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마음' 한준우 "김남길=제2의 감독님, 정말 많이 배웠다" [엑's 인터뷰②]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한준우가 김남길, 진선규 등 선배 배우와의 케미를 자랑했다.

지난 12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악의 마음')은 동기 없는 살인이 급증하던 시절, 악의 정점에 선 연쇄살인범들의 마음을 치열하게 들여다봐야만 했던 대한민국 최초 프로파일러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심리 수사극.

한준우는 '악의 마음'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준우는 범죄자 유영철을 연상케 하는 인물 구영춘 역을 맡았다. 소름을 유발하는 한준우의 뻔뻔한 연기가 극의 몰입을 더했다.

엑스포츠뉴스는 종영에 앞서 한준우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악의 마음'은 한국형 프로파일링의 태동을 그리는 드라마로 프로파일링의 중요성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한준우 또한 "지인들도 그렇고 피드백이 많이 오는 것 같다. 사실 저는 방송이 되기 직전까지도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고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다행히도 시청자분들께서 몰입해서 봐주시는 것 같아서 안심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본도 그렇고, 현장에서 촬영할 때 감독님이나 선배 배우분들과의 합도 그렇고 작품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항상 신뢰가 있었고, 제가 조금 부족하거나 모자라도 잘 채워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라는 배우와 제 연기에 대해서도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고 좋게 봐주셔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한준우는 범죄심리분석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인물이었다. 김남길, 진선규, 김소진 등 수많은 배우와 함께 열연을 펼쳤던 바.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한준우는 "그냥 너무 좋았다. 너무 잘 대해주시고 배려도 많이 해주셨다. 대기할 때도 틈틈이 배역, 작품에 대한 생각을 많이 나누고 사적인 이야기도 자유롭게 했던 것 같다. 그런 편한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사실 이런 작품에서 '한 팀'이라는 분위기가 생기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직접적으로 얘기하지 않아도 배우분들이 작품에 대한 애정이 되게 크다는 걸 느낄 수가 있었다. 딥하고 무거운 주제의 드라마지만 그럴수록 팀워크나 현장 분위기가 진짜 중요하다. 그게 작품에서 영향을 미치는데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다"고 전했다.

또 그는 "선배님들께 되게 감사하다. 다크하고 딥한 연기에 빠져 있는다고 연기를 잘하는 건 아닌 것 같다. 감정을 끌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과의 호흡이라든지 분위기를 열어놓고 같이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연기만 잘해야 돼'라는 생각만 했다면 제가 어울리지 못했을 것 같은데 그냥 좋은 분위기와 팀워크를 믿고 임했던 것 같다"라고 감사 인사를 덧붙였다.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냐는 질문에 한준우는 "평소에 댓글을 잘 안 보는데 보게 되더라. 아무래도 반응을 알 수 있는 제일 빠른 길이지 않나. 댓글에서 제일 많이 말씀하신 게 '무섭다', '실제 같아서 무섭다', '싱크로율이 잘 맞는 것 같다'더라. 이런 댓글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스토리의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고 그 인물로 봐주시고 몰입해 주시는 게 제일 감사했다. '진짜 그 인물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해주신 게 저는 제일 뿌듯했었다. '어떻게 하면 그 인물과 가장 가깝게 표현할 수 있을까'가 제가 가장 신경을 쓰고 고민했던 부분이기도 했다. 그런 욕심이나 고민이 제일 컸었는데 전체적으로 몰입을 해주셨던 것 같아서 감사했다"고 전했다.

또 한준우는 "방송분 중에 실제 뉴스 장면과 거의 흡사하게 찍은 장면이 있다. 송치되기 전에 기자들 앞에서 모자랑 마스크를 쓰고 한마디 하는 신이었는데, 사실 대본에 쓰여져있지 않은 장면이었다. 원래는 사진만 찍고 차를 타고 사라지는 거였는데 즉석에서 감독님, 다른 배우분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니 갑작스럽게 아이디어가 나왔다. 그 자리에서 자료화면을 보고 바로 따서 연기했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그는 "제가 그 말을 실제로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촬영 전에 제가 리서치하고 모니터 할 때 제일 많이 봤던 장면이었다. 그분이 어떤 식으로 말을 하고 어떤 뉘앙스인지를 보고 싶어서 굉장히 여러 번 반복해서 봤던 장면이었다. 그 짧은 순간 동안 느낌이 정말 묘했다. 근데 그 장면을 인상 깊게 보셨다는 분들이 댓글에 많더라. 대사를 하면서도 실제 그분의 말투나 느낌이 나오는 것 같아서 좀 신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준우는 "김남길 선배님도 끝나고 나서 '야 너 똑같이 하더라'라고 하셨었다. 그게 20년 전 실제로 뉴스에 나왔던 장면이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적인 얘기였지 않나. 저에게도 그 장면이 특히 기억에 남았었는데 댓글에서도 그 말씀을 많이 해주시더라"라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갑작스럽게 추가된 장면임에도 한준우는 "일말의 의심 없이 찍었다"고 했다. 그는 "김남길 선배님, 진선규 선배님께서 독려를 많이 해주셨다. 선배님들은 뒤에서 보고 계시는데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신으로 먼저 봐주셨다. 그런 게 되게 감사했다. 같이 그렇게 해주시니까 저도 같이 촬영하는 재미를 느끼고 힘을 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준우는 송하영 역의 김남길을 언급하며 "김남길 선배님이 특히 많이 도와주셨다. 굉장히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도 주시고 선배님이 출연하는 신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오셔서 제 연기를 봐주셨다. 여러가지로 작품에 대한 애착이 크셨던 것 같다. 저를 되게 좋게 봐주시고 믿어주신 것 같아서 감사했다"고 전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욕심이 나셨던 것 같다. 어떻게 해서든 인물이나 장면을 잘 만들어주려는 마음을 보여주셨다. 어느 순간 갑자기 나타나셔서 액션 신도 봐주셨고 끝나고 어땠냐고 여쭤보면 좋았다고 피드백도 주셨다. 제2의 감독님처럼 연기적인 부분을 체크하고 심지어 모니터까지 해주셨다. 저도 보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고 덧붙였다.

또 한준우는 "김원해 선배님은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선배님이다. 선배님의 힘을 현장에서 고스란히 느꼈다. 연기력도 워낙 어마어마하시지 않나.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을 때조차도 너무 여유가 넘치시고 배려도 좋으시고 진짜 많이 배웠다. 다른 사람들까지도 아우르는 그런... 선배님들을 보면서 '저게 진짜 연륜이고 진짜 배우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진선규 선배님은 영화 '극한 직업' 때 잠깐 뵀었다. 진짜 정말 천사 같으신 분이고 그냥 많이 힘이 됐었다. 후배라고 해서 막 그런 게 없고 자유롭게 연기에 대한 생각도 나눠주시고 또 좋은 건 좋다고 칭찬도 많이 해주셨다. 앙상블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신뢰가 항상 있었다"며 남다른 애정을 뽐냈다.

([엑's 인터뷰③]에 계속)

사진=김한준 기자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