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나에게도 본인에게도 의미 있는 승리였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지난 4일 LG 트윈스전에서 5-2로 승리하면서 사령탑 데뷔 후 통산 600승 고지를 밟았다. KBO 40년 역사에서 10명 밖에 없었던 위업으로 현역 최고 명장으로서 의미 있는 대기록을 하나 더 추가하게 됐다.
김 감독의 600승의 발판을 놓은 건 우완 이영하였다. 선발투수로 나선 이영하는 5⅓이닝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하며 시즌 2승을 따냈다. 최근 선발 2연패의 부진을 씻어내고 반등의 발판을 만든 건 덤이었다.
이영하는 경기 후 "감독님의 600승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돼 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사령탑을 향한 축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이튿날 이영하의 얘기를 듣자마자 "나도 (이영하에게) 고맙다 말해줘야 하느냐" 웃은 뒤 "이영하가 최근 2경기에서 조금 안 좋았는데 조금씩 좋아질 수 있어서 다행이다. 전날 경기까지 내용이 나빴다면 본인 스스로 생각이 많아질 수 있었는데 나에게도 이영하에게도 의미 있는 경기였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영하는 공교롭게도 김 감독의 기록 달성에 동행 중이다. 김 감독이 2019년 7월 7일 SK(현 SSG)전 승리로 통산 400승을 달성했을 당시 선발투수도 이영하였다. 이영하는 김 감독의 400승 경기에서 6이닝 4실점을 기록했지만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다. 이날 승리투수가 됐다면 데뷔 첫 10승을 달성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김 감독은 이 때문에 400승 달성 직후 "내 개인 기록보다는 이영하의 10승이 미뤄진 게 아쉽다"고 말할 정도로 이영하를 향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었다.
이영하는 지난 2년 부진과 비교하면 올 시즌 출발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6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5.46, 퀄리티스타트 1회로 등판 때마다 기복은 있지만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김 감독도 "이영하가 이제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쭉 역할을 해줘야 한다. 내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본인이 더 잘 알고 있다"며 "조금 안 좋아도 페이스를 찾아가는 모습이 어느 정도는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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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