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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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우희 "동료와 경쟁? 제 가치관과는 안 맞아요"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2.04.13 17:50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천우희가 '앵커'를 통해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며 느꼈던 점들을 털어놓았다.

천우희는 13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앵커'(감독 정지연) 인터뷰에서 영화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앵커'는 방송국 간판 앵커 세라(천우희 분)에게 누군가 자신을 것이라며 직접 취재해 달라는 제보 전화가 걸려온 후, 그녀에게 벌어지는 기묘한 일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앵커'에서 천우희는 성공을 향한 강박과 불안을 가진 앵커 세라 역을 연기했다. 천우희는 '앵커'를 통해 죽음의 제보 전화 후 세라가 겪게 되는 예민한 감정 변화와 심리적 혼란, 생생한 공포를 강렬한 눈빛으로 표현하며 극의 미스터리함을 더했다.

이날 천우희는 "단면적으로는 앵커라는 직업이 제일 흥미로웠다. 그동안 너무 사회 초년생이나 학생 역할을 많이 하다 보니까, 연차가 쌓일수록 연기로서 프로다운 면모를 한번 표현해보면 좋겠다 싶은 마음이 있었다. 앵커라는 직업으로 장르적인 특성이 잘 표현된 것 같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극적인 감정선이 많아서, 조금은 더 장르적인 것과 심리적인 것을 결이 잘 맞게 명확히 표현하고 싶어서 그래프를 그려가며 준비했었다"고 얘기했다.


이어 천우희는 "연기적으로 조금은 더 신경을 쓰고, 날을 세우고 있지 않으면 조금이라도 놓칠 것 같아서 시간과 공간적인 압박감을 계속 캐치하려고 하고 있었다"고 말을 이었다.

또 앵커 역할을 표현하기 위해 외적으로도 노력한 과정을 전하며 "기초 과정부터 다 배웠다. 연습 밖에는 답이 없더라. 발성, 속도, 자세, 표정 등 전달하는 방식을 (KBS 아나운서 출신) 김민정 아나운서에게 배웠다. 중립적이고 정제된, 신뢰감 있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는데, 연기적으로는 이 인물이 갖고 있는 극적인 내면이 있다 보니까 그 두 개를 융합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도 오히려 표현하면서는 나름대로 재미가 있더라"고 전했다. 

헤어스타일도 단발머리 스타일로 변신을 시도했다. 천우희는 "단발머리로 나온 작품은 처음이었다. 저도 신선하더라"고 미소를 보이며 "커트했을 때 반응이 좋았다. 오히려 더 어려보인다는 말을 들어서 한번 더 커트를 했고, 제가 이전 작품에서는 거의 노메이크업이었는데 캐릭터와 비슷한 결을 나타내기 위해 의상과 메이크업을 통해서 조금은 더 성숙한 모습 보이려고 외적으로도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매 장면마다 감정의 선이 높다보니 에너지 소모가 컸다"고 덧붙이면서는 "그런데 오히려 그런 시간적인 압박감같은 것이 극적인 동력이 되기도 했다. 제 안에 있는 감정을 꺼내서 쓰긴 하지만 제 스스로는 연기를 하면서 항상 스스로를 객관화하려고 한다. 그래야 자기 감성에 빠지지 않고 연기할 수 있고 연출 의도에 맞게 더 표현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어느 정도의 정신적인 데미지는 분명히 있겠지만, 그런 온·오프를 잘 하려고 한다. 그래야 저도 건강할 수 있고, 연기적으로도 잘 표현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노력하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과거 여러 인터뷰를 통해 '한국영화의 힘들고 센 캐릭터는 다 나에게 오는 것 같다'며 고충 아닌 고충을 토로했던 천우희는 "센 캐릭터는 항상 양면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스스로에게 압박감을 부여해서 힘든 역경 속에 들어가있는 느낌이 있지만, 또 그것을 해냈다는 쾌감과 나름대로의 만족감이 있다. 그리고 꼭 센 캐릭터라고 해서 어렵고, 즐겁고 유쾌한 캐릭터라고 해서 어렵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앵커'는 여성 캐릭터가 처음부터 끝까지 서사를 다 갖고 있다는것, 그리고 그것을 표현할 수 있었다는 것에 만족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앵커' 속에서 천우희는 후배와 뉴스 앵커 자리를 놓고 서로를 견제하며 긴장감을 더한다. 영화 속은 물론, 천우희가 일하는 배우 세계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경쟁'이라는 부분에 대해 "자리를 뺏긴다?"라고 잠시 생각한 천우희는 "그런데 배우는 항상 선택받는 직업이지 않나. 외부적으로 봤을 때도, 그리고 배우 스스로도 항상 경쟁 속에서 살아간다고 생각할 것 같다. 그런데 저는 뭐랄까. 그 경쟁이라는 것은 어떤 외부적인 평가가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싶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어 "본인이 스스로 어떤 경쟁심리를 느낀다든지, 아니면 자격지심같은 것이 있든지 개개인마다 다를 것 같다. 그것을 의식하느냐 아니냐 그 차이 같은데, 저로서는 그 경쟁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고 웃으며 "제가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작품마다 자신의 인연이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연기할 땐 정말 치열하게 하지만, 예를 들어 어떤 작품을 얻어내기 위해 동료 배우들을 의식하면서 경쟁하듯이 연기하는 것은 제 가치관과는 전혀 맞지 않다"고 담담하게 얘기했다.


2004년 영화 '신부수업'으로 데뷔한 천우희는 아직까지도 대중에게 강렬하게 남아있는 영화 '써니'(2011)와 '한공주'(2014)를 비롯해 '곡성'(2016), '우상'(2019), '버티고'(2019)와 드라마 '멜로가 체질'(2019) 등 많은 작품 속에서 다채로운 얼굴을 선보여왔다. 20일 개봉하는 '앵커'와 일주일 뒤인 27일 개봉하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에 이어 촬영을 마친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티빙에서 공개되는 '전체관람가+: 숏버스터'의 '부스럭'(감독 조현철)까지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천우희는 "4월에 두 작품이 우연치 않게 연이어 개봉하게 됐다. 그래도 제 입장에서는, 다시 극장가에 활력을 좀 찾는 시기가 좀 된 것 아닌가 싶어서 기쁘기도 하다"며 "두 작품의 결이 아예 다르다. 비교하는 재미로 보시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제가 이전에도 1~2년에 걸쳐 찍은 작품이 한 두달 사이에 이어서 개봉한 적이 많았다. 이걸 징크스라고 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며 웃었다.

또 "매 작품 이전보다는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한다. 사실 과거의 제 모습을 본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앵커'로는 영화 속의 프로다운 성숙한 모습으로 관객들을 납득시키고 싶은 마음이 있고, 관객 분들의 반응을 보고 또 제가 성장했나 안했나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저 개인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그런 관객 분들의 평가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앵커'는 20일 개봉한다.

사진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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