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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었는데"…네티즌 눈에 딱 걸린 '골때리는' 조작 후폭풍 [엑:스레이]

기사입력 2021.12.24 20:50

하지원 기자

(엑스포츠뉴스 하지원 기자) 네티즌의 날카로운 추리에 '골때녀' 편집 조작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골때녀' 측의 사과에도 그 후폭풍은 여전히 거세다.

22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에서는 화려하게 데뷔한 FC원더우먼과 FC구척장신의 승부가 펼쳐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전반 3:0, 후반 6:3이라는 스코어로 FC구척장신이 승리를 거뒀다.

방송에 따르면 FC구척장신 이현이가 선제골과 함께 연달아 골을 넣으며 2골을 획득했다. 이어 김진경까지 1골을 획득하며 전반만에 3골을 폭발시키는 저력을 보였다.

전반전이 끝난 후 FC원더우먼의 골키퍼 박슬기는 자책의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어진 후반전에서는 FC원더우먼 송소희가 만회골과 함께 추가 골을 터뜨리며 FC구척장신 추격에 나섰다. 이어 FC구척장신의 김진경이 1골을 더 획득하고, 송소희가 코너킥을 성공시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하지만 FC구척장신의 차수민, 아이린의 1골씩 획득하며 이날 경기는 최종 스코어 6:3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방송 직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스코어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반전 관객석에 앉아있는 감독 코치진(김병지, 현영민), 촬영장에 놓인 물병, 수기로 적힌 스코어 등을 근거로 후반 차수민, 아이린이 넣은 골은 전반전에 있었던 득점이라고 주장하며 당초 이 경기의 전반전 스코어는 5:0이라는 것.

FC구척장신이 5:0으로 집중 공격, 후반에 한 골 더 추가해서 6:3으로 가볍게 이긴 경기를 3:0, 3:2, 4:3, 6:3으로 치열하게 진행된 것처럼 조작했다는 내용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골때녀' 측은 "방송 과정에서 편집 순서를 일부 뒤바꾸어 시청자들께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조작 논란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골때녀' 측은 "제작진의 안일함이 불러온 결과였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예능적 재미를 추구하는 것보다 스포츠의 진정성이 훨씬 더 중요한 가치임을 절실히 깨닫게 됐다"며 "땀흘리고 고군분투하며 경기에 임하는 선수 및 감독님들, 진행자들, 스태프들의 진정성을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편집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향후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고개 숙였다.

'골때녀'는 지난 6월 첫 방송 이후 축구를 향한 출연진들의 열정으로 진한 감동을 자아내며 매회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예측 불가능한 감동의 명승부에 매회 과몰입하며 그들을 응원해왔던 시청자들은 이와 같은 사실에 "아무리 예능이지만 스포츠에서 골 순서를 조작하다니 시청자 우롱이다", "어쩐지 매번 경기가 드라마 같다고 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반면 "예능이란 게 어차피 각본이 있는 거라 재미만 있으면 된다", "경기를 조작한 게 아니라 편집만 조작한 거네", "라고 하는 반응도 함께 쏟아지며 설전이 일고 있다.

이와 함께 방송 조작을 묵인했다며 출연진들에게까지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묵인이 아닌 조작 적극 참여다", "저 많은 사람들 중 단 한 사람도 바른 말을 하지 못했다", "제작진도 재미를 위해서 한 일이지만 잘못된 일은 맞다" 등의 비난이 줄을 잇고 있다.

배성재 캐스터에 대한 비난은 더 컸다. 조작이 인정된 상황에서 배성재가 방송에서 내뱉은 "3대2를 만들었습니다", "원더우먼이 FC 구척장신을 4대3으로 맹추격한다" 등의 멘트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 배성재가 조작 사실을 알고도 후시녹음에 참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골때녀' 방송 조작의 공범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출연진에 대한 비난이 커지자 '골때녀' 측은 "배성재, 이수근과는 전혀 관계없이 전적으로 연출진의 편집 과정에서 벌어진 문제"라며 "촬영 현장에서 선수들의 열정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신 두 진행자 배성재, 이수근 님은 이번 일과 전혀 무관하며, 두 분께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전했다.

현재 해당 방송분의 다시보기 서비스도 중단된 상태다. OTT 웨이브에서는 해당 방송분(25회차)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으며 네이버TV, 유튜브 등에서도 '골때녀'의 클립 영상이 비공개로 전환됐다.

더불어 방송통심위원회에는 "'골 때리는 그녀들'에 대해 법정제재 과징금 부과 결정을 내려 주실 것을 강력히 촉구드린다"라는 내용의 민원이 접수되는가 하면, 방송을 폐지해야 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골때녀'는 축구에 진심인 그녀들과 대한민국 레전드 태극전사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여성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이다.

사진=SBS 방송화면, 커뮤니티, 엑스포츠뉴스 DB

하지원 기자 zon122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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