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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 Brand Story] 직경 42mm의 과학, 국산 골프공 '볼빅'

기사입력 2011.03.19 00:05 / 기사수정 2011.03.19 00:05

유정우 기자

 

[엑스포츠뉴스= 유정우 / 강정훈 기자] 구기 종목은 흔히 세 가지로 구분된다. 배구, 테니스 등과 같이 네트를 사이에 두고 경기를 펼치는 네트(net)형과 야구나 소프트볼처럼 '루 베이스'와 '홈 플레이트'가 필요한 베이스볼(baseball)형.

마지막으로 축구, 농구, 골프 등과 같이 때리거나 차거나 함으로써 상대방 골을 공략하거나 지정된 미션수행을 겨루는 골(goal)형 등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작고 민감한 공을 사용하는 구기종목은 무엇일까? 예상대로 탁구와 골프이다. 탁구는 직경이 약 40mm 크기의 공을 사용하며, 골프도 약 42mm 크기의 공을 사용한다.

하지만 반발력과 탄성 등을 고려한 복잡한 기술력을 감안할 때, 그 민감도 면에서 골프공을 따라오기란 쉽지 않다. 국내 골프공 시장을 수호해 온 대표적인 토종 브랜드 '볼빅(VOLVIK)'의 모든 것에 대해 알아본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국내 골프용품(의류제외) 시장 규모는 약 9000억 원이다. 이 가운데 골프공 시장 규모는 900억 원으로 약 10%선으로 추정한다.

외국 유명 브랜드의 공세 속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산 골프 공 브랜드들이 최근 신제품을 속속 출시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국산 공은 국내 시장을 50%까지 점유했었지만 최근 10년간 타이틀리스트, 캘러웨이, 던롭 등에 밀려나 추락을 거듭하면서 약 15%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볼빅(VOLVIK)은 국내 골프공 시장을 수호해 온 대표적인 토종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작은 유통회사에서 시작

지난 1988년 4월, 일야실업이라는 유통회사 사무실에 '골프 사업부'란 작은 푯말이 걸렸다. 일야실업은 리벳부품을 생산하는 영국의 '아브델'이라는 회사의 기계부품을 국내 조선소나 자동차 회사에 연결하는 유통회사였다.

당시 회사 경영진의 개인적 관심에서 시작된 골프공 사업이었지만, 이후 골프산업의 미래 시장성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되면서 본격적인 시동을 걸게 되었다.

지난 1980년대 중반부터 해외 유명 브랜드들의 제품과 시장구조 등을 철저히 분석하던 일야실업은 1988년에 공식적인 골프공 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R&D투자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지난 1991년 9월부터 충북 음성공장을 가동하며 우수한 수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초창기 국내에는 ‘초이스(CHOICE)’라는 브랜드명으로 유통되었으며, 미국과 일본, 유럽 등에 OEM방식으로 수출하는 것이 주된 업무였다.

이후 지난 1993년 1월, 3피스 골프공이 미국 내 발명특허를 취득하면서 일야실업의 골프공은 세계적으로 그 기술력을 인정받게 되었다. 하지만 풀리지 않는 숙제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제품의 수익성. 기술개발을 위해 연구와 개발투자를 아끼지 않던 회사 입장에서는 우수한 제품에 타사의 이름을 붙여 파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특히 제품의 수익성 측면에서 당시와 같은 OEM방식만으로는 장기적인 기술개발과 미래발전이 불확실하다는 내부 의견이 팽배했던 것. 이러한 배경으로 회사는 지난 1997년, '볼빅(VOLVIK)'이라는 순수 국내 브랜드로 '비스무스(BISMUTH)' 등의 신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기 시작했다.

브랜드 '볼빅(VOLVIK)'은 'VOLATILE(열렬히 환호하는)'과 'VICTORY(승리)'의 합성어로, 브랜드 론칭 초기에 사내 공모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당시 두 단어의 합성어가 'VOLVIC'이었기 때문에, 프랑스 생수회사의 브랜드명과 같다는 이유로 'VOLVIC'의 'C'를 'K'로 바꾼 'VOLVIK'이 탄생하게 되었다는 후문이다. 향후 글로벌 진출에 대한 제약을 고려한 브랜드명 변경이었다.

  

                       
이후 볼빅의 발전 속도는 대단했으며, 국내 실적 또한 크게 늘기 시작했다. 지난 1995년부터 1998년까지 국내 골프공 수출 1위를 차지했다. 그 원동력의 중심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 우수한 기술력이 있었다.

지난 1993년 첫 특허를 얻은 이후 2000년 8월까지 국내외 특허 24개를 취득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보다 '좋은 제품'을 선호하는 미주시장에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제품위주의 '기술 마케팅'은 이후 국내시장에도 알려지면서 국산 골프공 시장 점유율마저 1위에 오른 바 있다. 볼빅은 업계 최초의 솔리드 타입의 다층구조 골프공을 개발, 내수 및 수출에서 빠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다층구조 골프공은 골프공의 3대 요소인 비거리, 정확성, 부드러운 타구감을 최대한 충족시킨 기술혁신으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볼빅은 국내 브랜드 중 최대인, 36개에 달하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세계적인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빅의 기술 마케팅은 여전히 진화 중이다.

