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3.01 07:47 / 기사수정 2011.03.01 07:47
시즌 초반, 여자배구에 돌풍을 일으킨 팀은 도로공사였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던 도로공사는 탄탄한 수비력과 강서브를 앞세워 선두 질주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시즌 막판에 들어오면서 도로공사의 기세는 한풀 꺾였다.
도로공사는 연타와 페인트 대신 강타를 구사하는 화끈함과 다양한 세트플레이로 '신선한 배구'를 선보였다. 하지만, 시즌 막판 팀의 기둥인 임효숙이 부상으로 주춤거리면서 팀 전체의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또한,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황민경이 부진에 빠지면서 팀의 공격력도 저하됐다. 외국인 선수인 쎄라만이 고군분투했지만 상대 수비수에게 공격 루트가 읽히면서 시즌 초반과 비교해 공격력이 떨어졌다.
대형선수가 없는 약점을 도로공사는 나름대로 극복했지만 결국 한계에 부딪히고 말았다. 이러한 점과 비교해 국내 최고의 라이트 공격수와 센터, 여기에 노련한 외국인 선수까지 보유하고 있는 현대건설은 기복이 없는 정규리그를 보냈다.
우승을 차지한 황현주 현대건설 감독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나아진 점이 있다면 (황)연주가 들어와 공격루트가 다양해졌다는 점이다"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현대건설은 케니 모레노의 팀이었다.
케니가 중요한 결정타를 모두 책임졌던 지난해와 비교해 황연주가 가세한 현대건설은 다양한 공격 루트를 확보했다. 여기에 양효진의 기량이 나날이 발전한 점도 팀의 상승세에 촉매 역할을 했다.
국제대회 경험으로 한층 기량이 성장한 양효진은 블로킹과 속공에서 물이 오른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팀의 대들보인 윤혜숙이 서브리시브 1위를 차지하면서 팀의 궂은일을 훌륭하게 처리해줬다.
각 포지션에 위치한 선수들이 모두 제 역할을 충분히 해줬을 때, 조직력의 이루어질 수 있다. 여러 포지션에 걸쳐 최고의 선수가 뛰고 있는 현대건설은 시즌 내내 슬럼프에 빠지지 않았다.
17승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을 때까지 현대건설은 단 3패만 허용했다. 배구 팬들이 GS칼텍스와 인삼공사의 저하된 경기력을 보고 실망할 때, 현대건설은 유일하게 프로 팀다운 경기력을 펼치며 독주체제를 이어나갔다.
지난 시즌부터 현대건설을 이끌고 있는 황현주 감독은 구단 장악을 빨리 마치면서 팀을 하나로 묶었다. 선수들의 의사를 존중하는 열린 리더십과 선수단을 장악하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동시에 갖춘 점이 모래알 같던 현대건설을 하나로 묶어 놓았다.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현대건설에 남은 마지막 퍼즐은 세터 염혜선과 리베로 신예지의 활약 여부다. 아직 젊은 선수인 이들은 팀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염혜선은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면 이 경기가 챔프전이라는 것을 크게 인식하지 않고 부담감 없이 경기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최고의 공격진을 갖춘 현대건설은 서브리시브와 수비에서 안정감을 찾으면 전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몬타뇨가 분전한 인삼공사에 무릎을 꿇었다. 윤혜숙은 "지난 시즌에는 마음만 앞에서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이러한 과오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공수주에서 현대건설은 5개 구단 중 최고의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명가의 자존심을 다시세우며 프로 출범 이후 첫 우승을 차지할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 = 현대건설, 케니 모레노, 황현주 감독 (C)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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