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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빈의 수난'이 부른 승리, 개운하지 못한 이유

기사입력 2011.03.25 03:47 / 기사수정 2011.03.25 12:3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저력의 삼성화재'가 맞수 현대캐피탈을 2연패 궁지에 몰아넣었다. 삼성화재는 지난 2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3-2(23-25, 31-29, 25-23, 20-25, 15-12)로 제압했다. 삼성화재는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단 1승만 남겨놓게 됐다.

삼성화재의 '절대적 공격수'인 가빈은 이날 홀로 무려 57득점을 올렸다. 프로배구 출범 이후, 한경기 최다득점 기록을 세운 가빈은 팀 공격의 홀로 책임졌다. 이날 경기에서 가빈은 57득점이라는 어마어마한 점수를 올렸지만 공격점유율도 70%에 이르렀다. 가빈은 '혼자서 공격하는 배구'가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주었다.

삼성화재가 가빈의 공격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의견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어려운 볼을 때려줄 공격수가 부재한 삼성화재에 가빈의 존재는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플레이오프에서 '이기는 배구'는 매우 중요하다. 이기지 못하면 탈락하게 되고 결국, 다음 시즌을 준비하게 위해 보따리를 싸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정'이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 단 한명의 공격수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배구는 좋은 경기 관전을 원하는 팬들과 한국 배구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엄청난 양의 볼을 때린 가빈은 4세트부터 지친 모습이 역력히 드러났다. 어깨 통증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오는 볼을 혼신의 힘을 다해 처리했다.

프로배구에서 외국인 선수의 역할은 어려운 볼을 처리해주고 결정적인 상황에서 '한방'을 때려줄 수 있는 공격력이다. 가빈은 정규리그를 치르면서 일관적으로 "공격을 처리해 주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나에게 맡겨진 일을 충실히 하고 싶다"는 말을 남겨왔다.

가빈은 외국인 선수지만 팀 융화력이 뛰어나고 누구보다 성실하다. 이러한 자세는 한국배구 적응에 촉매제가 됐으며 지난 시즌 삼성화재 우승의 원천이 됐다. '서브리시브의 달인' 석진욱이 부상으로 빠진 삼성화재는 시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이러한 와중에서도 선전할 수 있었던 원인은 가빈이란 걸출한 공격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의 신치용 감독은 가빈과 날개공격을 이끌어가야 할 박철우의 활약에 대해 늘 아쉬움을 표명했다. 박철우는 이날 경기에서 13득점에 그치고 말았다.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삼성화재는 챔피언결정전만 치를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하면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연달아 치르게 된 현 상황은 지난해와 비교해 전혀 다르다.

가빈은 플레이오프 2차전을 마친 뒤, 매우 힘들어하고 있는 자신의 상태를 피력했다. 팀 공격의 대부분을 홀로 처리하며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모두 치르는 것은 선수에게 큰 짐이 된다.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위해 삼성화재는 가빈의 활약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챔피언결정전을 대비해 주공격수를 상황에 따라 아끼는 점도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가빈의 체력과 컨디션이 팀 승리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가빈은 2차전까지 혼신을 다해 현대캐피탈과 맞섰다. 삼성화재가 하루빨리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려면 가빈을 제외한 다른 공격수들의 분전이 필요하다.

[사진 = 가빈, 삼성화재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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