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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승 리오스, 올 시즌 새 하늘을 열다

기사입력 2007.10.04 02:35 / 기사수정 2007.10.04 02:35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다니엘 리오스(35). 그가 '개천절'에 새 하늘을 열었다.

리오스는 3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현대 유니콘스와의 경기에서 8.1이닝 1피안타 1실점 탈삼진 3개의 완벽투로 시즌 22승째를 따내며 두산의 3:2 승리를 이끌며 팀의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지었다. 

9회 초 1아웃에서 8번 타자 강귀태에게 좌전 안타를 맞으며 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퍼펙트 게임이 무산된 것은 아쉬울 따름. 그러나 두산의 1선발 다운 모습을 보여주며 '오수형 전성시대'를 실감케 했다.

리오스는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현대 타선이 의외로 내 공을 공략하지 못해 2,3회 정도에 무언가 (기록이)나올 것 같다고 기대했다. 기록이 무산되었지만 팀이 승리했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진 않는다.'라고 밝혔다. 

포스트시즌 대비에 대해서는 '플레이오프가 열리기 전까지 체력 관리에 힘쓰면서 좋은 활약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인터뷰를 끝마쳤다.
 
2000년 이후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20승 투수가 된 리오스. 그의 활약은 자신의 출중한 기량이 팀과 확실히 조화되었기에 더욱 빛났다. 올 시즌 리오스는 6회까지는 어깨에 힘을 빼고 던지며 상대 타자들을 상대했고 7회 이후에는 제 구위를 선보이는 피칭을 펼쳤다. 

리오스가 구사하는 슬라이더, 역회전볼, 싱킹패스트볼 등의 변화구는 횡으로 변하는 움직임이 대단했기에 경기 초반 힘을 뺀 공이라도 상대가 공략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공이다.

3일 경기에서도 6회까지 143~145km/h대의 직구로 힘의 60~70%정도만을 할애한 피칭을 펼쳤다. 그리고 7회가 되면서 직구구속은 148km/h로 훌쩍 높아졌다. 이는 상대적으로 커다란 잠실구장의 규모와 리오스의 좋은 구위가 있었기에 나올 수 있는 피칭이었다. 

리오스가 KIA 타이거즈에서 뛰던 시절에는 이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 잠실을 홈으로 쓰는 현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등판하던 구장의 크기가 협소했기 때문.

또한, 리오스가 2005' 시즌 두산으로 이적한 이후 심적으로 안정을 찾았다는 데에도 그 이유가 있다. 리오스는 KIA에서도 47승을 거두며 좋은 활약을 펼쳤으나 팀의 확실한 중심축이라고 보기에는 힘들었다. 

위계질서가 우선시 된, 무거운 분위기를 보였던 KIA의 덕아웃에서 리오스는 큰 발언권을 얻지 못했다. 2004년 17승을 거두는 등 눈부신 활약으로 KIA 팬들로부터 '이오수'라는 한국명을 받으며 사랑을 받았어도 리오스가 받은 사랑은 김진우(KIA 임의탈퇴) 그 다음이었다.

그러나 두산에서 리오스는 '이방인'이 아니다. 리오스는 자신의 딸 가브리엘과 주장 홍성흔(31)의 딸 화리가 비슷한 또래라는 점, 둘 다 활발한 성격을 갖췄다는 공통분모 아래 급격히 친해졌다. 

또한, 다른 선수들도 리오스를 믿고 따랐다. 2007' 시즌 새로 두산에 가세한 신인 투수 임태훈(19)은 리오스에게 많은 질문을 하면서 자신의 기량도 키워나갔고 올 시즌 가장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리오스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친밀감있게 다가가며 덕아웃에서도 두산의 일원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가끔 별다른 이유가 없음에도 푸짐한 간식거리를 제공하며 선수단의 분위기를 띄웠다. 

또한, 팀 타선의 침묵으로 승리가 날아가는 경우에도 의연한 태도로 덕아웃을 지키다 경기 종료 시에는 박수를 치며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선수들을 격려했다.

게다가 팬들의 사인공세에도 얼굴 찌푸림이 없이 친절한 모습을 보이는 리오스가 아니던가. 리오스는 출중한 기량, 활달한 성격, 팀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씨 등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다른 외국인 선수들에게 '살아있는 교본'이 되고 있다.

개천절에도 놀라운 활약을 보여 준 리오스. '이방인'이 아닌 팀의 일원으로 녹아 들어가며 '새로운 하늘'을 열어 젖힌 리오스가 가을잔치에서는 어떤 투구로 팬들을 놀라게 할 지 기대해보자.

<사진=두산 베어스>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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