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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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가해자' 보유한 팀의 '폭력 근절 캠페인'...아이러니

기사입력 2021.11.26 01:28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소속팀은 여성 폭력 근절을 위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소속팀 선수는 자국에서 폭력을 일삼고도 무성의한 사과문만 올린 채 머나먼 타국으로 도피해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그리스 배구팀 ACPAOK 테살로니키는 26일(한국시간) SNS 채널을 통해 11월 25일, UN(국제연맹)이 제정한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을 맞아 여성 폭력에 반대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PAOK의 4명의 선수는 자신의 손바닥에 "'안돼!'라고 말한다(WE SAY NO!)"라고 적으며 손바닥을 앞으로 내밀어 멈추라는 제스처로 사진을 찍었다. 

구단은 메시지를 통해 "PAOK 선수들이 크게 '안돼!'라고 말한다. 말하세요.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현지 팬들도 구단의 캠페인에 동참하는 댓글을 달았다. 

그러나 유독 한국 팬들에게는 의미가 잘 와닿지 않는다. PAOK에는 이다영, 이재영 쌍둥이 자매가 소속돼 있다. 지난 2월 두 선수가 학창 시절 동료 선수에게 상습적으로 학교 폭력을 행사한 것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고, 원소속팀이던 흥국생명에선 무기한 출장 정지, 국가대표팀에선 무기한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방송가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던 두 선수는 국내 배구계에서 사실상 퇴출당했다. 흥국생명은 새로 시작된 2021/22시즌 두 선수를 등록하지 않았다. 이다영은 그러는 사이 결혼 사실이 드러났고 가정폭력 의혹까지 제기돼 논란을 가중시켰다. 

두 선수는 터키 스포츠 에이전시와 손을 잡고 결국 현 소속팀인 PAOK로 이적했다. 도망치듯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을 빠져나간 두 선수는 그리스에선 환대를 받았고 팀에서 활약 중이다. 이다영은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주축 선수로 활약 중이지만, 이재영은 부상 여파로 현재 귀국한 상황이다. 

이다영은 25일 그리스 테살로니키 PAOK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벨기에의 아스테릭스 AVO와의 2022 유럽배구연맹(CEV)컵 32강전 2차전에 선발 출전해 팀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PAOK 테살로니키 구단 SNS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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