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1-23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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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수 "좀비 윤귀남, 무서웠나요? 나도 소름"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2.02.15 12:50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유인수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감독 이재규)의 빌런 윤귀남 역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지난 달 28일 공개된 '지금 우리 학교는'은 좀비 바이러스가 시작된 학교에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던 학생들이 살아남기 위해 함께 손잡고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유인수는 빌런 윤귀남 역을 연기했다.

일진으로 이름을 날리지만 무리 내에서 항상 2인자라는 콤플렉스가 있는 윤귀남은 살아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다른 생존자를 이용하는 것도 서슴지 않고, 좀비보다 더 위협적인 존재가 돼간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공개 이후 플릭스패트롤이 집계하는 TV 프로그램(쇼) 부문 랭킹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유인수 역시 '지금 우리 학교는' 공개 전 4만 명대였던 SNS 팔로워 수가 130만 명까지 늘어나는 등 인기를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유인수는 1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지금 우리 학교는' 인터뷰로 취재진을 만나 "하루하루가 정말 신기하다. 즐겁게 매일을 보내고 있다"고 웃으며 인사했다.


"하루에 6시간은 인스타그램을 보는 것 같다"고 쑥스럽게 미소 지으며 말을 이은 유인수는 "댓글 반응도 다 보고 있다. 저를 어떻게 봐주셨을지 궁금하더라. 귀남이가 '무서웠다', '짜증났다' 이렇게 말씀해주시다가 '그래도 연기가 정말 좋네요' 이렇게 욕과 칭찬을 같이 듣고 있는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독백 연기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던 2016년 제3회 SAC 청소년 연기 경연대회 참여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이재규 감독을 처음 알게 돼 인연을 맺었고, '지금 우리 학교는'까지 함께 하게 됐다.

유인수는 "웹툰을 봤을 때 흥미로웠던 인물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제가 그 캐릭터를 연기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귀남이를 연기하는 배우는 부담감이 크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제가 캐스팅이 돼서 많이 놀랐고 또 걱정도 많이 됐었다"고 얘기했다.

이어 "단순히 귀남이를 판타지적인 악인으로 그리지 말고, 학생이고 사람이라는 점을 놓치지 말고 가자고 하셔서 그 점을 항상 생각했다. 단순한 악인으로 그리게 되면 뻔하고 표면적인 인물이 될 것 같더라. 주변에 있을법한 평범한 인물이 큰 힘을 얻었을 때 제어할 수 없어서 그것을 악랄하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을 즐기고 있는데 제 3자가 볼 때는 괴물이 돼가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고 캐릭터를 분석했던 과정을 전했다.


극 중 윤귀남은 살아있는 상태로 바이러스에 감염되며, 인간처럼 사고가 가능한 이모탈이 된다. 이모탈은 좀비와 동일한 공격성과 폭력성을 갖고 있으며, 타인을 감염시킬 수 있다. 좀비에 물렸지만 죽지 않는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고 "완전 천국"이라며 무시무시해진 모습으로 자신의 눈을 찌른 이청산(윤찬영 분)을 집요하게 쫓는 유인수의 실감나는 연기에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외적인 모습 역시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며 안팎으로 윤귀남의 새로운 얼굴을 완성하려 했다. "귀남이라는 인물에 계속 매달렸었다"고 말한 유인수는 "보는 이들에게 공감을 일으킬 수 있어야 된다는 생각을 계속 했었다. 헤어스타일의 경우에도 콘셉트 회의를 할 때 모히칸 스타일부터 바가지 머리까지 여러 시안을 준비해주셨는데, 분장팀 분들도 그렇고 제 생각에도 울프컷이 잘 어울릴 것 같더라. 제가 고민한 모습을 울프컷 헤어스타일로도 보여줄 수 있겠다 싶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잘 한 것 같다"며 해맑게 웃었다.

몸을 잘 활용하기 위해 액션스쿨을 거의 매일 찾다시피 하며 체력을 쌓아갔고, 3개월가량 좀비의 발성, 눈빛, 움직임까지 디테일한 부분을 하나하나 배우며 채워나갔다. 유인수는 "현장에 제 대역 액션 배우를 해주신 이준이라는 형이 있었다. 정말 제가 봐도 저와 똑같더라. 몸무게도 제게 맞춰 빼주시고, 울프컷 헤어스타일까지 똑같이 해주셔서 둘이 분장을 하고 있으면 보는 분들도 헷갈려 하셨다. 현장에서 정말 형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언젠가는 꼭 말하고 싶었다"고 미소를 지으며 촬영 당시 자신에게 도움을 준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함께 전했다.


