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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프리뷰] 7년 중 가장 겁 없는 두산, 그래서 더 무섭다

기사입력 2021.11.14 10:30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고척, 김현세 기자) "감독도 선수도 지나가기 마련이다. 그런데 기록은 남는다. 우승해야 한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두산 베어스는 와일드카드 결정전(1승 1패)부터 준플레이오프(2승 1패), 플레이오프(2승)을 거쳐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랐다. 두산은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5년부터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한국시리즈에 오른 팀도,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팀도, 게다가 한 감독 체제 아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건 KBO리그 역사상 두산과 김 감독이 최초다.

지난 7년 동안 주축 선수들이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하면서 매년 전력 약화 평가에 맞선 두산은 올 시즌 8위까지 내려앉았는데도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저력을 보여 줬다. 전력이 어떻든 성과를 내야 한다는 건 두산이 가장 잘 안다. 앞서 김 감독은 '올해도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기분이 다르겠다'는 말에 "아니다. 똑같다"며 "감독도 선수도 다 지나가기 마련이다. 그런데 기록은 남는다. 일단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는 게 중요한데, 올라가는 것만으로는 좋아하기 어렵다. 우승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느 때보다 겁 없는 두산

베테랑 이현승은 "올해는 선발들도 빠져 있고, 다들 많이 지쳐 있다. 그런데도 끝까지 해내는 걸 보면 다들 말씀하시는 '미러클 두산' 같다"고 이야기했다. 포스트시즌에 앞서 외국인 선수 워커 로켓과 아리엘 미란다가 부상으로 빠진 두산은 최원준과 곽빈, 김민규로 꾸린 선발진이 짧은 등판 간격을 버텼고, 선발이 드러낸 한계는 이영하와 홍건희, 이현승, 김강률이 가려 줬다. 김 감독은 13일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은 내가 아닌 두산이 해낸 거다"라고 봤다.

김 감독이 부임한 뒤 가장 낮은 곳부터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는 두산은 여러 악조건을 견디면서 성과를 내 왔다. 그동안 디펜딩 챔피언으로서나 정규시즌 1위로서 도전을 받아들이던 때와 달리 지켜야 한다는 부담은 덜하다. 2019년 통합우승과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끈 주전 포수 박세혁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매 경기 성취감이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은 부담을 전혀 갖지 않을 거다. 편안히 자기 야구만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본다"며 "그래도 이기고 싶은 마음들이 있다. 야구는 이기려고 하는 거다. 우승해야죠"라고 말했다.

■미란다 합류, 최원준 휴식, KT 천적 곽빈까지

두산은 3전2선승제로 치른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와 달리 7전4선승제인 한국시리즈에서는 긴 호흡을 생각해야 한다. 타선에서는 박세혁(0.500)을 필두로 호세 페르난데스(0.462), 허경민(0.375), 강승호, 김재환(이상 0.370), 정수빈(0.353)이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높은 타율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를 받쳐 줄 마운드도 정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달 30일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부터 사나흘 간격으로 등판해 온 최원준은 추가 휴식을 취한 뒤 나설 예정이고, 여기에 역대 한 시즌 최다 225탈삼진을 달성한 미란다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합류했다. 3차전에는 등판 가능할 전망이다. 컨디션 조율을 거친 선발들이 이전 시리즈에서보다 긴 이닝을 소화해 준다면 필승조의 체력 안배도 신경 쓸 수 있다.

1차전에 선발 등판하는 곽빈의 역할도 중요하다. 허리 통증으로 플레이오프에는 등판하지 못했던 곽빈은 5일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이닝 6탈삼진 무4사구 3실점 역투를 펼친 바 있다. 몸 상태가 관건이지만 올 시즌 강했던 KT를 상대로 다시 한번 강점을 보여 주는 게 두산이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곽빈은 올 시즌 KT와 3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2.45(14⅔이닝 4자책)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1.43을 기록했다. KT의 주축 타자인 배정대(6타수 1안타), 황재균(8타수 1안타), 강백호(6타수 무안타), 제러드 호잉(5타수 무안타), 유한준(2타수 무안타), 조용호(4타수 무안타)는 곽빈을 상대로 고전한 바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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