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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 올림픽 金 1년 후 '도쿄의 봄'에 도전

기사입력 2011.03.02 08:47 / 기사수정 2011.03.02 13:18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010년 2월 26일(한국시각). 캐나다 밴쿠버에서는 피겨 역사에 새롭게 획을 긋는 연기가 펼쳐졌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 김연아는 자신의 롱프로그램인 '조지 거쉰의 피아노협주곡 바장조'를 연기했다.

지금 와서도 이 프로그램의 구성을 보면 여자 싱글 최고의 난이도를 가지고 있었다. 여자 싱글 역사상 '악마의 프로그램'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로 포문을 여인 이 프로그램은 트리플 4가지 종류 점프와 더블 악셀 + 트리플 토룹 등의 고난도 기술이 포함돼 있었다.

기술의 구성요소도 어려웠지만 다른 프로그램과 차별되는 것은 기술 전에 안무와 스텝이 들어간다는 점이었다. 김연아의 프로그램이 타 스케이터의 연기보다 지루하지 않고 생동감 있게 보이는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이날 김연아는 2개의 목표를 향해 도전하고 있었다. 올림픽 금메달 획득과 롱프로그램 클린에 도전하는 것이다. 2009-2010 시즌에서 김연아는 단 한번도 '조지 거쉰의 피아노협주곡 바장조'를 완벽하게 연기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러한 일말의 우려도 뿌리치고 결국, '악마의 프로그램'을 정복하고 말았다. 이 경기가 끝날 무렵, NBC방송국의 피겨 해설가인 산드라 베이직은 "내가 올림픽에서 봤던 최고의 연기다"고 극찬했다. 또한, 전 세계의 외신들도 여자 싱글 역사에 길이 남는 연기라고 찬사를 보냈다.

피겨 스케이팅은 뛰어난 운동신경과 타고난 예술적 기질이 수반되어야 뛰어난 스케이터로 성장할 수 있다. 또한, 심판의 채점방식으로 승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논란이 많은 특징도 있다.

피겨의 불모지에서 성장한 김연아에게 세계의 벽은 높았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국제대회에 꾸준하게 출전하면서 눈도장을 찍어온 일본 스케이터들의 거센 도전은 멈추질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연아가 내던진 승부수는 결국 '실력'이었다. 아사다 마오(21, 일본)와 조애니 로셰트(25, 캐나다), 그리고 미라이 나가수(18, 미국)와 안도 미키(24, 일본)도 정확하고 완벽한 기술과 뛰어난 표현력 앞에서는 기를 펼 수 없었다.

트리플 악셀도 최고의 비거리와 정확한 회전력을 갖춘 트리플 +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이 상대가 되지 못했다. 사소한 딴죽을 걸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준비를 했던 점이 비로소 위력을 발휘했다.

논란의 여지를 종식시키는 스케일이 크고 정교한 점프를 구사한 김연아는 무더기 가산점을 얻었다. 또한, 기술에만 집중하지 않고 예술성에 끊임없이 탐구한 점도 값진 결과로 나타났다.

PCS(프로그램 구성요소점수) 전 요소에서 9점대의 경이적인 점수를 받은 김연아는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피겨 스케이팅의 진정성'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기술과 안무 최종 점검 마치고 '도쿄의 봄'을 기다리고 있다



벌써 김연아가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지 1년이 지났다. 2010-2011 그랑프리 시리즈를 스킵하기로 결정한 김연아는 자신이 출전하기로 약속한 세계선수권대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김연아의 세계선수권대회 준비는 거의 마무리된 상태다. 김연아는 최근 미국의 '유니버셜 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1월, 세계선수권을 대비한 모든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현재 김연아는 지상훈련을 실시한 뒤, 하루에 3번에서 4번의 스케이트 훈련 세션을 받고 있다. 그리고 다시 지상훈련을 하면서 몸만들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새 프로그램 안무도 최종 점검을 마친 상태다. 이 부분에 대해 올댓스포츠는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은 지난달 김연아의 안무를 최종적으로 점검하고 LA에서 떠났다. 현재는 피터 오피가드 코치와 함께 세계선수권 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연아의 새 프로그램인 '지젤'과 '오마쥬 투 코리아'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만 공개된다. 김연아는 이미 "기술적으로 큰 변화가 없다"고 이번 프로그램의 요소에 대해 밝혔다.

그동안 김연아가 구사해온 트리플 +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와 여러 가지 기술은 익히 봐왔었다. 많은 이들이 기대를 모으는 부분은 새로운 안무다. 뛰어난 기술과 함께 어우러지는 안무는 '폭풍 가산점'으로 결실을 맺어왔다.

김연아가 없었던 올 시즌, 여자 싱글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생동감 넘치는 안무가 보기 힘들었다는 점이다. 새로운 규정으로 인해 점프 경연장이 된 느낌은 한층 강해졌고 점프에 대한 규정 완화로 질이 떨어지는 기술이 인정을 받는 상황도 벌어졌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아사다 마오의 '투풋 랜딩'이었다. 아사다는 이번 4대륙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올 시즌 자신이 구사했던 트리플 악셀 중 가장 탁월한 점프를 구사했다. 그리고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나타난 부진도 상당부분 극복해냈다. 하지만, 쇼트프로그램에서 나타난 점프의 회전수 부족과 투풋 랜딩은 쉽게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다.

두발 착지에도 불구하고 아사다의 트리플 플립은 감점이 아닌 가산점을 받았다. 정확한 기술로 점프의 질을 높이고 정석 점프가 무엇인지를 보여준 김연아의 경기력이 희미해지는 순간이었다.

도쿄의 봄을 기다리고 있는 김연아는 이러한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정확한 기술과 프로그램을 관통하는 안무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1년 전에 보여준 최상의 연기 이후, '도쿄의 봄'을 맞이하기 위해 김연아가 어떤 연기를 들고 나올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 = 김연아 (C) 올댓스포츠 제공,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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