공들였던 노력이 화면 속에 고스란히 전해진 모습을 확인하는 순간은 유독 더 뿌듯한 순간이기도 하다. 유인수는 "'지금 우리 학교는'을 5번 정도 계속 돌려봤는데, 실제 제가 나오는 장면이 그렇게 많지 않음에도 제가 의외로 엔딩을 많이 장식했더라. 감독님들께서 많이 신경 써주시고, 힘 써주신 장면들이었다. 저는 그 모든 엔딩들이 다 마음에 드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신은 제가 좀비가 돼서 걸어 나오는 신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 장면은 촬영을 다 하고 나서 '나 잘했다' 이런 느낌이 아니라, 그 연기를 했던 순간  순간 제 몸에 소름이 끼쳤었다. 그래서 그 장면에 대한 애착이 굉장히 큰데, 드라마에서도 잘 표현이 됐고 주위에서도 잘 나왔다고 얘기를 해주셔서 만족하고 있다"고 뿌듯해 했다. 

실제 유인수는 윤귀남이 괴물로 변화하는 과정을 조금이라도 더 실감나게 표현하고 싶어 5부에서 11부까지 한 신 한 신이 넘어갈 때마다 머리카락의 길이까지 조금씩 늘려가는 등 디테일을 더하기도 했다. "이 작품 이후로 연기하는 데 있어 정말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목소리를 높인 유인수는 "무언가 그동안 제가 고민하고 의심했던 것 중의 몇 가지가 해소된 느낌이다"라고 '지금 우리 학교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1998년생인 유인수는 연기를 위해 고등학생 시절 학교를 자퇴하고 서울로 올라왔다. 현재는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연기예술계열과에 재학 중이다. 2017년 방송된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으로 데뷔한 유인수는 이후 '학교 2017'(2017), '라이프'(2018),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2018), '열여덟의 순간'(2019), '멀리서 보면 푸른 봄'(2021) 등에서 다양한 캐릭터로 개성 넘치는 얼굴을 보여주며 차근차근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유인수는 "사실 학창시절은 학업으로 보낸 시간보다 연기를 위한 외부활동으로 보낸 시간이 많았다. '런닝맨'같은 예능 프로그램, 다른 방송에도 보조출연자로 나간 적이 많았고, 한 번이라도 카메라에 잡혀보려고 혼자서 노력하기도 했다"며 지금의 시간까지 이르게 된 과정을 떠올렸다.

이어 "지금 이렇게 연기하는 것이 정말 즐거운데, 한 켠에는 불편한 마음도 있다. 연기 전공자도 아니고, 보조출연으로 현장에 나가서 배우들이 연기하는 것을 어깨 너머로 보면서 제 딴에는 혼자 공부를 해 온 것인데, 그러다 보니 제가 하고 있는 연기에 대해 확신을 가진 순간보다는 항상 대부분 의심하거나 불편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되더라. 어떻게 보면 그래서, 좀 더 준비를 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고 조심스레 털어놓았다.


"사실 저라는 사람을 윤귀남을 통해서 처음 마주하신 분들이 많을 것 아닌가"라고 말한 유인수는 "요즘 들어서 더, 연기를 하면서 어떤 태도나 마음가짐을 가져야 될까 계속 생각하고 있다. 처음 연기에 도전했던 마음처럼, 결국에는 제가 즐거워야 할 것 같더라"고 속내를 전했다. 

또 "그게 최우선이라 생각했다. '지금 우리 학교는'도 부담감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정말 재밌게 촬영했고, 그게 결과적으로도 잘 전달된 것 같다. 그래서 연기를 즐거워하는 이 마음을 잘 유지해야 겠다 생각하고 있다. 제 휴대폰에도 '하루만이라도 충분하니, 변명하지 말고 살자'라는 문구를 써놓고 마음을 다잡으려고 한다. 앞으로도 많은 작품에서 제가 가진 자연스러운 모습들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그렇게 매일 매일, 매 순간 노력했던 사람이자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는 의지와 바람을 내비쳤다.

사진 = 매니지먼트 구, 넷플릭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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