 나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마녀' 시리즈로 계속 밥벌이를 하고 싶은 마음이다. 물론 박훈정 감독님이 글을 쓰셔야겠지만 말이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작품을 함께 한 든든한 동지가 된 박훈정 감독에 대한 신뢰도 드러냈다. 조민수는 "박훈정 감독님은 어떤 면에서는 작가주의를 갖고 계신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에 대한 욕망이 크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 글을 어떻게 영상으로 만들지, 그 확장성에 기대가 크다. 그리고 다양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제가 '마녀' 1편과 2편을 박훈정 감독님과 같이 했다고 해서 감독님을 좋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웃어 보인 조민수는 "박훈정 감독님과 함께 작업하면서 '좋은 사람하고 일할때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어떤 면으로 보면 박훈정 감독님이 조금은 살갑지 않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는데, 저는 오히려 그 점이 박훈정 감독의 장점이라고 본다. 쑥스러움이 많은 스타일이다"라고 웃었다.
이어 "제가 이렇게 조금 살아보니, 살면서 말로는 친절하게 얘기하는데 행동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많이 봤었다. 박훈정 감독님은, 현장에서 막내 이름까지 불러가면서 기억을 해주더라. 막내 이름까지 그렇게 알아주는 대장은 많지 않다"며 "그런 사람과 작업을 하면 좋은 것이다. 특히 글에 대한 것을 물어보고 하면 머릿 속에 들어있는 것이 많으니까 무수한 얘기를 전한다"며 신기해했다.
'마녀' 1편과 2편을 통해 연기에 대한 즐거움과 책임감을 더 느끼게 됐다는 조민수는 시종일관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소탈하게 대화를 이어가며 "다양한 사람들이 나와서 다양한 캐릭터를 표현하는, 다양한 영화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늘 연기를 할 때 어떤 역할과 장르가 됐든 본심을 다해서, 제 심장을 때리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그것이 제게 주어진 역할이라고 보고, 그렇게 최대한 노력하면서 앞으로도 연기해가고 싶다"는 의지를 전했다.
'마녀2'는 15일 개봉한다.
사진 = NEW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