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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인 "국악·정통 트로트는 나의 뿌리, 할 말은 해야죠"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2.05.14 08:00

김노을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노을 기자) 가수 송가인이 자신의 뿌리인 국악과 정통 트로트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지난달 세 번째 정규앨범 '연가(戀歌)'를 발매한 송가인은 13일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송가인의 '연가'는 정규 2집 '몽(夢)' 이후 1년 4개월 만에 발표한 신보다. 메인 타이틀곡 '비 내리는 금강산'은 국민가요 '동백아가씨'의 작곡가 고(故) 백영호의 미발표곡으로, 남북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실향민의 애환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담았다.

더블 타이틀곡인 '기억 저편에'는 그리움에 잠 못 드는 가을밤처럼 기억 저편에 사랑은 남아있다는 의미를 담아 따뜻한 봄의 감동을 안긴다. 송가인과 여러 번 합을 맞춰온 이충재 작곡가가 작사, 작곡, 편곡을 맡아 완성도를 높였다.

송가인은 실향민의 애환이 담긴 곡을 타이틀로 정한 이유에 대해 "'한 번은 내가 해야 한다'라는 생각이었다. 그래야 전통이 이어진다. 그중에서도 진한 스타일이고, 제가 잘 표현할 수 있을 거 같았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헌정곡 '시간이 머문 자리'도 발표했던 송가인. 줄곧 우리의 아픈 과거를 노래해온 그는 "곡이 저한테 온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좀 더 한스럽고 애환이 담긴 목소리라고 생각해서 맡긴 게 아닐까 싶다. 저는 다른 건 생각하지 않고 오직 위안부 피해자만 생각했다. 후손으로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했는데 노래를 부르는 것밖에 없는 것 같아 흔쾌히 재능 기부를 했다"고 털어놨다.

앨범에는 이외에도 가슴 아픈 사랑의 전설을 담은 '장미꽃의 전설', 오리엔탈 클래시컬 국악 발라드 '월하가약', 낯선 이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밤차에서', 사랑하는 이가 다시 돌아오길 기다리는 원망과 그리움의 '사랑의 꽃씨', 사랑의 힘은 대단하다는 '내 사랑 비타민', 정통 가요의 국악 풍을 접목한 '물음표', 내레이션 버전의 '비 내리는 금강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기리는 '시간이 머문 자리' 등 총 10곡이 수록됐다.

송가인은 수록곡들의 배치 순서에 대해 "대중적으로 순서를 짰다. 팬들의 반응을 보면 맨 아래에 있는 곡을 좋아해주시는 경우도 있고 전혀 생각하지 못한 걸 좋아해주시기도 한다. 이번에는 정통 트로트를 많이 넣었다"고 설명했다.

송가인의 말대로 이번 앨범에는 정통 트로트의 진수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세미 트로트가 아닌 정통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 장점을 잘 나타낼 수 있어서 정통을 고집한다"는 송가인은 "잘 보여줄 수 있는 것을 하는 게 맞지 않나. 정통 트로트도 젊은 친구들이 많이 좋아해준다. 그동안 세미 트로트만 알았던 젊은 세대가 정통 트로트를 알게 된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정통 트로트 시대가 다시 부활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팬들이 중장년층이다 보니 거기에 포커스가 맞춰진 것도 사실이다. 물론 어떠한 시도라도 좋다고 생각한다. 도전과 변형을 반복하며 발전하는 것 아닐까. 그럼에도 당연히 뿌리는 변하지 않는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송가인은 최근 교육부가 공개한 '2022년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 시안'의 성취기준에서 국악이 삭제된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국악을 15년 넘게 했기 때문에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 나서서 할 말은 해야 한다고 봤다"고 말했다.

또 "틀린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이 시대에 할 말은 하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악 전공자로서 말을 하지 않을 이유는 없기 때문에 당당하게 이야기 할 수 있었다. 국악을 우리나라에서 하지 않으면 어디서 하겠나.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게 말이 안 된다"며 속상함을 감추지 못했다.

송가인은 2012년 싱글 앨범 '산바람아 강바람아 사랑가'로 데뷔했다. 2019년 TV조선 '미스트롯'에 출연해 우승을 차지하며 트로트 신드롬의 선봉에 섰던 그는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이했다.

"10주년이 체감되지 않는다"는 송가인은 "선배님들을 생각하면 너무 아기라 10년 가지고는 말도 못 꺼낸다. 앞으로 50주년 될 때까지 열심히 국민 가수의 길을 걷고 싶다. 트로트 장르가 부활했지만 부담감, 책임감도 크다. 어깨가 무거운 것은 사실"이라고 덤덤히 고백했다.

트로트 신드롬 이후 우후죽순 트로트 관련 예능 프로그램이 쏟아진 것에 대한 생각도 솔직하게 밝혔다. 송가인은 "채널만 돌리면 트로트가 나오니까 역효과가 날까봐 저로서는 염려스러웠다. 누군가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없는 일 아닌가. 그런데 또 시간이 지나니까 자연스럽게 변화되더라"고 털어놨다.

송가인의 다음 스텝은 무엇일까. 트로트 가수도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송가인은 "발라드 앨범을 내보고 싶다. 도전하고 싶은 마음, 가사를 쓰고 싶은 마음이 있다. 제가 하면 또 다른 느낌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겨울쯤 발라드 앨범을 내보면 어떨까 상상해보고 있다"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렘을 내비쳤다. ([엑's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포켓돌스튜디오

김노을 기자 sunset@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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