국내 최고의 골프공 제조사로서 자긍심을 높이고 골프공의 세계 수준을 한 단계 향상시키기 위해 여전히 연구개발에 많은 부분을 투자하고 있는 것. 그 결과, 'Blue90'과 'Green80'이란 모델을 출시, 미국의 이 선정한 톱10의 골프공 중에서 기능성과 가격면에서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신지애를 비롯한 수많은 선수들이 국가대표 활동 당시 프로비스무스를 애용했고, 현재 국가대표 남녀 선수 등 아마추어선수들 다수가 볼빅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격적인 브랜드 마케팅

골프산업 중 공 시장의 가장 큰 장점은 뛰어난 구매력이다. 소모품의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경기변화에 덜 민감하고 그에 따라 꾸준한 수익이 보장된다.

이런 이유로 골프공 시장의 주도권 싸움은 매우 치열하다. 브랜드 간의 치열한 '마케팅 전쟁'이 불가피한 양상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국내 골프용품(의류제외) 시장 규모는 9000억 원이다.

이 가운데 골프공 시장 규모는 900억 원으로, 약 1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 10년간 타이틀리스트, 캘러웨이, 던롭 등에 밀려나 추락을 거듭하면서 현재 업계가 추산하고 있는 국내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약 15% 수준. 그 결정적인 이유로 높은 브랜드 이미지가 시장의 판도를 결정짓는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공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타이틀리스트의 경우, 가장 큰 경쟁력으로 공에 대한 골퍼들의 '무한신뢰'를 꼽는다. 미국무대를 주름잡는 스타급 선수들이 일관되게 광고에 등장, '타이틀리스트'를 외치고 있기에 '최고의 골프공=타이틀리스트'라는 공식이 골퍼들의 뇌리에 자리 잡게 되었다.

물론 해외 유명 브랜드의 기술력과 제품 우수성이 국내 브랜드보다 무조건 떨어진다는 아니다. 또한 그들의 글로벌 마케팅이 비효율적이고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는 억지주장을 펴는 것은 더욱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들의 제품과 국내 브랜드의 제품이 '단지 이름값만으로' 차별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간 국산 공의 성능에 대한 평가는 그렇게 나쁜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인지도 면에서 외국 유명 브랜드에 밀려 고전해 왔던 것. 게다가 유난히 외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국내 골프용품 시장에서 국내산 골프공 업체들이 이유 없이 홀대 받아 왔었던 게 현실.

볼빅은 이를 타파하기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에서의 인지도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선수 후원과 미디어 광고 등 물량공세를 펼치며 국내 골프공 시장의 키를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빅3에 맞서기 위해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 인식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볼빅이 지난 한해 실시한 마케팅 활동을 보면 가히 파격적이란 표현을 쓸 수밖에 없다. 신제품 '비스타(VISTA iv)' 출시를 기념해 '스카이72'에서 열린 'KLPGA KB스타투어' 그랜드 파이널 대회에 무려 3억 원에 이르는 보너스를 걸었던 것.

대회 기간 동안 이 공을 사용한 선수가 우승하면 보너스 상금으로 1억 원을 더 수여하는 방식의 이벤트였다. 2~10위에게는 500만 원씩, 51~60위에게는 300만 원씩, 31~50위에게는 200만 원씩, 51~60위에게는 100만 원씩이 각각 지급되었다.

성적과 상금이 몸값과 직결되는 프로 선수이기에 사용구의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선택이 바로 성적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프로선수들을 대상으로 제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겠다는 취지였다.

결과는 역시 예상한 대로 성공적이었다. 챔피언십 대회의 까다로운 심사기준을 통과해 선수들의 공식 연습공으로 지정되면서, KLPGA와 LPGA투어 등 대회 관계자들과 선수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던 것.

크리스티 커(미국)와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등은 부드러운 타구감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배경은(24)과 지은희(23) 등은 정확한 거리감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지난해 개최된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임시 총회' 때 '협회 공식 사용구'로 지정, 전국 골프장 대표들로부터 호평을 받았고, 제주 사이프러스CC에서 열린 '한국여자 마스터즈 대회'에서도 공식 연습 골프공으로 채택 되는 등 프로골퍼와 전문가 그룹을 대상으로 실시한 파격적인 '체험마케팅'이 효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볼빅은 체계적인 체험마케팅과 VIP마케팅 등을 통해 국내골퍼들에게 인지도 상승을 이끌어 내는 한편, 국내외 골프용품 시장에서의 공의 시장 가치를 넓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간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제2의 도약, 변화의 물결을 즐겨라

지난 2001년 볼빅은 골프용품업계 최초로 코스닥(KOSDAQ)에 등록해 사업의 투명성을 강화, 지속적으로 R&D에 투자하여 특허 개발에 앞장선 바 있다. 그리고 최근 그들은 또 한 번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제까지 외국 업체와의 벌어진 격차를 줄이기 위해 개발에 집중하였다면,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한 발판으로 새 주인을 맞아 공격적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볼빅을 인수한 문경안 회장(52)은 SK의 전신인 '선경맨'이다. 선경에 입사해 무역 업무를 담당하다가 지난 1998년 ㈜비엠스탈이라는 회사를 창업했다. 대학에서 세무학을 전공한 그는 경영학석사 과정을 마치고 창업과 경영에 대한 원대한 꿈을 펼치게 된 것.

