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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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티니의 어린시절과 '챔피언스리그 대개혁'

기사입력 2007.09.21 17:19 / 기사수정 2007.09.21 17:19

김범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범근 기자]  플라티니 회장, "유럽축구 변방 국가의 아이들도 웨인 루니의 플레이를 직접 볼 권리가 있다"

19일 오전 3시 30분(이하 한국시간)에 '꿈의 무대'를 향한 대장정, 2007/08시즌 UEFA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이 일제히 시작했다.

올 시즌 역시 우승팀 AC 밀란과 준우승팀 리버풀을 포함해 FC 바르셀로나, 인테르, 아스날, 레알 마드리드 등 유럽의 명문들이 참가한 가운데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다.

지난 시즌에 비해 유럽 중하위권 리그 팀들의 참여가 늘었다는 점.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이 이번 시즌부터 '빅 리그' 팀들의 참가를 축소해 유럽축구의 변두리 취급을 받던 리그의 팀들에게 출전 기회를 주었기 때문에 이루어진 일이다.

플라티니의 '중하위권 팀들의 출전 기회 늘리기' 공약은 그가 UEFA 회장으로 당선되는 데 있어 큰 힘이 됐다. 이 공약에 FIFA까지 힘을 실어줬지만 정작 챔피언스 리그의 터줏대감들인 G14(18개 유럽 명문구단들의 협의체)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히며 한 때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왜 플라티니는 돈이 되지 않은 변두리 클럽들의 챔피언스리그 참가에 전력을 기울였을까?

결정적인 이유는 자신의 유년시절 추억 때문. 그는 지난 5월, 잉글랜드 축구 유력지 '월드 사커'와의 인터뷰에서 "어렸을 적 프랑스 메츠 지역에서 살았을 때, 나는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적인 스트라이커 알프레도 디 스테파뇨의 환상적인 플레이를 직접 보게 되는 황홀한 경험을 했다"며 당시 감동을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가졌던 감동을 "잉글랜드팬들만이 아닌 유럽축구의 중심이 되지 못하고 있는 나라의 아이들도 웨인 루니의 플레이를 직접 볼 권리가 있다"며 자신이 거대이해집단인 G14의 맹렬한 반대에 맞선 이유를 담담히 이야기했다.

그는 이어 "챔피언스리그는 단지 돈을 벌기 위한 대회가 아니다"며 상업화되가고 있는 리그에 일침을 가한 뒤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을 가능하게 만들겠다"는 포부와 함께 챔피언스리그 개혁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에는 그의 바람과 함께 로젠보리(노르웨이), 올림피아코스(그리스), 베식타스(터키), 샤크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 스테아우아 부쿠레슈티(루마니아 등이 32강 조별리그에 합류했다.

물론, 플라티니의 이러한 추진이 이 팀들의 성적에 따라 평가가 나겠지만 더 다양한 국가의 다양한 팀들이 참가한다는 차원에서 어느 때보다 깊은 의미가 있는 시즌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플라티니의 공약은 어느 정도 현실에 반영되고 있다. 19일과 20일에 치러진 1차전 경기들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 로젠보리는 첼시원정경기에서 1-1무승부를 거둬 도박사들과 팬들에게 놀라움과 신선한 충격을 안겼고,  페네르바체와 샤크타르 도네츠크 또한 인테르와 셀틱을 상대로 1-0, 2-0 승리를 거뒀다.

1차전밖에 치러지지 않은 상태에서 중하위권 팀들의 활약을 논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 그러나 한 경기 한 경기의 승부가 중요한 상황에서 이 팀들이 선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은 주목해 볼 만하다. 이들의 활약이 얼마나 지속될지 팬들은 잠 못 이루며 이들을 지켜보고 있다.

선수시절 '마술사'라는 칭호를 받던 전설적인 선수 미셸 플라티니의 간절한 바람이 '찻잔의 폭풍'이 아닌 유럽의 변화를 일으킬 거대한 폭풍이 될지 주목된다.



김범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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