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양, 김정현 기자)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중원은 이제 황인범(25, 루빈 카잔)의 차지다. 황인범의 발길이 뻗치는 곳에 대한민국의 득점 기회가 찾아왔다.
황인범은 1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UAE와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5차전에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했다. 황인범은 전반 35분 황희찬의 결승골로 이어지는 페널티킥을 유도해내며 대표팀의 1-0 승리에 기여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황태자로 거듭난 황인범은 역시나 대표팀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해냈다. 그는 이재성과 함께 사실상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움직였다. 이재성이 스스로 전진해 마무리를 노리는 움직임을 보였다면 황인범은 자신의 장기인 전진 패스를 시도했다. 자주는 아니었지만, 널널했던 UAE 수비진 사이로 침투하는 공격수들을 향해 황인범의 '혁명적인' 전진 패스가 이어졌다. 롱패스는 7번 모두 성공했다. 특히 손흥민을 향한 두 차례 패스가 모두 득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로 이어졌다.
황인범이 2선 중앙에서 적재적소에 전진 패스를 뿌리면서 공격진은 UAE 수비진을 마음대로 휘저었다. 대표팀은 이날 경기에서 상대를 압도하며 무려 22개의 슈팅을 시도했고 유효슈팅 역시 6개를 쏟아냈다. 심지어 수비에게 블락된 슈팅이 3개로 유효슈팅보다 적었다. 지난 네 차례 보여줬던 답답한 대표팀의 공격력과는 달랐다. 그리고 그 중심에 활발히 움직이는 2선 공격진에게 패스를 넣어준 황인범의 전진 패스가 한몫했다.
황인범은 이날 경기 풀타임 뛰면서 91%의 패스 성공률을 보였고 상대 진영에서의 패스 정확도도 89.4%에 달했다. 기회 창출 역시 3번을 기록했다. 비록 득점이 더 터지지 않았지만, 그의 패스를 바탕으로 한 대표팀의 공격이 활기를 띠었다.
이번 11월 소집에서 황인범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김민재(페네르바체)와 함께 하루 늦은 9일 파주NFC에 합류했다. 컨디션 조절이 필요할수도 있었지만, 그는 풀타임을 뛰면서도 경기 내내 훌륭한 경기력을 유지했다.
황인범의 활약 속에 대표팀은 반환점을 돈 다섯 경기에서 3승을 챙겼다. 황인범은 다섯 경기를 거치며 공격 시에 3선에 정우영(알 사드)을 두고 2선으로 올라서 마치 메짤라(두 명의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처럼 공격 상황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다. 벤투 감독의 원조 황태자인 남태희가 부상으로 빠진 사이 황인범이 그 자리를 메우며 두 번째 황태자가 됐다.
11월 A매치 첫 경기에서 승리한 대표팀은 오는 14일 자정 인천공항을 통해 카타르 도하로 이동한다. 대표팀은 오는 17일 자정 이라크와 최종예선 6차전을 치른다.
사진=고양, 고아라 기자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