비엠스탈은 주로 철강을 수입하고 유통하는 회사였고, 사실 골프와도 거리가 먼 업체였다. 그런 문회장이 볼빅을 인수한 가장 큰 이유는 '개인적 골프사랑'과 '기술력과 시장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문회장은 어느 날 골프장에서 평소 친분을 쌓아오던 신원CC 대표를 지낸 이동주 씨로부터 우연히 볼빅이라는 회사에 대해 알게 되었다. 신씨는 골프장 대표 시절, 회사가 부도로 경매에 넘어갈 위기에 처하자 회원들과 지인들을 설득해 골프장을 인수케 함으로써 업계 최초의 '주주회원제 골프장'을 탄생시킨 골프계 마당발로 알려진 인물이다.



신원CC '클럽챔피언'을 지낼 만큼 골프실력도 뛰어났던 문회장은 이런 신씨의 사업권유에 볼빅 인수를 검토하게 된 것. 문회장은 당시 사업추진 배경에 대한 국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골프를 워낙 좋아하는데다가 예전부터 제조업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후 문회장은 볼빅의 사업성을 검토해 본 결과, 알려지지 엄청난 기술력에 놀랐고 그동안 부족했던 마케팅 부재에 또 한 번 놀라게 되며 회사 인수를 결정하게 되었다고.

문회장의 경영철학은 '일로매진(一路邁進)'. 골프사업에 진출해 처음 시작한 것도 공격적 브랜드 마케팅에 대한 전략수립이었다. 그는 국산 골프공이 품질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것은 소극적인 마케팅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현재 볼빅은 골프전문 채널들과 다양한 방송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며, 자사 공을 활용해 KLPGA, LPGA, ADT CAPS 대회 등에 총 상금 3억 원을 지원하는 등 이벤트에 힘을 쏟고 있다. 아울러 유소년 골프대회, 중고연맹전, 국가대표 상비군 등 자라나는 골프 꿈나무들에 대한 스폰서십 마케팅에도 주력하고 있다.

올해에는 '볼빅배 시니어 대회' 개최와 '프로 골프단' 운영도 계획 중이다. 골프단 운영을 통해 우수한 기술력과 선수 개인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으로 '개인 맞춤형 공' 개발 및 지원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 모든 마케팅 활동의 접점으로 올 상반기 중 새로운 CI와 BI도 리뉴얼 한다는 방침이다. 소속 프로선수로는 LPGA 배경은 프로와 KPGA 최광수 프로 등이 있으며, 올 상반기에 골프단 모집을 통해 체계적이고 획기적인 스폰서십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수출 전망도 밝다. 현재 미국, 일본, 영국, 호주 등 세계 10여 개국에 수출 중인 볼빅은 '무역맨' 문회장의 거미줄 네트워크를 통해 올 한해 100% 이상의 추가실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전국 300여 곳의 대인판매 영업망을 확보한 국내 영업시스템은 '온라인 쇼핑몰'과 '로고 공 특판' 등의 단체판매 시스템을 강화하여 명실 공히 국내 최대 규모의 '골프공 왕국'을 건설하겠다는 포부다.


문회장은 "골프대중화와 함께 세계골프용품시장은 나날이 커져 가는데 이렇다 할 국산 골프브랜드 하나 없다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며 "국산 골프공은 미래의 세계 1위 품목으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 적어도 3년 이내에 세계 '톱5'에 오르겠다"는 큰 포부를 밝혔다.

글로벌 브랜드 공에 밀려 고전의 시간을 보내왔던 국내 골프공 산업의 '긴 터널'을 혁신적인 마케팅 기법으로 희망차게 헤쳐나가고 있는 볼빅. 그들이 펼칠 2011년 마케팅 플랜에 토종 골프업계 전체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발문]

볼빅은 골프전문 채널들과 다양한 방송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며, 자사 공을 활용해 KLPGA, LPGA, ADT CAPS 대회 등에 총 상금 3억 원을 지원하는 등 이벤트에 힘을 쏟고 있다. 아울러 유소년 골프대회, 중고연맹전, 국가대표 상비군 등 자라나는 골프 꿈나무들에 대한 스폰서십 마케팅에도 주력하고 있다.

[사진 (C) 한국레저산업연구소, 볼빅(VOLVIK)]
 



유정우 / 강정훈 기자 mousy00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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