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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벡호, 아시안컵 공격력 기대

기사입력 2007.06.30 07:13 / 기사수정 2007.06.30 07:13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이라크전서 신명나는 공격력 발휘'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이 지난 29일 이라크전에서 3-0으로 승리하여 아시안컵 우승 가능성을 밝게 했다. 3-0으로 이겼다는 자체만으로 대단한 성과였다고 볼 수 있다. 이라크전에서 뿜어댄 공격력은 분명 아시안컵에서의 폭발적인 공격력을 기대케 했다.

이라크전 이전까지 A매치 3경기 1골에 불과했던 극심한 골 가뭄은 3골로 갚아 득점력 부진에서 탈출했다. 단조로운 공격 루트로 비판받던 베어벡호의 공격력은 이라크전을 통해 새로운 계기를 전환하게 됐다. 3골을 넣을 수 있었던 원동력 3가지는 과연 무엇일까?

베어벡호의 '원톱', 이제 걱정 없다.

'사자왕' 이동국(미들즈브러)은 486일 만에 국가대표팀 경기에 출전하여 일취월장한 기량을 뽐냈다. 이라크전에서 전반전만 소화하여 슈팅 5회(4', 6', 12', 23', 25')를 날렸으며 그 중 3회가 유효 슈팅으로 기록되어 날카로운 공격력을 발휘했다. 전반 4분에는 마치 먹잇감을 기다리 듯 좋은 위치에서 오른발 발리슛으로 첫 포문을 열어 이라크 수비진을 긴장시키게 했다.

그는 가끔 2선으로 내려가 염기훈(전북) 최성국(성남)에게 공을 연결하는 적극성을 발휘했다. 특히 전반 16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아 전방에 포진한 김두현을 향해 감각적인 터닝 패스를 연결하는 재치를 발휘했다. 이렇게, 원톱으로서 적극적인 활약을 펼쳐 베어벡호의 공격력을 춤추게 했다.

후반전에 교체 투입된 '꺽다리' 우성용(울산)은 K리그 12시즌 동안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원톱으로서의 임무 수행을 확실히 했다. 특히 후반 34분 이천수(울산)의 골이 터지기 직전에는 2명의 상대 수비수를 끌고 다니며 이천수가 문전 가까이에 달려들어 골을 넣도록 침투 공간을 만드는 노련한 경기 운영을 펼쳤다. 상대 수비수가 많은 쪽으로 달려든 뒤에 파워풀한 움직임으로 그들을 다른 공간으로 분산 시켜 동료 선수가 공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데 역점을 두었다.

그는 191cm의 장신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상대 수비수와 헤딩 경합에서 우위를 점하여 여러 차례 공중볼을 따냈다. 특히 후반 39분에는 아크 왼쪽에서 상대를 이렇게 요리한 뒤 문전으로 달려들던 이천수에게 헤딩 패스를 하여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열어주기도 했다. 원톱으로서 직접 골을 넣기보다는 오히려 동료 선수의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살리는 노련한 경기력을 펼쳤다.

이천수의 플레이메이커 활용, 공격 전술 활용 폭넓어져

'미꾸라지' 이천수는 후반 23분 교체 투입되어 20 여분의 짧은 시간 동안 1골 1도움을 올리는 '원맨쇼'를 펼쳤다. 그것도 측면 날개 선수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해낸 것이기에 더욱 값졌다. 그는 후반 34분 이라크 진영 깊숙한 곳으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오범석의 크로스를 받아 헤딩골을 작렬한데 이어 후반 42분에는 왼쪽 측면을 파고든 뒤 이근호의 왼발 추가골을 어시스트하여 팀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그는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양쪽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는 넓은 활동폭으로 이라크 진영 이곳저곳을 뚫는 데 성공했다. 이라크 수비진은 그의 빠른 침투에 힘을 잃어 급격히 체력이 저하되었으며 그 결과는 한국이 후반 막판 2골을 넣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그 2골이 바로 이천수가 만든 작품들이다.

이천수는 측면에만 집중된 팀의 공격 흐름을 분산시켜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는 다양한 공격 전술을 펼칠 수 있도록 경기를 풀어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100% 이상 충분히 해냈다. 한국은 이천수의 투입 이전까지 김두현(성남)의 부진으로 공격력이 한풀 꺾였으나 이천수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시키는 초강수를 두었다. 그는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걸맞게 의기소침했던 팀 분위기를 바꿔 놓는 데 성공했다.

이천수의 플레이메이커 활용은 한국의 공격 전술 활용이 더 넓어지는 큰 효과를 거두었다. 아시안컵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부상 공백을 충분히 메울 것으로 기대된다. 윙 포워드와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는 그의 선전이 계속 되기를 바랄 뿐이다.

공격력 빛낸 조연 선수들의 맹활약

한국의 좌우 측면 날개를 맡은 염기훈과 최성국은 경기 내내 활발한 움직임과 능숙한 개인기를 발휘하여 팀 공격의 활로를 잘 열어줬다. 두 선수는 총 17회(최성국 10회, 염기훈 7회)의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여 11회(최성국 6회, 염기훈 5회)의 공격 연결을 성공시키는 진가를 발휘하여 한국의 측면 공격을 빛냈다. 두 선수의 측면 조합이 아시안컵에서 한 박자 더 빠른 공격력을 연결하면 강팀 수비수를 충분히 위협할 수 있는 공격 기회를 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태양의 아들' 이근호(대구)는 자신의 첫 A매치 경기에서 골을 터뜨려 과감하고 자신있는 경기력으로 한국 공격의 역동적인 힘을 쏟아나게 했다. K리그와 올림픽대표팀에서 발휘했던 '엔진' 같은 기동력을 데뷔전에서 마음껏 발산하여 신명나는 경기력을 펼쳤다. 후반 37분에는 이천수가 이어준 공을 왼발 논스톱 슛으로 골을 성공시켜 팀의 3-0 완승을 확정짓게 했다.

그런가 하면 '식사마' 김상식(성남)은 중원에서 정확하고 날카로운 패싱력을 발휘하여 공격진이 활발한 공격 기회를 마련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특히 전반 25분에는 40m 간격을 두고 이동국을 향해 스루패스 2회를 연결했는데 2개 모두 위협적으로 연결되어 이라크 중원을 뚫는 데 성공했다. 전반 31분에는 중원에서 이라크의 공격을 끊은 뒤 재빠르게 역습 전환을 열어가는 능숙한 실력을 발휘했다.

오른쪽 풀백 오범석(포항)은 날카로운 크로스 연결로 한국의 2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6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린 것이 이라크 골키퍼의 손에 맞자 가까이에 있던 염기훈이 가볍게 골에 성공하게 했다. 후반 34분에도 전방을 향해 크로스를 올리자 이천수가 재빠르게 헤딩골을 뽑아 넣어 어시스트 1개를 챙겼다. 그는 오른쪽 측면 뒷공간에서 과감한 움직임에 이은 날카로운 크로스 연결로 한국의 승리를 공헌했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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